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불공평한 '징벌적 제도', 가정용 전기 누진세는 폐지해야 한다 <10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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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불공평한 '징벌적 제도', 가정용 전기 누진세는 폐지해야 한다 <1060호>
  • 김영은 기자
  • 승인 2019.09.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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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란 전기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단가를 높이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과거 ‘석유파동’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1974년 12월부터 누진세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누진세 제도는 전기요금을 적게 쓰는 사람에게는 1㎾h 당 요금을 적게 부과하고,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더 많이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누진세의 효율성 및 형평성과 관련해 제도의 폐지와 완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지난 6월 21일 한국전력공사가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사진 간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의결을 보류하는 등 누진세 개편안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계속 대두되고 있다. 누진세, 과연 폐지해야 될까?

더운 여름을 책임지는 일등공신 에어컨. 그러나 비싼 돈 주고 장만한 에어컨을 집에서 마음 놓고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전기요금 누진세(이하 누진세)로 인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세는 용도에 따라 비용이 상이한데, 이는 크게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교육용 △농사용 △가로등과 같이 6개 종류로 나뉜다. 그러나 현재 누진세는 오로지 주택용에만 적용되며, 이 외의 전력에 대해서는 일괄적 요금을 부과한다.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하는 누진세가 이와 같이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된다는 것에는 문제점이 따른다. 먼저 한국전력공사에 의하면 2017년 전력 사용량은 주택용이 65,619백만㎾h, 산업용이 573,548백만㎾h로 산업용 전기가 전체 사용량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주택용 전력 사용량보다 약 8.7배 더 많은 수치며, 모든 전력 사용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주택용 전기가 아닐 경우, 낭비가 많아도 개선안이 없다.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적용된다는 누진세가 정작 가장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산업용 전기에는 적용되지 않고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으며 가정의 부담만 증가시키는 셈이다.

또한, 누진세는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납부하는 것이 아니기에 불공평하고 기형적인 제도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한 달 동안 200㎾h를 사용한 A는 누진구간이 1단계만 적용돼 전기 요금을 18,660원 납부해야 한다. 반면 500㎾h를 사용한 B는 누진구간이 3단계까지 적용돼 84,300원의 전기 요금이 부과된다. B는 A보다 전기를 약 2.5배 더 사용했을 뿐이지만, 전기요금은 4.5배나 더 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상황에서 A가 고소득층 1인 가정이고 B가 저소득층 4인 가정이라면, B는 저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수가 많다는 이유로 누진세가 적용돼 더 높은 금액의 전기료를 내야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1단계 구간을 200㎾h 이하에서 300㎾h 이하로, 2단계 구간을 201~400㎾h에서 301~450㎾h로, 3단계 구간을 400㎾h 초과에서 450㎾h 초과로 확대하며 누진제 완화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기소비량 200㎾h 미만 가구는 개편안을 통한 별도의 할인 혜택이 없기에, 형평성 문제와는 동떨어져 있다.

1994년 이후 폭염이 매년 이어지며 어쩌면 기호가 아닌 필수품이 된 냉방기. 조세 형평성과도 어긋나고, 가정 내 전기사용에 큰 부담만 안기는 주택용 전기 누진세를 점진적으로 폐지시키는 방안만이 무더위 속 더위를 식혀줄 단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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