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목(邦牧)기초교육대학, 방목(放牧) 운영인가 〈10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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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목(邦牧)기초교육대학, 방목(放牧) 운영인가 〈1061호〉
  • 류성우 기자
  • 승인 2019.09.2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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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캠 모두 공식적인 중앙운영위원회 참석, 의결권 없어

본지는 지난 5월 7일, 1055호 ‘아무도 몰랐던 공금 횡령 · 유용 그리고 자수’를 통해 인문캠 방목기초교육대학 공금 횡령사건을 다루며, 쌓여있던 문제가 사건의 원인임을 지적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학생자치기구 역할을 하는 집행부가 공식 학생회가 아닌 것 △2학년이 됨과 동시에 지정 학과로 소속이 바뀌는 방목기초교육대학(이하 방목기초대학) 특성상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집행부를 구성하고, 이를 방목기초대학 차원에서 지원하는 형식이라는 것 △그렇기에 이전 집행부가 학과에 계속 남아있지 않아 지속적인 인수인계가 어려운 점을 밝혔다. 본지의 후속 취재결과, 이러한 문제점들은 지난 2010학년도 방목기초대학 설립 이후 여전히 개선된 사항이 없는 듯하다. 자연캠 방목기초대학은 이와 같진 않았지만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소속 문제 △학생자치단체 운영 △인수인계에서 역시 유사한 면이 있었다. 이에 본지는 양캠 방목기초대학 운영과 관련하여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 핵심문제를 파악해본다.

방목기초대학이란?
방목기초대학은 ICT 융합대학처럼 양캠에 모두 존재하는 단과대학으로 △전공자유학부(자연) △전공자유학부(인문) △융합전공학부(인문)로 구성된다. 전공자유학부는 지난 2010학년도, 융합전공학부는 지난 2018학년도에 개설됐다. 방목기초대학 홈페이지에서는 전공자유학부의 설립취지를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과선택의 문제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해 자신의 적성과 장래 계획에 따라 원하는 학과에서 최적의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진로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융합전공학부에 대해선 설립 당시 기획예산팀 박두홍 과장이 “4차 산업에 대비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게 학사제도 선진화를 통한 변화의 움직임”이라며 그 설립취지를 밝혔다.

우리 대학 규정에 따라 전공자유학부 학우는 2개 학기 이수 후 학부(과)를 선택해 진급한다. 융합전공학부학우는 이에 추가로 미래산업연계전공 중 1개를 이수해야 한다. 방목기초대학 학우라도 모든 학부(과)로 진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인원제한을 두거나 아예 지원할 수 없는 학과도 있다. 특히 2017학년도 이후 입학한 전공자유학부(자연) 학우의 경우 공과대학에 소속된 10개 학과로만 지원할 수 있다.

