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시행 앞둔 우리 대학 상황은? <1056호>
상태바
강사법 시행 앞둔 우리 대학 상황은? <1056호>
  • 임정빈 기자
  • 승인 2019.05.13 0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시간강사 채용 지양해...

강사법 도입을 앞두고 대학가가 분주하다. 강사법 시행으로 소요되는 예산을 산정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우리 대학의 2019학년도 1학기 시간강사 강의 담당 비율 역시 2018학년도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학기에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감소 수치는 전임교원 강의담당 학점 비율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다른 대학에서는 대형 강의와 온라인 강의의 증설 등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변화에도 대학의 추가 예산 편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즉 대학은 추가 예산 편성을, 전임교원들은 더 많은 강의를, 시간강사들은 강단에 서는 그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 와중에 학우들은 폭 넓은 강의 선택권을 잃게 생겼다. 대체 강사법이 무엇이길래 대학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일까. 또 우리 대학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앞의 사회기획 기사와 함께 이를 살펴보며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강사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학교 측, “강사법으로 인한 변화는 없다”
 교원인사팀 관계자는 “강사법으로 인한 당장의 변화, 앞으로의 변화 계획 모두 없다. 아직 교육부에서 매뉴얼도 하달되지 않았다” 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매뉴얼은 강사법 시행 지침서 격인 교육부의 ‘대학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시안’을 말하는 것이다. 기획예산팀 관계자 또한 “강사법에 적용되는 분들의 현황도 파악 안 된 상태다”며 “강사법에 대비해 별도의 예산 편성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최용순 사무관은 매뉴얼과 관련해 “이미 모든 대학에 일괄적으로 전달된 상태다”라고 전했다. 우리 대학 각 부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우리 대학은 강사법 도입으로 인한 여파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대학에서 강의 수를 줄이고, 시간강사들을 대량 해고하며 학생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이 강사법 도입으로 인한 여파가 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캠 학사지원팀 김현진 계장(이하 김 계장)은 “우리 대학은 이미 5년, 10년 전부터 정책적으로 전임교원의 강의 비율을 늘려왔다. 또 비전임교원의 경우에도 강사법에 적용되는 시간강사보다는 겸임교원, 객원교수를 주로 채용해왔기 때문에 강사법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 비전임교원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4년제 대학(196개교) 평균과 비교해 시간강사 비율은 현저히 낮고, 기타로 분류되는 항목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김효은 연구원은 “강사법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가까이 됐다. 올해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이미 국회를 통과한 지는 7년 가까이 됐다. 즉 대학마다 다르지만 강사법 시행을 기정사실로 보고 미리 대비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시간강사 직위 전환 中
우리 대학 비전임교원에는 △겸임교원 △시간강사 △초빙교원 외에도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는 △객원교수 △명예교수 △산학협력 교수 △석좌교수 △연구교수 등이 있다. 기타 항목의 대부분은 객원교수다. 이중 강사법이 적용되는 직위는 시간강사뿐이다. 지난 학기까지 우리 대학에서 수년간 시간강사로 강의했던 한 강사는 “학교에서 지난 학기에 내게 다른 직업이나 소속이 있냐고 물었다. 아마 시간강사가 아닌 다른 직위로 재계약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때문에, 따로 속해있는 직장이 없다. 시간강사 직위가 아니고서야 계약이 어렵다”며 “그리고 이번 학기부터 강의에서 배제됐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어 “나 같은 처지의 강사들에게는 강사법이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위의 상황을 소개하자, 인문캠 학사지원팀 조철형 계장 (이하 조 계장)은 “만약 다른 대학에 소속되어 있다면, 겸임교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를 물어봤던 것은 맞다. 하지만 겸임교원이 아니더라도 객원교수로 전환이 가능한데 아마 이분의 경우 박사 학위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보통 시간강사의 경우 박사 학위가 없더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일정 정도의 실력 및 성과 등이 인정되면 채용이 가능하다. 다만, 객원교수로의 채용을 위해서는 박사 학위가 필수적이다.

자연캠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 0.9%에 그쳐...
대학 입장에서 당장 강사법 시행으로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비전임교원, 그 중에서도 시간강사가 담당하고 있는 강의의 비율을 줄이고, 그 강의를 기존의 전임교원에게 맡기는 것이다.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2019학년도 1학기 비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은 인문캠 40%, 자연캠 33.7%이다. 이중 시간강사의 비율은 인문캠 6.1%, 자연캠 0.9%였다. 특히 자연캠 시간강사 비율의 경우 2018학년도 4.1%와 비교해 3.2% 감소했고, 인문캠은 0.1% 증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문캠의 상황이 나은 것 은 아니다.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은 지난해 22.5%에서 올해 3.4% 감소해 19.1%를 기록했다. 애초에 우리 대학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이다. 
김 계장은 “강사법 도입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학과에서 하달한 대로 수업이 편성됐을 뿐, 강의담당 비율을 학사지원팀 차원에서 따로 조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 계장 역시 “강사법으로 인한 큰 변화는 없다”며 “일부 단과대학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했을 때, 시간강사의 강의에 대한 큰 수요가 없었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시간강사의 강의 수가 증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인문캠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 절반 이상은 미래융합대학
인문캠의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은 6.1%였다. 자연캠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치였지만, 전국 4년제 대학 평균과 비교했을 때에는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그마저도 59% 정도가 미래융합대학에 속해있었다. 이를 제외한 인문캠 시간강사 강의담당 비율을 다시 살펴보니, 2.6%에 불과했다. 

이는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전임 교원이 담당하는 과목이 많은 것이다. 인문캠의 A 정교수는 “우리 학과의 경우 강좌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전임교원들이 교양 과목까지 모든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이 주당 최대 강의 학점인 9학점씩을 강의 한다”며 “9학점이 넘지 않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그 대신에 강의 당 학생 수가 증가해 과제물 확인, 시험 채점 등 예전보다 부담이 크다. 어떤 학과에서는 전임교원들이 교양, 온라인 강좌까지 포함해 네 개의 과목을 강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학생 입장에서 강의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계장은 “주당 9시간 수업은 제한이 아닌 책임시수다. 교수님들께서 그 이상을 강의하시는 것은, 오히려 학교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대학원 수업도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간혹 주당 9시간 이상 강의하는 교수님들도 있다”며 “9시간 보다 적게 강의하는 경우는 폐강되거나, 다음 학기에 그만큼 강의를 더 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강사법 시행에 앞서...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일부 대학에서는 강사법 시행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었다. 인문캠 김종태(국통 14) 총학생회장은 “학생대표자 입장에서 강사들의 처우 개선과 권리보장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 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학우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고, 학우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학업 환경을 갖추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A 교수는 “시간강사로서의 활동은 대학원 육성과 관계있다. 강사법 도입으로 시간강사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은 학문생태계를 파괴되는 것과 같다”며 “그들을 우리 입장에서 보면 후학들이다. 고급인력인 그들이 구조적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