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라는 멍에, 실신하는 청년 <10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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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라는 멍에, 실신하는 청년 <1057호>
  • 곽태훈 기자 / 김민우 기자
  • 승인 2019.05.2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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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빚 갚아요”

20대 위협하는 대부업의 늪
불법대출로 이어지는 경우도 
청년 위한 금융교육 필요성은?

빛도 보기 전에, 빚만 늘어나는 20대
금융감독원 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연령대별 대부업 개인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은 총 182만 2,911명으로 집계됐으며 대출금액은 총 8조 9,452억 원이었다. 특히 이중 20대들의 수가 22만 6,915명(12.4%)으로 이들의 대출 잔액은 총 8,321억 원(9.3%)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20대 한 명당 대출금액을 추산하면 약 336만 7,000원가량의 빚을 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의 지난 2017년 11월 발표한 ‘청년, 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방향’ 보도 자료에 의하면 청년 5명 중 1명이 대출경험이 있다.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이자 서민금융연구원 학술부원장을 역임 중인 박덕배 교수(이하 박 교수)는 “20대 청년이 빚을 지는데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가장 먼저 대학생들이 학자금 융자 등을 받았으나, 이후 취업이 안 되어 빚 상납을 못해 빚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취업이 뜻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일정 정도의 소비가 필요해 카드, 대출이란 방법에 의존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대 청년들이 대출 받는 이유는
서울시 청년활동 지원센터에서 지난 2017년 10월 발표한 ‘이행기청년 금융지원 모형 개발 연구’에서 서울을 활동지역으로 둔 만 20~34세의 미혼 청년 136명을 대상으로 목적별 평균 부채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청년들은 △교육비(51%) △보증금 마련(17%) △부동산 구입(14%) △생활비(11%) 순서로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20대 청년들은 △교육비 △주거안정을 위한 비용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고려  이용하고 있었다. 

<교육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도 대학교 및 대학원 등록금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5월 8일 기준 사립대학교의 평균 등록금은 1년에 655만 6,100원, 국공립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1년에 362만 8,3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득영 학우(국통 15, 이하 고 학우)는 “알바와 취업준비를 병행하고 있어 교내 장학금을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알바비로는 등록금 충당이 어려워 한국장학재단에서 진행하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어쩔 수 없이 신청하게 됐다”며 “학비 마련을 위해 어린 나이에 대출을 이용하다 보니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할 때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주거비> 국회에서는 이를 해소하고자 ‘주거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 ‘장애인, 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했지만 1인 가구 청년 등 청년 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부동산 O²O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대학가 전용면적 33㎡(약 11평) 이하 원룸 평균 월세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54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월세가 가장 비싼 대학가는 56만 원이었고 홍익대 54만 원, 연세대 48만 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대학가들이 밀집해 있는 서대문구 근방의 매물을 통해 현재 원룸 시세를 조사한 결과, 연세대 인근 5~7평 원룸의 경우 평균 월세 50만 원 이상, 보증금은 500~1,000만 원 사이였고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70만 원도 다수 존재했다. 
 「주거기본법」제2조에는 ‘국민은 물리적 ·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국회입법조사처의 ‘청년층 1인가구의 주거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 분석 결과 20세 이상 29세 이하 1인 가구 69%가 40㎡(약 12.1평) 이하의 협소한 면적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시원 등 주택 이외 주거자의 비율도 10~15%에 달했다. 즉, 현재 20~29세 청년층은 주로 40㎡ 이하의 단독 · 다세대주택, 심지어 고시원과 같은 주택 이외의 거처에도 거주하고 있었다.

<생활비> 대학생의 생활비 역시 만만치 않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몬에서 지난해 3월 대학생 2,7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 평균 생활비’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의 월 평균 생활비는 51만 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은 생활비 및 용돈 지출액은 성별이나 학년보다는 자취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본가에서 거주한다고 밝힌 대학생들의 생활비는 월 44만 6,000원인 반면 자취 또는 하숙으로 본가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대학생(이하 자취생)들은 이보다 약 21만 원이 높은 65만 5,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용돈 역시 자취여부로 갈렸다. 자취생은 월 평균 32만 원을 지출, 본가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월 27만 2,000원으로 자취생보다 약 5만 원을 덜 쓰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김 씨는 “학비마련을 위해 한국장학재단에서 진행 중인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는 아르바이트 혹은 부모님의 용돈에 기대는 방법밖에 없었다”며 “현재 부모님과 같이 거주중이기 때문에 주거비 지출이 없지만 자취하는 20대들에게는 이마저도 큰 부담일 것이다”고 전했다. 여론전문 조사기관 두잇서베이와 매일경제가 지난해 전국 20대 청년 1,001명을 대상으로 ‘청년의 고민과 바람’을 설문조사한 결과,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이라는 질문에 63.8%가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이라고 답했다. 

