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 시행을 앞둔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니 자연스레 탁상공론이란 말이 떠오른다. 대학들이 강사법으로 인한 재정 악화를 피하려 교묘한 방법으로 그들을 해고하는 와중, 이렇다 할 정부 지원도 없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강사법 시행으로 인해 시간강사들의 생계가 위태위태 하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시간강사는 “법보다는 이를 시행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적은 수의 교수로도 대학이 기능을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강사들의 희생과 눈물이 바탕 되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과 정부는 그들의 눈물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정부는 방학 중 강사법으로 강제되는 방학 중 임금 지급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다. 강사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재정 부담을 야기한다며 대량 해고를 감행하고 있는 대학들에게 ‘임금 지급’을 자유롭게 하라니. 누구를 위한 법인지, 또 실효성은 있는 건지 의문만 남는다.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 대학은 조용하다. 담당자들은 큰 변화 없다는 이야기뿐이고, 총학생회나 학생단체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지난 학기까지 ‘교수님’이라 부르던 스승들이 더는 ‘교수’가 아닌 ‘백수’가 될 형국인데 말이다. 취재 중 만난 우리 대학의 한 시간강사는 일자리를 잃어 수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대학이, 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의 얼굴에 비친 수심은 정말 별거 아닌 일로 사라져갈 것만 같다. 바라건대, 학생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강사와 강좌 수가 줄어들면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건 학생들이다. 우린 그걸 알아야 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건 학생들의 목소리가 뱃머리를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신, 아직도 강사법에 관심이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