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tattoo)와 터부(taboo)사이 <10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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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tattoo)와 터부(taboo)사이 <1053호>
  • 곽태훈 기자
  • 승인 2019.04.0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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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속 타투의 자화상

과거 문신이라는 이름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타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나의 패션 혹은 예술로 인식되고 있다. 자기결정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또 하나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한국타투협회에 따르면 현재 타투이스트가 2만 명을 넘어섰고 한 해 동안 반영구문신 등을 포함한 타투 시술 건수가 65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성행하고 있는 타투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상 타투는 불법의 소지가 다분하다. 현실과 제도 사이에서 불완전한 위치에 있는 타투.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본지가 살펴봤다.

몸에 입는 그림, 타투
‘Today is the first day of rest of my life’.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과에 3학년으로 재학중인 금승우 학생의 몸에 새겨져 있는 글귀다. 금승우 학생은 자신의 타투에 대해 “처음에는 의지 표현의 일환으로 레터링 타투를 해봤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지향점을 내 몸에 직접 새김으로써 마음가짐을 다잡고 싶었다. 하고 나니 만족스러워서 그 이후에 두 차례 더 타투 시술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후회는 없고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 금승우 학생의 몸에 새겨져 있는 타투다.&#160;


타투는 자기표현의 수단뿐만 아니라 흉터와 같은 신체적 콤플렉스를 가리는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 25세 구민규 씨는 4년 전 왼쪽 팔에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화상으로 인해 흉터가 남자 구민규 씨는 해당 부위에 타투를 하기로 결심했다. “애초에 타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불가피하게 사고로 흉터가 남아 그 흉터를 가리고자 커버업 타투를 했다”며 시술 받은 동기를 밝힌 구민규 씨는 “꽤 큰 크기의 타투를 했지만 사회적으로 타투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깨져서인지 일을 할 때 지장도 없었고 부정적 시선을 느낀 적도 없었다. 그래서 굳이 가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 구민규 씨의 왼팔에 새겨져 있는 타투다.


이처럼 캠퍼스를 거닐다보면 심심찮게 타투한 학생들을 마주할 수 있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타투 문화가 성행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7월 16일부터 19일간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타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변에서 타투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질문에 동의한 20대 응답률이 72.8%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타투에 대한 인식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타투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9%가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관대해졌다’고 체감하고 있었으며 연령별 시각도 큰 차이가 없었다. 타투에 대한 인식 개선은 타투에 대한 수요 확대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014년 실시한 동일한 조사와 비교했을 때, 실제 타투경험을 한 사람들이 25%에서 31%로 증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지난 2015년 12월, ‘신(新)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을 통해 타투이스트를 새로운 직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제도적으로 불법 소지 다분해
그러나 이 같은 인식과는 다르게 타투는 우리나라 현행법상 불법 소지가 다분하다. 명확히 타투가 불법이라고 적시돼 있는 건 아니지만 1992년 눈썹 반영구 문신 부작용 피해소송에서 대법원이 ‘보건위생상의 위험을 이유로 타투는 의료행위에 해당하며,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은 타투 시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이후 타투가 의료행위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제5조에 의거해 의사 면허가 없는 타투이스트들은 처벌받을 수 있다.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무
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1.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
2. 치과의사가 아닌 사람이 치과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
3. 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 