이를 종합해볼 때, 서울에서 자취하는 사립대학교 학생이 1년에 지출해야 하는 평균 비용을 계산한 결과, 월세 보증금을 제하고도 연 1,920만 원 정도로 추정됐다. 지난해 5월, 생활 금융 플랫폼 핀크와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19-34세 소비, 지출 실태 및 인식 보고서’에서 대학생의 월 평균소득이 66만 9,000원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해 실로 부담되는 액수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20대들은 지출비용은 많은데 소득은 적어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 때문에 빚을 지는 20대 청년들이 생기는 것이다. 김 씨에게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도 고려해본 적 있는지 묻자 “예전에는 제1 금융 이외에는 대출 받는 게 아니라고 배웠다. 그러나 실제로 제2, 3 금융을 이용해 보려고 알아본 적도 있었다. 최근 20대들 사이에서는 제2, 3 금융의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20대 위하는 대출? 
물론 20대를 위한 대출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과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청년 햇살론’이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부터 설명하자면 소득 8구간 이하 학부생(만 35세 이하)에게 등록금 및 생활비를 비롯한 학자금을 정부로부터 대출받아 제공한다. 재학기간동안 원리금 상환 부담 없이 학업에만 전념하고, 졸업 후 취업 등을 통해 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대출금을 분할하여 상환토록 한다. 대출 금리는 2019년 1학기 기준 2.20%로 다른 방식의 대출 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상환 방법은 의무적상환과 자발적상환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의무상환액은 다음 표와 같이 산정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의무상환액을 연체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국세청에서 발표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취업 후 학자금 의무 상환대상 1,793억 9,000만 원 중 8.1%인 145억 3,000만 원이 상환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상환율이 7.3%를 기록한 2016년에 비해 0.8%p 정도 상승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취업 후 학자금 대출을 연체할 경우 청년 채무자는「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제30조에 따라 연체금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연체금은 체납된 의무상환금의 3%이며, 매월 체납금액의 0.012%가 연체가산금으로 추가된다. 이에 따라 최대 체납금액의 9%에 달하는 금액을 연체금과 연체가산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이는 국세청으로부터 강제징수를 당할 수도 있다. 

학자금 대출 미상환율이 증가하는 원인에는 산정방식의 문제도 있던 걸로 보인다. 취업 후 소득이 연말정산 이후에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전년도에 취업하고 이번 연도 초에 퇴사하는 경우다. 만약 2016년 취업한 학생이 2017년 1월에 퇴사하게 될 경우 2017년에는 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상환액은 2016년 소득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상환부담은 퇴사한 현재의 소득에 비해 상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러한 상황을 정부에서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앞선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을 개정해 의무상환액 계산 방법에 자발적상환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의무상환액이 기존 [(연간 소득금액, 상환기준소득) × 20%]에서 [(연간 소득금액, 상환기준소득) × 20% - 해당소득 귀속연도의 자발적상환액(사업근로소득의 경우에만)]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자발적상환을 늘려 작년 소득의 의무상환액을 갚아야 하는 불합리한 일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또한 청년이 자발적으로 상환할 능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20대들이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출은 신용회복위원회의 ‘대학생, 청년 햇살론’이다. 대학생 , 청년 햇살론은 청년 포용적 금융 제도로서 만 29세(군필자는 31세) 이하 대학생. 청년들이 안전한 은행권에서 생활자금대출과 고금리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지원하는 제도다. 최대 1,200만 원 이내에서 학업 또는 생계유지에 필요한 생활비를 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햇살론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전에 받은 연이율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의 상환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20대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로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청년, 대학생 햇살론 보증지원 추이’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만 전국 1만 619명의 대학생 , 청년에게 310억 4,800만 원의 보증지원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1월 21일을 기점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청년, 대학생 햇살론이 보증한도가 소진돼 중단됐다. 금융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인 20대 청년들에게 햇살론 중단 소식은 청천벽력이다. 

