얼마 전 ‘한밤의 TV연예’를 본 필자는 깜짝 놀랐다. 필자가 시청하고 있었던 연예프로그램의 내용은 가수 구준엽 씨의 ‘마약 혐의’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마약 혐의로 오해를 받고 있던 구 씨를 일방적으로 추측 수사해, 피해를 입은 구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구 씨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너무나 ‘불편한 자리’였다.
필자 또한 누군가를 인터뷰 하는 학보사 기자로, 매번 신문을 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인터뷰는 정말 어렵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하고 인터뷰 질문안을 짜는 데도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인터뷰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취재원과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다. 취재원의 입장이 되어 취재원의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수월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취재원과의 유대관계도 중요하다.
또한, 필자는 얼마 전 강의시간에 인터뷰 할 때의 주의사항을 들은 적이 있다. 교수님은 ‘인터뷰를 할 때는 상대방 의견의 반대 입장에서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봤을 때, 이호석 PD는 구 씨의 반대 입장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이 ‘몰아가기’의 인터뷰라면 과연 좋은 인터뷰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연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어요?’, ‘제 눈을 보고 이야기하세요’ 등의 공격적인 어투로 구 씨에게 질문했고, 이 모습은 흡사 경찰서에서 범죄자를 취조하는 ‘형사’의 모습과 같았다. 이 PD의 인터뷰를 하는 태도를 보며 필자는 ‘아무리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인터뷰라도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시도된 직설적인 인터뷰지만 필자의 눈에는 ‘독설’로 보였고 보는 이들까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이 PD의 태도는 한 사람에게 깊은 상처만 주는 잘못된 행동이었다. 단순히 직설적인 것만으로 ‘좋은 인터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임선미 기자 imsunmi@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