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공금 횡령 · 유용 그리고 자수 <10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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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공금 횡령 · 유용 그리고 자수 <1055호>
  • 김인기 기자 / 류성우 수습기자
  • 승인 2019.05.0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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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우리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방목기초교육대학 집행부의 공금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익명의 학우는 본인을 방목기초교육대학(이하 방목기초대학) 소속 신입생이라고 밝히며, 개강총회 비용과 관련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집행부로 개강총회에 참석한 18학번은 개강총회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으며, 개강총회 이후 잔금의 향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방목기초대학 18학번 집행부는 다음날인 22일에 곧바로 해당 의혹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진행된 전공자유학부 · 융합전공학부 세미나(이하 자전 · 융전 세미나) 시간 이후 공개 사과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된 날짜 이전에 2018학년도 방목기초대학 집행부 총무를 담당했던 A학우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목기초대학 집행부의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음을 시인했다.

방목기초대학 개강총회 비용 논란

의혹을 제기한 익명의 학우는 ‘지난 3월 7일에 진행된 개강총회 행사에 19학번 학우는 110여 명, 18학번 집행부 1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참가비는 2만 원이었다. 하지만 집행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모인 금액은 220만 원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즉 18학번 집행부는 개강총회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행사 후 잔금의 향방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방목기초대학 집행부는 100여 명이 넘는 학우가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18학번 집행부가 술자리 사고 방지를 위해 참석했으나 행사 비용을 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내용을 시인, 사과했다. 또한, 개강총회 잔금 15만 원에 대해서도 해당 금액에 대한 확인이 미숙했다며 18학번 집행부의 불찰을 인정했다.

2018학년도 집행부 소속 총무, 횡령 시인해

개강총회 비용관련 논란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한 방목기초대학 집행부는 회계 상 오류가 있음을 인지한 후 18학번 집행부 총무였던 A학우에게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A학우는 △2018학년도 학생회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 △2019학년도 OT지원비 일부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 △거짓된 거래내역을 공지하고 정확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실토하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한, 지난해 5월 4일부터 올해 2월 23일까지 18학번의 학생회비를 유용했음을 밝히며 집행부를 포함한 모두에게 지난 4월 22일까지 해당 사실을 숨겼음을 밝혔다. 횡령 금액은 2018년도 289,943원, 2019년도 1,460,830원으로 드러났다. A학우가 OT 지원금을 개인용도로 활용한 기간은 올해 2월 23일부터 3월 25일까지로, △개인 식비 △의류구매 △택시비 △통신비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매 등이 포함돼 있었다. 개인용도로 활용한 명세는 사과 및 질의 · 응답 시간에 배포 후 수거했다.

방목기초대학 집행부, 공개 사과 및 질의응답 시간 가져

지난 2일, 방목기초대학 19학번 전용 강좌인 자전 · 융전 세미나가 마무리 된 후, 방목기초대학 18학번 집행부는 개강총회 비용 논란과 총무 횡령 관련 내용에 대해 사과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에서는 학교로부터 OT지원금이 588만 원이 들어왔고, A학우가 188만 원을 횡령했다고 토로했다. 18학번 총무부가 2명임에도 A학우의 횡령을 몰랐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총무가 함께 정산하자는 제안을 A학우가 거절한 후 혼자 회계 정산을 진행한 점△계좌이체 시 수수료가 든다는 핑계로 본인계좌를 활용한 점 △횡령한 OT지원금 188만 원에 대해 거짓말로 해당 내용을 숨긴 점 때문이라 밝혔다. 이로 인해 당시 OT비용이 부족해 참가비를 납부한 후 참여하지 못한 학우 2명에 대해 환불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인수인계 어려운 구조 탓에 깜깜이 행정

18학번 과대표는 OT 및 개강총회 회계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17학번 집행부에게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자료 공개가 필요한지 몰랐다고 밝혔다. 현재 방목기초대학의 학생 자치기구 역할을 하는 집행부는 공식 학생자치기구가 아니다. 2학년이 됨과 동시에 지정 학과로 소속이 바뀌는 방목기초대학 특성상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집행부를 구성하고, 이를 방목기초대학 차원에서 지원하는 식이다. 그렇기에 이전 집행부가 학과에 계속 남아있지 않아 지속적인 인수인계 작업이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해 19학번 집행부 과대표를 맡고 있는 우윤식(자전 19) 학우는 “인수인계가 부족한 것은 맞다. 선배가 없다보니 대략적인 인수인계만 받았고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얻어가는 점도 있었다”며 “20학번이 들어올 때, 회계시스템 등 알려줄 점이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횡령 사건, 향후 계획은?

18 · 19학번 피해 학우들은 대표단을 꾸려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방목기초대학 전공자유학부 담당 조미지 팀원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19학번 학생들이 행정적으로 징계를 요구하면 지원해야 하기에 진행 상황을 보고 있었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이기에 학생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이 요구한다면 그에 맞는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3일 A학우는 방목기초대학 단체 채팅방에 ‘서대문경찰서 경제2팀에 공금 유용을 자수했다’고 알렸다. 덧붙여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접수를 위해선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의 수사 접수를 위해 A학우의 처벌에 동의한 익명의 한 학우는 “19학번 과대표가 교학팀 담당자를 통해 교내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형사 고소의 경우 A학우 본인이 자수했기 때문에 제가 수사과정에서 진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처벌 외에도 OT지원금을 포함한 OT비용을 정산하여 오는 9일까지 차액을 환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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