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혐오는 다르다 <1059호 (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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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혐오는 다르다 <1059호 (개강호)>
  • 명대신문
  • 승인 2019.09.0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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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지하철을 탈 때 가끔 인류애가 떨어져.” 지인 1은 노인들이 지하철에서 하나같이 사람들을 밀친다고 설명한다.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는 덤이다. 이를 듣던 지인 2는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노인들이 울려대는 확성기 소리 때문에 전화를 받기 위해 5분 정도 헤맸던 기억을 늘어놓는다. 청년들은 노인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서 아예 말을 삼가는 것 같다.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세대 간 소통 관련 질문에 청장년층 500명 중 87.6%가 ‘노인층과 청년층 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는 어떤 과장을 거쳐 세대갈등의 원인이 모두 노인일 것이라는 확증편향으로 변해간다. 여기서 과장의 주체는 정치권 아니면 언론 등이다. 갈등 양상을 조명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혐오와 갈등은 비슷한 맥락일 수 있는데, 둘 다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혐오와 갈등은 다르다. 세대갈등은 소통 부재로 점철된 상호 간 혐오와는 다르게,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노인들이 일자리를 얻으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막연한 주장은 혐오와 다를바가 없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노인들의 일자리는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와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 혐오는 노인들을 일자리를 선점한 적으로 돌린다. 갈등 여부가 혐오에 당위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노인들이 청년들에게 보이는 태도 또한 용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앞선 실태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청장년층보다 적은 51.5%의 노인층이 동의를 보였다는 점. 어쨌든 청년이 노인보다는 강자라는 점 등은 한 번 더 노인들의 처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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