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하려면 청년들 상황 개선해야... <1058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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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하려면 청년들 상황 개선해야... <1058호(종강호)>
  • 오상훈 기자
  • 승인 2019.06.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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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년 실업 해결이 급선무

저출산은 오랫동안 사회 문제로 여겨졌다. 언론은 저출산을 심각한 문제로 묘사하고 앞으로의 노동력 감소가 한국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설명한다. 그리고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 정책에 수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편성해왔다. 하지만 오히려 합계출산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본지는 저출산의 영향과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저출산, 경제성장 제약”
‘한국여성 출산율 '0.97명'…1명 이하 세계최초’, ‘27개월째 최저 기록, 답 없는 저출산 우울한 기록행진’, ‘저출산 고령화에 전국 지역 10곳 중 4곳 소멸 위기’. 이는 저출산을 소재로 한 기사의 제목들이다. 저출산은 항상 심각한 문제로 묘사됐고, 출산율 그래프의 하향 곡선은 암울한 미래와 동일시됐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저출산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한다. 이는 한국과학기획기술평가원(이하 KISTEP)이 저출산을 10년 후에도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뽑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KISTEP은 지난 4월, 산학연 전문가 500명의 인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대한민국 미래이슈 2019’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10년 후 중요할 것으로 예견되는 10대 이슈를 꼽는데, 그 중 ‘저출산, 초고령화 이슈’가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항목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저성장과 성장전략 전환 △산업구조의 양극화 △남북관계 변화 등이 위치했다.

저출산은 생산연령인구(15~64세)를 급감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연령인구는 취업 여부를 불문하고 일할 수 있는 계층을 의미하는데,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오는 2020년부터 10년 동안 생산연령인구 약 32만 명이 감소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약 48만 명씩 늘어난다. 고령 인구는 파죽지세로 늘어나는 반면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 층은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림대학교 고령사회연구소 김영범 교수(이하 김 교수)는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고령인구의 증가는 노동력 부족과 소비 둔화, 의료 등 사회복지비용의 증가를 야기해 결국 경제성장에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초점 잘못 맞춘 출산 장려 정책
정부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출산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에 많은 예산을 편성해왔다. 지난 2006년 ‘제1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 계획안’을 통해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6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발표를 시작으로 5년마다 수정된 계획안은, 현재 제3차(2016~2020년)까지 진행되고 있다. 제3차 계획안의 추진 전략은 △청년 일자리 · 주거대책 강화 △맞춤형 돌봄 확대 · 교육 개혁 △일 · 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 △여성, 중 · 고령자, 외국인력 활용 확대 등이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출산장려 정책에 투입된 비용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약 153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문제는 정책의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합계출산율 추이’를 보면 2006년과 2017년의 합계출산율이 각각 1.132명과 1.052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 동안 합계출산율이 증가한 연도도 있었지만, 최대치는 1.3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다양한 예산이 출산장려 정책에 포함되어 153조의 예산은 왜곡된 측면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제도적 지원에만 집중한 나머지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고, 이것이 실패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지난해 12월이 되어서야 출산장려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기존 계획이 출산율을 올리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성 평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저출산 · 고령사회 정책 국민 인식조사’에서 국민 삶의 질 제고로 저출산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에 93%의 응답자가 동의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은 ‘제3차 저출산 · 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저출산 · 고령사회 대책 패러
다임의 전환 방향이다. (출처/ 보건복지부)

출산 도구로 여겨지는 젊은 세대 
정책의 실패와는 별개로, 젊은 세대는 아직도 출산 도구로 여겨지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교섭단체대표연설 중 ‘출산주도성장’을 제안했다. ‘출산주도성장’이란 아이를 출산한 가계에 약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출산을 독려하자는 제안이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이하 김 의원)은 더 나아가 출산율 저하의 원인을 요즘 젊은이들의 인식 상태로 꼽았다. 김 의원은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 잘 사는 것이 중요해 애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며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많이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는 일부 국회의원들만의 인식이 아닌 듯 하다.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가임기 여성지도’다. 지난 201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공개했다. 이는 지자체별로 출산율, 평균 초혼연령 등 출산 관련 통계나 지역별 출산 지원 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지도가 제공한 정보 속에 지자체별 ‘가임기 여성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가임기 여성의 수는 출산율 제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출산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만 지운다는 비판을 받아 해당 지도는 곧바로 홈페이지째 사라졌다.