▲햇살론 지원 종료 안내문 (출처/ 신용회복위원회 홈페이지) 

쉬워진 접근성, 클릭 한 번으로 대출이 가능해?
20대가 실신세대가 되고 있는 와중에, 대출의 접근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에는 PC와 모바일을 이용해 클릭 몇 번만으로도 소액 대출이 가능해지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 중인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Toss)는 2016년 ㈜토스대부를 설립해 소액대출서비스를 제공했다. 대출금액은 1회 20만 원, 기간은 30일이며 금리는 연이율 15.4%이었다. 기존 약 2일정도 걸리던 신용대출심사에서 어플리케이션에 저장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머신러닝 기반을 이용, 30초가량 소요되는 신용정보 조회만 통과하면 즉시 대출 가능해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국대부금융협회 세미나에서 박 교수는 “우리는 건전한 단기 소액 대부업의 긍정적 기능을 인정하고 육성해야 한다”며 “규제를 통해 억제하기보다는 심각한 금융 소외를 해소하는 한국형 소액 대부시장의 선례를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 20대를 주 이용층으로 삼은 토스가 정확한 공지 없이 소액 대출을 실시함으로써 20대 신용불량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토스의 연이율은 중금리에 해당하는 15.4%로 같은 해 카드론 평균 금리인 14.45%보다 높았고, 연체이자율 또한 연 25.55%로 제2 금융권에 해당하는 저축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에 토스는 2017년 7월 14일 부로 소액대출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뱅크, 핀테크 등 다양한 송금서비스 애플리케이션들이 소액대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의 경우 대부업과 달리 고금리가 아닌, 중금리에 속함과 동시에 ‘대출’의 접근성을 점차 높여 20대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대 부채, 파산 위험 상당해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는 20대도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대의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2014년 499건 △2015년 542건 △2016년 743건 △2017년 78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전체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2014년 5만 5,400건에서 2017년 4만 4,000건으로 매년 감소했다. 또한 2017년 30세 미만의 평균부채는 2,385만 원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 154%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 부채 증가율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부업이란 금전의 대부를 업(業)으로 하거나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추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은 흔히 제1 금융권, 제2 금융권, 제3 금융권으로 구분 되는데 대부업은 이중 제3 금융권에 속한다. 


이러한 20대 부채의 문제점은 빚을 지며 따라오는 위험부담이 높다는 것이다. ‘연령대별 대부업 개인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는 20대는 19만 5,000명이고 이들의 대출잔액은 7,21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20대의 85.9%가 법정금리를 초과한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에게 제출한 ‘나이스평가정보 다중채무자 분석’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포함해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는 지난해 9월말 기준 421만 6,143명으로 이 중 29세 이하가 30만 868명(7.1%)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과 나이스신용평가가 2014년 기준 대부업 대출을 받은 사람 15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중도탈락률을 조사한 결과 1년 안에 채무불이행자가 될 가능성이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불이행자가 될 가능성은 2년 안에는 34%, 3년 안에는 40%로 늘어났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채무불이행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은행 개인 신용대출 부실률이 0.3~0.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수십 배 차이가 난다. 즉 대부업 대출이 은행 신용대출보다 위험부담이 수십 배에 달한다고도 볼 수 있다.

불법대출, 요즘엔 SNS를 중심으로 
지난 2월 8일, KBS1 <추적 60분 1300회 - 불법 대출 청년 ‘실신세대’를 노린다>가 방영되며 불법대출의 늪에 빠진 청년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해당 프로그램 내용처럼 실제 20대들은 불법대출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민금융연구원은 2018년 기준 대부업체에서도 대출을 거부당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사람은 최소 40만 명에서 60만 명으로 추산했다. 대학생 때부터 소득기반이 없어 생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돈을 빌리다보니, 연체율이 높아지고 신용등급이 급격히 떨어져 대부업에서 조차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서민금융연구원 김희철 대표(이하 김 대표)는 “청년층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직후나 졸업하기 이전에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20대 청년층이 빠질 수 있는 불법대출에는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3050대출 등이 있다. 작업대출은 대출 브로커가 재직증명서 등의 서류를 위조해 은행 및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후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명백한 사문서위조행위다. 내구제대출은 ‘내가 나를 구제한다’는 의미의 대출이다. 대출 의뢰인이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나 정수기 같은 고가의 물품을 빌려 브로커에게 주고 제품 가격의 50%가량을 대출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브로커는 해당 물품을 재판매해 돈을 챙긴다. 물품을 모두 판매하고 브로커가 잠적해버리면 결국 남는 건 대출 의뢰인이 매달 갚아야 하는 대여료와 각종 기기 값이다. 내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다른 현실로 내모는 불법대출인 것이다. 3050대출은 30만 원을 빌리고 일주일 만에 50만 원을 갚는 방식을 의미하며 이와 비슷한 방식의 5080대출도 존재한다. 이 같은 대출방식의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를 훌쩍 넘는 수치로 전부 불법금융행위에 해당한다. 

