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 〈1059호 (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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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커지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 〈1059호 (개강호)〉
  • 유근범 기자
  • 승인 2019.09.0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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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어 ...

지난해 12월 31일 세계일보는 한국 사회의 세대갈등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오픈서베이에 의뢰하여 20 · 30대 500명과 60대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 · 30대 65.8%와 60대 이상 56.0%가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 세대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시대에 따라 세대 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시대가 지날수록 그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최근 청년세대는 기성세대를 낮잡아 ‘틀딱’, ‘꼰대’, ‘연금충’이라 부르고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를 ‘요즘 것들’, ‘사회적 철부지’, ‘게으르고 이기적인 세대’로 통칭하며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노인(老人)을 공경하고 존경하는 ‘경로(敬老)’는 어디로 가고 ‘혐로(嫌老)’만 남게 된 것일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만 15세에서 39세 청년 3,1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 사회 · 경제 실태조사 결과’에서 ‘기성세대는 노력에 비해 더 큰 혜택을 누린다’는 의견에 약 1,080명(34.5%)이 동의했고, ‘기성세대가 다른 세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라는 의견에 약 990명(31.6%)이 동의했다.

경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중인 안준혁 학생(이하 안 학생)은 앞선 조사결과와 관련해 “기성세대가 나라의 발전을 위해 수십년간 열심히 노력해온 것은 존경스럽게 생각하나 청년세대에게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강요하고 기성세대가 만들어 낸 현 문제를 청년세대에게 떠넘기기식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기성세대가 정말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걱정하고 위한다면 청년들을 항상 걱정한다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현재 청년세대는 비싼 등록금, 학자금대출, 집값 등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감과 우리 사회에 청년 빈곤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자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7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집, 꿈, 희망을 포기한 세대의 준말)’, ‘헬조선’, ‘흙수저’와 같은 신조어들이 나오면서 우리 사회 청년들의 힘든 사회상을 반영했다.

▲청년세대 주요 고민(출처/ 대학정보공시(2018), 통계청(2018), 대학교육연구소(2017), 네이버 부동산(2018년 8월 기준)

반면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를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세대’, ‘개성 있고 본인의 능력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세대’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는 나약한 세대’, ‘극단적인 세대’라고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근무 중인 윤모씨(45)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 청년세대가 안타깝다”는 의견과 동시에 “하지만 청년세대는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의견도 함께 전했다.


사회적 배분이 가져오는 상대적 박탈감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노인인권 종합보고서(2018)’에 의하면 청년의 56.6%가 노인 일자리 증가로 청년의 일자리가 감소할까 걱정하고 있으며, 77.1%가 노인 복지의 확대로 청년층의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한다고 나타났다. 이렇게 일자리와 복지비용이 가져오는 사회적 배분을 둘러싸고 기성세대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연령대별 경제활동 추이(2017)’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20대 경제활동추이는 약 25만 명 상승한데 비해 고령자 취업의 경우 약 90만 명으로 대폭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고령층의 취업자 수와 취업비율이 청년층을 앞질렀다. 또한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이 11.4%로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면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증가했지만 고령층의 취업자 수와 취업비율이 늘자 많은 청년들이 노인 일자리 증가로 청년의 일자리가 감소할까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노인 일자리의 기회는 청년 일자리의 감소를 가져올까?

앞선 청년들의 의견에 현재 강서구 노인복지회관 실버택배에 근무 중인 이모씨(70)는 “노인일자리는 대부분 단순 업무가 많고 일거리가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며 전문적인 업무를 위주로 하는 청년세대가 노인일자리 때문에 취업이 감소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유석 교수(이하 최 교수)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노인일자리와 다르다”며 “노인일자리로 인해 청년일자리가 감소한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최 교수는 “오히려 정부지원금이 청년을 위한 정책(청년지원금, 청년직업훈련 등) 보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이 투자 되는 것을 청년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 2022 제 2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2018)’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임금근로자의 68%는 비정규직으로 고용지위가 불안정하다는 점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얻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하기보다는 하향 취업이 대부분이라는 점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숙련기술과 풍부한 근로경험을 가진 노인인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즉,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노인 일자리를 감소 시키기 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최 교수는 “청년일자리와 노인일자리는 노동시장이 서로 달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최근 서비스업의 증가와 학교, 사회복지회관 같은 공공기관을 통해 노인과 청년이 협력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자리 외에 국민연금으로 인한 세대갈등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의의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57년 고갈 될 것이라 예측했다. 게다가 급격한 저출산 ·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부담해야 할 노인 부양비는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안 학생은 “더 오래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을 청년세대들에게 이와 같은 국민연금 운영은 공정하지 않다”며 “연금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정부는 서구 국가의 공적연금 운영방식을 벤치 마킹하고 있는데 서구 국가들은 제도 도입 초기 ‘적립방식’으로 연금제를 운영하다가 기금이 점차 고갈되자 ‘부과방식’으로 전환해 연금 지급을 이어가고 있다. 이때 ‘부과방식’은 그 해 연금 가입자에게 걷은 연금을 그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생산가능 인구에게 걷은 연금을 노년층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향후 ‘부과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부과 방식’이 도입된다면 정부는 현재 9%인 연금보험료 율을 최대 13% 인상하게 될 것이며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되는 연금보험료율은 최고 33.5%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이승협 교수(이하 이 교수)는 “부과방식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부양인구비율을 고려하면 당연히 청년세대에게는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부과방식은 인구의 연령비율이 피라미드구조인 경우에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역 피라미드구조에서는 청년세대에게 매우 불리한 구조”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현재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연금구조를 가능한 한 빨리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료를 내고 적정한 수준의 연금을 받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또한, 국민 연금 소진 시기를 늦추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연금수령 나이 상향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원래 연금제도는 58세 정년퇴직에 60세 연금수령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2013년부터 연금수령 개시 연령을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1년씩 늘려서 최종적으로 2033년에는 연금수령 개시 연령이 65세가 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보험료를 내야하는 나이도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지금보다 5년 정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이 교수는 “의무가입이 가능한 연령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함으로써 연금수급 최소 기간인 10년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퇴직시점과 연금수금 개시 시점이 길어지고 노후생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게 된다. 결국 현재의 청년세대는 현재 세대보다 더 내고 덜 받고 더 늦게 받는 세대간 불평등 심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게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교수는 “정년연장이 동반 실시되어 연금수령 개시시점과 퇴직시점과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년연장을 통해 퇴직시기와 연금수령 시기 사이에 공백 기간을 줄여 노후 소득보장을 늘리게끔 하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정년연장으로 하여금 청년일자리를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년연장과 청년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 영역에서 연계시키는 사회적 세대협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세대갈등 없는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2018년 경기 연구원에서 발표한 ‘청년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이 미래 국가 운영주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도록 청년 정책 기조를 확립해야 하며 청년에게 목표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열악한 현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기업의 채용 투명화 △정치, 문화 분야에 진출하여 활동할 수 있는 차선책 마련을 제시했다. 그리고 전상진 교수의 저서 ‘세대게임-세대프레임을 넘어서’에서 각 세대는 사회적 문제를 세대의 틀로 정의하여 특정세대에게 책임을 묻고, 그 세대에게 보상하라는 식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 한다며 현 사회에 세대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대나 세대갈등의 존재 여부만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해 관심’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논의되고 다뤄지고 가공되는지에 대해 탐구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결국 세대갈등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각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비난하고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는 상생과 공존에 기반하여 협력체계를 구축할 때 우리 사회는 세대갈등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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