타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할 수 있는 의사면허를 가진 타투이스트는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타투이스트 대다수가 범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5년 고용노동부에서 타투이스트를 새로운 직업으로 발표한 것을 생각했을 때 모순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타투이스트들은 타투에 대한 수요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20년도 더 지난 시기에 내려진 대법원의 판례로 타투 시술자를 의사 면허를 가진 의료인으로 제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타투협회 송강섭 회장은 “반영구눈썹문신 같은 것도 타투에 포함된다. 이를 포함하면 일 년에 650만 건 정도의 시술이 이뤄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타투를 하고 있음에도 현행법상 타투이스트들이 하는 대다수의 시술은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오히려 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음성화되는 걸 합리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타투와 관련된 법이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타투, 정말 괜찮을까?
한편, 타투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구민규 씨는 “타투하기 전 알아보는 단계에서 여러 타투이스트들을 만났는데 위생관리 측면에서 부족한 곳이 많았다. 심지어는 위생기구가 갖춰진 작업장이 아니라 그냥 개인 오피스텔에서 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위생에 대해 걱정을 표했다. 실제로 위생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타투가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들은 상당히 많다. 타투 작업 때 사용되는 바늘을 다회용으로 사용하게 되면 타인의 혈흔이 묻어날 여지가 크기 때문에 피로 옮길 수 있는 모든 질환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혈행성 감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B형 간염(HBV) △C형 간염(HCV) △후천면역결핍 증후군(HIV) 등이 있다. 또한, 염료가 피부와 맞지 않을 경우 알러지 반응이나 궤양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시술 자체가 거칠게 이뤄질 경우 켈로이드* 같은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 타투가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과 관련해 한국패션타투협회 임보란 회장(이하 임 회장)은 “바늘을 재사용한다든지, 위생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일회용제품을 다회용으로 사용할 경우에 부작용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회 내에서 타투이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보건 박사를 초청해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 흉터에 결합조직이 증식하여 불규칙적인 단단한 섬유종이 융기되는 것을 말한다.
 
합법화에 대한 논의, 새로운 시각으로 해봐야할 때
타투 합법화는 지난 1988년 헌법소원이 제기됐을 정도로 해묵은 문제다. 그리고 현재까지 총 5번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이처럼 타투 업계 종사자들이 타투 합법화에 대해 계속 나서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사 외 시술자들의 타투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오히려 음성적인 문제들이 야기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적절한 관리를 위해서라도 타투를 법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타투이스트들은 지난 1월부터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를 중심으로 ‘#doesitlookillegal?’, ‘#Koreantattoolegalization’와 같은 한국타투합법화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타투 합법화 요구에 대해 정부차원에서의 움직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지난 2015년 타투이스트를 새로운 직업으로 발표하며 타투 양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지난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전 의원이 타투 합법화를 위한 ‘문신사법’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타투 양성화에 대해 고용노동부에서 가시적으로 내놓은 결과는 없으며 문신사법은 지난 19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자 했지만 30년 넘게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의사 면허 보유자이자 타투이스트로 20년 째 활동하고 있는 빈센트의원 조명신 원장(이하 조 원장)은 타투 합법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원장은 “타투 합법화가 타투이스트들의 표현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에서 다뤄질 게 아니라, 국민건강의 입장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의사가 타투 시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 10명 내외인데 이들이 수만 명에 달하는 수요자들을 전부 시술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술을 받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음성화, 불법화돼있는 시술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것이다”며 “결과적으로 국민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에 이르기까지 시술자의 자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주는 게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타투이스트 할 거 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 피시술자인 대다수의 국민들이 양질의 진료와 마찬가지로 양질의 시술을 받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타투 시술자 자격과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조 원장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타투이스트들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발행한 ‘서화문신행위 실태 파악을 위한 기획연구’에 따르면, 문신 시술자 537명의 설문조사 응답을 분석한 결과, 안전한 문신 시술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문신 시술자 자격 관리제도 마련(32.96%)과 문신 시술 관련 안전관리 규정 마련(27.19%)이 5개의 문항 중 1,2위를 차지했다. 임 회장은 이와 관련해 “문신사법을 제정해서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들도 타투 시술을 하려면 문신사 자격증을 따야하는 식으로 일종의 자격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여전히 의료행위냐 예술행위냐 논란이 많은 타투. 그러나 과거에 비해 인식 및 수요가 달라진 건 분명하다. 정부에서도 합법화 추진을 발표한 바 있는 만큼, 타투 합법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현 실정에 맞춘 논의를 다시 해봐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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