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가르는 한 학기, 수강신청<1054호>
상태바
순간이 가르는 한 학기, 수강신청<1054호>
  • 김인기 기자
  • 승인 2019.04.14 2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러가지 문제들로 학우들은 고민

‘올클(All Clear)’ 원하는 대로 수강신청을 마무리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수강신청 당일에는수많은 학우가 올클을 기원하며 긴장된 마음을 가다듬으며 컴퓨터 앞에서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본인이 원하는 강의, 원하는 시간표로 한 학기를 보내는 경우는 적다. 이러한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과 학교 측의 대처를 본지가 확인해봤다.

 

 

전공 강의 수와 강의 규모가 문제
본지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수강신청 및 전공 TO 설문조사’라는 제목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인문캠 731명 △자연캠 566명의 학우가 응답했다. 인문캠과 자연캠의 설문조사 결과는 사뭇 달랐다. 만족하는 학우의 비율이 높은 자연캠과 달리 인문캠에서는 ‘현재 개설되는 전공 강좌 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학우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 질문에 인문캠 학우들은 ‘적다’가 43.63%, ‘너무 적다’가 19.83%로 강좌 수가 부족하다는 답변(63.57%)이 ‘적당하다’ 32.96%와 ‘많다’ 3.41% 등을 합친 답변(36.43%)보다 많았다. 반면 자연캠에서는 부족하지 않다는 답변(50.53%)이 부족하다는 답변(49.47%)을 조금 앞섰다. 

다만, ‘전공 강좌별 수강 가능 인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양캠 모두 정원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인문캠에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적다’ 34.47%와 ‘너무 적다’ 17.51%로 적당하다는 의견 40.63%에 비해 더 많았다. 자연캠 역시 부족하지 않다는 답변(46.1%)보다 부족하다는 답변(53.87%)이 더 많았다. 공우혁(전자 18) 학우는 “몇몇 강의는 전공 필수임에도 불구 개설되는 강의 수와 제한 인원이 적어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수강신청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문캠 학사지원팀 측은 ‘전공과목의 강좌 수와 수강 인원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공별로 강좌 수를 보면 강좌 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요일이나 시간을 맞추다 보니 신청이 어려운 강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졸업을 위해 요구되는 전공 63학점은 3학점짜리 강좌를 21개 수강하면 된다. 이를 1, 2학기로 나누면 학기당 10 ~ 11개인데, 실제로 이보다 많은 전공 강좌를 개설하기에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강의 정원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전공 이론강의의 경우 수강 인원이 보통 50명이다. 대부분의 강의실이 대략 60명 정도 수용 가능한데, 강의의 질을 위해 50명 선에서 제한을 하고 있다”며 “한두 명은 추가로 수용할 수 있지만, 이 이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경우, 강좌당 수강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강의를 추가로 개설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강의실이 부족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강의실 수는 문제없다. 전체적으로 교양 강좌 수가 줄면서 강의실 활용이 넉넉해진 편이다”라고 답했다.

▲2019-1학기 디지털미디어학과의 수강신청 미리 담기 기간 중 모습이다

위의 자료는 디지털미디어학과의 미리담기 기간, 수강신청 화면이다. 미리담기 수가 신청 제한보다 현저히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팀 측은 “디지털미디어학과의 경우 이번에 두 강좌를 추가로 개설했고, 학과 수강신청 날과 전 학년 수강신청 날 모든 수강정원을 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디지털미디어학과에서 수강신청과 관련한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줄었다”라며 “다음 학기에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신경 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교수님 B개론 강의 10만 원에 팔아요” 사고 팔리는 강의
일부 강의는 강의 당 수강 인원이 적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강의를 사고파는 경우도 존재한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사이트 에브리타임을 보면 강의를 매매하는 학우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주로 판매자가 미리 정해둔 시간에 맞춰 수강신청을 취소하면 구매자가 같은 시간에 수강신청 사이트에 접속해 취소한 강의를 신청하는 방식이다. 판매자가 구매자의 계정으로 로그인해 대리 수강신청을 진행하는 방식도 존재한다.

