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경력, 창업에 꼭 필요할까? <10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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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경력, 창업에 꼭 필요할까? <1056호>
  • 김도윤 스타트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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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라는 말이 우리 삶 속에 등장한지 벌써 20여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취업은 여전히 현실
의 벽이며, 실업률은 각 국이 처한 작금의 난제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수를 써도 쉽지않은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하는 상황이 늘었고, 이전 칼럼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창업이 현실을 도피하거나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택한 선택지가 되면 그 말로가 뻔하다는 얘기다.

성공한 창업가 중에는 취업이나 직장 경험이 전혀 없이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말단 사원에서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기업의 대표가 되거나 혹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여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즉, 창업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직장에서의 경험과 경력이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 대표의 시각에서보면, 창업에 필요한 요소인 사업모델과 수익모델을 갖춘 아이디어,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능력과 투자 혹은 매출 등이 갖추어지면 사업을 위한 주요 초석은 다 준비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달리해보면 사실, 직장 경험과 경력은 창업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사업
을 전개하다보면 매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필요한 인력도 점점 더 늘어나기에 각 인력들을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어야하는데 각 부서별, 직급별로 나눠진 인력들을 관리하는 방법은 학원이나 특강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과 창업의 가장 큰 차이는 누구를 가장 먼저 설득하고 이해시키느냐의 문제로 나뉜다. 취업은 지원, 면접을 통해 해당 회사에 입사해야하는 타인의 설득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설득은 직장 생활 내내 이어진다. 업무를 하면서 보고를 통해 상사와 동료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하며 나중에는 후배들 또한 자신의 방향에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설득해야한다. 그만큼 팀과 타인을 위한 설득이 굉장히 중요하다.

반면, 창업은 자신에 대한 설득에서 시작된다. 내가 하고 싶은 분야의 일, 아이디어, 아이템, 사업 모델, 수익 모델, 중장기 가능성에 대한 스스로의 납득과 확신이 확고해져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설득하는건 타인을 설득하는것에 비해 쉽다. 그냥 내가 좋고, 준비가 되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를 설득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자신의 비전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우선,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을 허투로 해서는 안 된다. 직장인들이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 정연하게 준비하여 설득하듯, 사업을 시작하기전 스스로 이 사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직장생활 및 경력은 창업 과정과 사업을 수행하는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 먼저, 투자자를 설득할 때다. 투자자는 이 사업이 지금 왜 필요하며, 이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멀지않은 기간 내 얼마나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직장 경력은 이를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팀을 꾸려 사업을 진행 할 때 직원과 대표, 그리고 각 직원 사이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업무상에서의 설득 과정과 커뮤니케이션 방법, 효율적인 업무 체계를 만드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통해 각 부서들의 역할과 상세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원활한 조직을 꾸리는 데 기여한다.

물론, 지금 당장 창업을 할 준비가 되어있고, 투자를 해준다는 투자자까지 있는 상황인데 굳이 직장 생활 체험을 위해 창업의 기회를 늦출 필요는 없다. 직장 생활 역시, 창업을 꿈꾸고 있든, 아니든 한 개인의 자연스러운 사회화 과정의 일부이며 직장 생활을 하다 창업을 할 수 도 있고, 아예 직장 생활 없이 처음부터 창업을 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턴을 할 기회가 된다면 인턴을 해보고,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직장 경험도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스타트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장 경력을 쌓아보고 창업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체험해보지 않고 직원들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과 직접 경험한 뒤 그들의 상황을 진심으로 공감하며 행동하는 것에는 직원들, 팀원들이 느끼는 큰 체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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