▲사진은 당시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출산지도’의 모습이다. (출처/ ‘대한민국 
출산지도’)

정부 부처의 조사자료 또한 맥을 달리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국회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과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책임을 여성에 두고 있는 듯한 결과를 내놓는다. 보고서는 근로시간과 임신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기혼 여성의 주당 총 근로시간이 1시간 증가하는 경우 1년 이내 임신할 확률이 0.34% 감소한다는 결과를 도출하기에 이른다. 이 외에 미혼 여성 중 시간 외 근무를 하는 경우 1년 내 결혼할 확률이 3.7% 감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쉽게 말해 일을 많이 할수록 여성들이 임신을 안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끝으로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여성의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만들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한다. 결론은 일부 옳은 방향일 수 있지만, 여성의 출산 확률을 근로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보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양육 떠맡는 여성들 
젊은 세대를 출산의 도구로 여기는 인식도 인식이지만, 젊은 세대 중 특히 여성의 상황은 더 나빠 보였다. 출산이 곧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5세 황정희 씨도 이에 동의했다. 그녀는 “여성들이 출산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포기해야 하는게 상대적으로 많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가사와 육아, 여기다가 직업까지 있으면 일이 끝이 없고 사회적인 제도나 분위기는 이를 뒷받침하기에 아직 모자라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여러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출산 경험이 있는 2040세대 임산부 총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응답자 중 63.4%가 직장을 다니는 동안 임신으로 인해 불이익을 경험했으며 중복 체크를 허용했을 때 △주로 상사의 눈치(43.4%) △동료의 눈치(35.2%) △인사 불이익(22.4%) △언어, 신체적 불쾌한 표현(7.7%) 등을 그 불이익으로 꼽았다. 문제는 양육과 가사분담에서도 두드러졌다. 과거와 달리 부부 모두 양육과 가사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여성의 부담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행복한 육아 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 정책 여론 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조사 응답자 약 3천 명은 양육 부담을 총 10이라고 했을 때, 여성이 5.74, 남성이 4.26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양육 부담 비율은 여성이 6.86, 남성이 3.14를 부담하고 있었다. 가사분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보고서를 보면, 가장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 배우자와의 가사분담에 있어 ‘본인이 거의 많은 부분을 하며, 배우자가 도와주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여성들은 청년이 겪는 고난에 양육으로 인한 불평등까지 겪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육아정책연구소 미래전략추진단 유해미 단장은 “여성들은 노동도 하고 양육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흔히 이중고통이라 불리는데 희망자녀가 두 명이었가 한 번의 출산과 육아 후 다시는 출산하지 않겠다고 시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사회적으로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가장 먼저 필요하고, 가정 내에서 남성의 양육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 실업률과 출산율, 같이 떨어져…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출산율이 떨어진다.” ‘저출산 · 고령사회 위원회’가 발표한 ‘저출산 미래 비전’이라는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보고서를 요약하면, 청년들의 상황, 다시 말해 취업의 어려움도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특히, 청년들의 첫 직업 중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거나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점과 적정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고 자아실현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의 부재가 저출산에 크게 기인한다. 끝으로 보고서는 저출산을 막으려면 청년들의 안정된 직장과 주거정책, 양육을 보조하는 사회보장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출산장려 정책은 위와 같은 청년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기는 했다. 추진 전략 중 ‘청년 일자리 · 주거대책 강화’가 가장 첫 번째로 제시될 뿐만 아니라 청년고용 활성화 방안은 총 21개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가치가 아닌 출산
위와 같은 상황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제 청년들에게 출산은 더이상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 세대에게 출산이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거나 무조건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출산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의 출산 의향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8 청년 사회, 경제 실태 조사’에서 출산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5세~39세의 남녀 3,133명 중 44%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소 많아보이는 수치일 수 있지만, 전년도에 행해진 똑같은 조사의 수치가 54.1%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응답자의 연령대를 나눴을 때도 차이는 드러났는데, 15~19세의 응답자 중 45.1%가, 30대 응답자 중 47%가 출산 의향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데 반해 20대는 38.9%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대는 삶을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단계다. 하지만 이런 20대의 출산 의향이 가장 없다는 것은 삶을 계획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들을 종합해봤을 때 저출산은 청년들의 상황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양육을 위한 지원이나 고용 시장을 개선하는 등의 방법이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가사나 양육 부담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병행된다면, 상황은 호전되리라 본다. 김 교수는 양육 부담에 대해 “국가가 양육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역할과 시간 배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의 변화가 중요한데, 육아 휴직 시 직간접적 차별을 철폐하고 가사를 병행하는데 제약이 되는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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