양캠 방목기초대학에서는 △전공자유학부의 날 △지도교수 상담 △전공자유학부 세미나(이하 자전 세미나)와 같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공통으로 운영 중이다. 여기에 자연캠 방목기초대학은 △신입생 대학생활 안내 △전공탐방 및 프레젠테이션 대회 △전공탐색 보고서 공모전 △학사경고자 학습지원프로그램 등을, 인문캠 방목기초대학에서는 △새내기 배움터 △전공탐방 프레젠테이션 △전공심화탐구 프로젝트 공모전 등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지원 가능 학과임에도 전공탐색 특강 안 이뤄져
먼저 인문캠 자전 세미나 운영에서 문제점이 존재했다. 자전 세미나는 방목기초대학 학우 전용 강의로 설립 취지에 맞춰 학우들의 원활한 전공 선택을 위해 진행된다. 지난 학기 자전 세미나를 통해 자연캠 방목기초대학은 △학생 상담센터를 통한 적성검사 △교수 초청 학과 소개 △학과 조사와 발표 및 시상 등을, 인문캠 방목기초대학은 △교수 초청 학과소개 △전공 탐방 및 발표 △기타 대학생활 관련 특강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 중 교수 초청 학과소개는 ‘전공탐색’과 큰 연관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인문캠의 경우, 지원 불가능 학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수 초청 학과소개가 이뤄지지 않은 학과가 존재했다. 해당 학과를 지망하는 학우로서는 원하는 내용을 듣지 못한 채 자전 세미나를 수강한 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과선택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인문캠 방목기초대학 교학팀은 “방목기초대학 학생들이 선택 가능한 모든 학과 주임교수에게 ‘학과설명회가 있는데 참여를 원한다면 연락 바란다’는 공문을 보낸다. 해당 사례는 교수가 설명회에 참여할 의사가 없던 것”이라고 밝혔다. 자전 세미나를 수강한 김도형(자전 19) 학우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정 학과의 특강이 이루어지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관심 있는 학과의 설명회를 듣지 못해 아쉽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양캠 모두 공식적인 중운위 소속 아니었어
지난 재단의 파산논란에 따른 양캠 중운위의 입장문 및 대자보를 보면 또 다른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양캠 중운위에 모든 단과대학이 명시돼있지만 방목기초대학만 빠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양캠 방목기초대학이 공식적인 중운위 참석 · 의결권을 갖지 못함을 보여준 사례다. 양캠 중운위와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든 학우가 단과대학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지만, 방목기초대학 학우들에게만은 예외인 셈이다. 물론 본지가 확인한 결과, 양캠 방목기초대학은 최근에 열린 일부 양캠 중운위 회의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이를 명시한 자료는 없어 △공식적인 인정이 이뤄졌거나 △예정돼있는지 △절차상 문제는 없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① 자연캠의 경우,
공식적 학생회 및 중운위원 여부 공개 필요해 전공자유학부(자연)의 이승준 대표(자전 19, 이하 이 대표)는 “2학년 때 공과대학에 소속 10개 학과로만 진학할 수 있기에 현재 공과대학에 속하여 모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번에 중앙운영위원회에 참여를 못 하고 있다가 이번 총학생회 회장에게 전공자유학부도 중앙운영위원회 포함해달라 요청해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참여가 이뤄졌음을 밝힌 것인데 공식적인 인정까지 이어진 것일까? 일반 학우들이 명확히 확인할 기회가 없는 만큼 자연캠 중운위의 내용 공개가
필요해 보인다.

② 인문캠의 경우, 공식적인 학생회 구성 불가로 인한 문제들
현재 인문캠 중운위는 △총학생회임원 △단과대학학생회장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으로 구성된다. 방목기초대학은 단과대학에 속하지만 공식적인 학생회 구성이 불가능해 인문캠 중운위에 속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문캠 방목기초대학은 왜 학생회 구성이 불가능할까?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인문캠 단과대학 학생회장은 총학생회 회칙에 의해 4학기 이상 재학 중인 학생이어야 한다. 2학기를 마치고 지망학과로 진급하는 방목기초대학 특성상 단과대학 학생회 구성은 불가능한 것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인문캠 방목기초대학 우윤식 과대표(자전 19, 이하 우 과대)는 인문캠 중운위가 주최한 지난 ‘인문캠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에 참여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중운위 소속이 아니기에 해당 회의 이후의 학생총투표공고 및 대자보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즉, 실질적인 참여는 이뤄졌으나, 공식적인 인정은 없는 것이다. 만약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방법을 되풀이하거나 중운위 참여가 불가능할 것이다. 전자는 총학생회 회칙에 어긋나는 것이며 후자는 방목기초대학 학우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 과대는 “공식적인 학생회가 아니기에 인문캠 방목기초교육대학 150여 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라며 “학교에 중요한 일 혹은 행사가 있을 때 다른 단과대에 비해 참여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회 구성 및 중운위 참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우 과대는 예외조항을 신설해서라도 방목기초대학이 인문캠 중운위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인문캠 ‘허브’ 총학생회(회장 김종태 · 국통 14)는 “학생회 세칙 개정이나 예외 조항 신설의 문제가 아닌 학교 학사구조의 구조적인 문제로 단과대학 소속이 아닌 학우가 학생회를 대표할 수가 없다. 또한, 현재 과대라는 직책이 예외적으로 학회장의 성격과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중운위 참여 문제에 관해선 세칙 개정을 통해 공식적인 참석권을 부여하며 학생회로의 성격을 더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8일에 인문캠 중운위에 의해 이뤄진 학생총투표공고 및 대자보이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에 진행된 명지학원 앞 집회를 예고한 자연캠 중운위의 대자보이다.