현재 불법대출은 20대 청년층의 접근이 용이한 SNS를 중심으로 광고되고 있다. 실제 본 기자가 ‘급전’, ‘작업대출’을 SNS에 검색하자 관련 게시글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및 포털 등 온라인상 불법 대부광고 심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4,569건의 불법 대부광고가 심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362건이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김 대표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 “대출에 대해 어떻게 알아봐야할지 모르는 청년들이 주로 온라인상에 구제요청을 한다. 이들에게 내구제대출과 같이 불법적인 방법의 대출을 통해 유혹의 손길을 던지면 청년들은 쉽게 빠져드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숲 속의 어린 양이 힘들어서 울부짖으면 도와주는 사람들보다 잡아먹으려는 사람이 먼저 오는 양상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진단했다.

금융교육의 필요성 대두돼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교육의 부재가 20대 청년층을 불법사금융의 유혹에 더 쉽게 넘어가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지난 1월 28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의 금융이해력은 61.8점으로 OECD 국가 평균 점수인 64.9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행위*와 금융태도**가 각각 58.4점, 57.7점으로 모두 OECD 국가 전체평균을 하회해 해당 분야에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20대 청년층의 금융이해력 부문별 최소목표점수 달성비중을 비교하면 금융행위 및 금융태도부문에서 각각 45.9%, 33.7%로, 20대 청년 10명 중 6명 정도가 금융 관련 이해와 지식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 금융교육의 양과 질의 절대적인 부족이 꼽힌다. 특히 20대 청년 대상의 대부분의 금융교육은 △정책금융 △학자금 대출 △취업 대출 등 특정 집단, 부분에 한정돼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서 진행한 ‘2017 펀드투자자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교육 경험 없음’을 답한 20대는 86.4%로 대다수가 금융교육 경험이 없어 ‘목돈마련을 위한 저축방법’, ‘주택마련이나 부동산 투자’ 교육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선 조사 결과 관련해 웰컴 저축은행 상근감시위원 오재근 위원은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에서 나름 금융교육을 하고 있지만 주로 자기 조직이 하고 있는 일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의 금융교육은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어 앞선 설문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설명했다.
* 금융행위 : 재무계획과 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과 관련하여 소비자가 하는 행위
** 금융태도 : 소비와 저축,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냄

빚보다 빛나기 위해서는

김 대표는 청년층이 불법대출에 빠지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현재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연 최고금리보다 저렴한 ‘청년 5.5’라는 대부업체가 생겼다. 또한 불법대출과 관련해서는 대부업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세무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러한 사회적 노력이 다른 문제들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다”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금융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게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생활금융과 관련된 교육과정이 필요한 게 첫 번째다. 둘째는 청년들이 소득이 없다고 해서 신용불량자는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회적 루트가 필요하다. 셋째는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고발할 수 있는 경찰 내 독립된 전담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말처럼 청년층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11년에 설립된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은 청년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0만 원의 금액부터 대출, 원금상환이 이뤄지면 조금 더 높은 금액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빈곤 청년들을 돕고 있다. 더불어사는사람들에 따르면 2011년 기업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2,300여건의 대출이 이뤄졌으며 그 규모는 8억여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사는사람들 이창호 대표는 “지역 단위별로 빈곤층에 대한 대출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무금리의 소액 대출을 전국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 극소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코치가 부족한 현실인 것이다. 이에 더불어사는사람들에서는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소액 대출을 시작으로 상환이 온전히 이뤄졌을 때만 더 높은 금액을 빌려주고, 금전에 대해 체감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줄 때 가계부 작성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금전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 교수는 “한번 어긋난 신용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아 취업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금융교육, 불법대출 방지도 중요하지만, 소득 없는 대출은 결국 상환불이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20대 청년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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