강의 판매 경험이 있는 한 학우는 경쟁률이 높은 강의 하나를 10만 원에 판매한 적이 있다며 “구매자와 판매자의 양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먹튀 같은 사기가 충분히 가능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강의 신청에 성공하면 돈을 받는 형식으로 거래를 했는데, 어떤 구매자는 2주 넘게 입금을 하지 않아 결국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강의 판매를 시도했던 또 다른 학우는 “누군가의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생기는 것 같다”며 “전공강의 수강신청이 어려운 일부 학과의 경우 계속해서 구매자가 나타나기 때문에 강의 매매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학우들의 말처럼 강의 매매는 존재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방식을 통한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구매자 혹은 판매자가 피해를 입어도 별다른 구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에브리타임에 ‘팔아’라고 검색하자 검색된 강의매매 관련 게시글이다.

 

학사지원팀 역시 이에 대해 별도의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의 매매를 이번 학기에 처음 알게 됐다. 한 학생이 전화로 학내커뮤니티에서 돈으로 강의 매매가 이뤄진다고 하더라. 실제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못하게 막을 것이다. 학교차원의 제재 여부는 추후 검토 예정이다”라며 “가능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강의 매매를 안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학우들이 원하는 수강신청 시스템은?
본지에서는 지난 2010년 9월 ‘수강신청 전쟁, 근본적 해결책 필요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시 우리 대학 수강신청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은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2011년 2학기에 △수강신청 책가방 제도 △미리진입 시스템 △자동순번대기 시스템이 신설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우들은 수강신청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대학 수강신청 시스템에 대해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부정적 응답(61.29%)이 긍정적 응답(38.71%) 보다 더 많았다. 주관식으로 진행된 부정적 답변의 이유에 대해 정보지원팀에 물었다.

△과목 검색 기능
동일한 이름의 강좌가 여러 학과에 걸쳐있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름만으로는 해당 과목이 어떤 학과의 것인지 알 수 없고, 그 과정에서 학생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과목 검색이 아닌 학과별 구분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책가방 순서 조정
학생이 원하는 순서로 책가방 속 미리담기 강좌를 담는 것은 수강신청 시스템상 어렵다. 처음에는 강좌번호 순이었지만, 과거 총학생회의 요구로 현재 책가방 순서는 미리담기를 한 순서대로 정렬되는 형태다.

△모바일 환경 개선
현재 우리 대학 수강신청은 모바일로 가능하다. 아마 전용 웹페이지가 없다는 의견 같은데 예산 문제 때문이다.

△수강신청 가능 시간의 확대
수강신청 시간을 정해놓은 이유는 수강신청 운영 시간에는 문제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0시까지 수강신청 사이트를 열어놓는다 하더라도 교직원들이 퇴근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빠른 복구가 어렵다. 미리담기의 경우는 특정 시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기간이 길기에 타격이 적지만, 수강신청은 그렇지 않기에 상주하는 교직원이 있는 시간에만 수강신청을 진행하는 것이다.

인문캠 총학생회의 공약 ‘자동수강신청 제도 도입’
인문캠 허브 총학생회(회장 김종태 · 국통 14, 이하 인문캠 총학)는 선본시절 자동 수강신청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인문캠 총학은 “수강신청 문제의 본질은 결국 수요가 많은 교과목의 분반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듣고자 하는 강의를 듣지 못하는 것에 있다. 그렇기에 수강신청제도를 개선하고, 분반을 충분히 개설하고 대상자 인원이 최대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자동수강신청 제도의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자동수강신청 방식은 수강 가능학점 이내에서 학생이 수강희망과목 등록을 진행한다. 만약 수강희망과목 중 수강제한 인원 이내로 신청한 과목이 있다면 본 수강신청과 연계하여 자동수강 처리된다. 만약 수강희망 인원이 수강제한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결과가 담당 교수에게 전달돼 수강 제한인원 확대, 강의실 변경 등 조정을 거쳐 자동수강신청 처리 여부가 확정된다. 그럼에도 자동 수강신청 처리되지 않은 과목들은 수강희망과목 결과 확인 후 본 수강신청 기간에 직접 신청하는 방식이다. 

인문캠 총학은 “자동수강신청 시스템을 학교 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태지만, 학교의 검토와 예산배정 그리고 시스템 개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상 도입시기에 대해서는 “이번 2학기까지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2020학년도 까지는 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학교 측과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