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의 기자수첩
“정환씨, 기사 기획안 잘 쓰고 계시죠?” 데드라인 내에 기사 기획안을 제출할 것을 재촉하는 선배기자의 카톡이다. 기획안을 다 쓰지 못해 답장을 미룬다. 그리고 새벽 4시가 돼서야 겨우겨우 기획안을 보낸다. 피곤함을 느끼기 보단,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기획안을 작성하지 못했음에 자책하고 우울해 한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필자와 명대신문 59기 동기들은 방학을 반납하고 2학기 명대신문 기사 기획안 작성에 열을 올렸다. 우리가 한 일은 우리 대학 학우들이 궁금해 할 기사 아이템을 선별하고, 선별한 아이템을 가지고 약 5000자 분량의 기획안을 네 편 이상 쓰는 것이다. 동기들 각자가 나름대로 고심하고 기발하다 여긴 아이템과 기획안이 번번이 전체회의에서 막힌다. 이 때 우리 기자들끼리 쓰는 용어로 ‘까였다’라고 표현한다. 회의에서 아이템과 기획안이 ‘까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대학생과 관련된 기사가 아니네요", "기사에서 문제의식이 안보여요", "기존에 쓰인 기사들과 겹치는 내용이 많아요" 방학동안 이와 같은 까다로운 기획안 통과 절차를 거쳐 2학기에 쓰일 기사 기획안들이 나온다. 기획안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동기들의 얼굴은 피곤에 절어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다들 힘든 내색은 없다. 우리의 노력으로 결국 결실이맺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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