지원 면에서도 부족, 인문캠은 단과대학 학생회비 지원도 안 돼

인문캠 방목기초대학 집행부는 방목기초대학 차원에서 지원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본지가 우 과대에 방목기초대학 교학팀에서 지원한다고 하는 구체적인 의미를 묻자 우 과대는 따로 지원받는 것은 없으며 과대 · 부과대 장학금만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일단 신입생들에게 학생회비를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초기 지원금이 매우 적어 행사를 진행할 때 힘든 경우가 많다. 학교 측에서 제공되는 학생자치단체에 대한 지원금은 따로 없고 행사를 진행할 때 학교 측에서 지원금이 나오기도 한다”라며 어려움을 밝혔다.

과대학 학생회에게 지원된다. 그렇다면 단과대학 학생회 구성이 불가능한 방목기초대학의 상황은 어떨까? 김회장은 “총학생회비는 일정 비율로 나뉘어 단과대학 학생회에 지급된다. 이는 학과로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단과대학 학생회 운영을 위해 쓰이고 있다”라며 방목기초대학에 총학생회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음을 밝혔다. 이어 “하지만 단과대학 학생회와 별개로 모든 학과가 입학할 당시 학과 단위로 학생회비를 영수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 방목기초교육대학 소속인 전공자유학부(인문)와 융합전공학부 집행부도 동일하게 학과 단위의 학생회비를 영수하여 운영하고 있어 학과 단위의 추가적인 지원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총학생회비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학생회비를 내는 방목기초대학 학우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총학생회비를 통해 타 단과대학 학우들은 단과대학 학생회의 복지를 받지만, 방목기초대학 학우들은 단과대학 복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의 A(융전 19) 학우는 “'총학생회비가 방목기초대학에 지원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공지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리 사전에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새내기에게 인수인계하고 새내기가 운영하는 현실

학생자치단체의 운영 및 인수인계도 녹록지 않다. 현재 양캠 방목기초대학의 학생대표 및 자치단체는 타 단과대학과 달리 신입생들로 꾸려진다. 지난해 학생자치단체가 우리 대학에 처음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운영 및 선후배 간의 인수인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먼저, 이 대표는 운영 및 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일단 아무래도 1학년밖에 없어 학교 행사 진행에 불편한 부분이 많다. 타 학과 같은 경우 선배들이 있어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고 그 전학기부터 미리 학과에 대해 많은 걸 준비할 수 있지만 방목기초대학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타 학과와 같은 대우를 받고 다 같이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총학생회나 공과대학 학생회 등에 협조를 얻어 전공자유학부 학생들도 행사 참여 등에 있어서 원활한 진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 과대는 현재 인수인계과정에 어려움이 있으며,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과대는 “처음에 미숙한 부분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선후배 간의 간접적인 인수인계는 있을 수 있으나, 세세한 부분까지 손을 미치지 못하니 이러한 빈틈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인문캠 방목기초대학 공금 횡령사건 청문회에서 18학번 과대표는 인수인계과정에서의 부족으로 회계공개의 필요성을 몰랐다고 밝혔다.

방목(邦牧)기초교육대학, 방목(放牧)이 아니기를...
이러한 문제점들은 2학기 이수 후 지망 학과로 진급하게 되는 방목기초대학의 고질적인 문제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름의 해결책은 분명 존재한다.

지난 2017학년도, 서울시립대학교는 새로운 단과대학인 자유전공학부와 융합전공학부가 속하는 자유융합대를 신설했다. 신설 전 당시 서울시립대학교 중운위에서는 자유융합대의 중운위 참여 및 단과대학 학생회 구성 안건이 미리 논의되었다. 결과적으로, △2학년 이상인 자유융합대 출신 학생들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해 △단과대학 학생회를 꾸리고 △자유융합대 학생회장이 중운위에 참여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학적이 변동된 학생이 해당 단과대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냐는 지적에 당시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동문회와 유사하게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나중에 형태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대표성을 띤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는 방목기초대학이 신설된 2010학년도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설립 10년을 맞는 방목기초대학에는 아직도 학생회가 존재하지 않으며 중운위에도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것이 그 방증이다. 방목기초대학 학우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면 조속한 공론화 과정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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