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교원 성비 불균형,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다 <10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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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교원 성비 불균형,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다 <1053호>
  • 임정빈 기자
  • 승인 2019.04.0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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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 격차, 정부의 대응은?
앞서 1면에서 밝혔듯, 최근 국회는 대학 내 교원의 성비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직접 개입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젠더쿼터시스템(gender quota system)의 대학 도입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충분치 못한 조치라는 입장과 역차별이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정부의 대응 정도를 비판하는 이들은 교원의 특정 성비가 4분의 3을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에 그칠 뿐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5%라는 수치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더 높은 수준의 목표율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의 자율성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에 여성 교원 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25% 정도를 목표치로 한 것은 불균형 문제가 더욱 심각한 국 · 공립대학의 여성 교원 비율을 사립대학 평균 수준인 25% 정도로 맞추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젠더정치연구소의 권수현 부대표(이하 권 부대표)는 “물론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성비 불균형 문제는 국 · 공립대학에 한정된 것이 아닌데 사립대학 수준에 맞추어 여성 교원 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대학에 입학하는 여학생 비율을 고려해 다시 목표치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25%라는 수치는 정부가 별 노력을 하지 않고도 달성 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별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라고 전했다. 

여성 박사 졸업자 비율은 증가 추세... 다각적 접근 필요해
한편, 똑같은 정책을 두고 또 다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 통계에 매몰돼 자칫 역차별 소지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캠의 한 여성 교수는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사급 인력의 성별 분포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 사회에서는 남성에게 교육의 기회가 더 돌아갔고, 이는 교수직에 진출할 수 있는 박사급 인력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박사 학위 소지자 중 여성의 비율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고, 지금도 증가 중인 추세다”라고 전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여성 박사 졸업자 수는 1,569명으로 전체의 23.2%에 해당했으나, 2017년 기준으로 5,385명으로 37.6%까지 상승했다.

인문캠의 한 여성 교수는 “지금 시대에 교원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최근 교원 채용 현황만 보더라도 여성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문캠의 한 남성 교수 역시 “기존의 남성 전임교원 수가 많아 최근 여성 교원 채용 비율이 늘었다 하더라도 통계로 나타나는 성비 불균형 해소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2002년도부터 2017년도까지의 여성 박사 졸업자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자연캠 여성 조교수 비율은 32.4%, 성비 불균형 해소?
인문캠과 자연캠의 전임교원 수를 합산한 결과, 우리 대학의 경우 남성 전임교원은 378명(74.2%), 여성 전임교원은 131명(25.8%)으로 드러났다. 국 · 공립 대학 평균과 비교했을 때 여성 전임교원의 비율은 꽤 높은 편이였지만, 4년제 대학 평균과 비교했을 때에는 조금 나은 정도였다. 우리 대학 교원인사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채용 시 성비를 고려하지 않는다. 전공적합성과 공정한 심사 과정을 통해 채용할 뿐이다”라며 “최근에는 과거와 비교해 여성 지원자가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자연캠 내 전임교원 중 조교수의 성비를 살펴보면, 총 71명 중 여성이 23명으로 32.4%에 해당한다. 자연캠의 전공 특성을 고려한다면 꽤 높은 수치다.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자연캠의 한 여성 교수는 “자료를 살펴보면, 정교수나 부교수에 비해 조교수의 여성 비율이 높다. 과거와 비교해 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근에 여성이 특별히 많이 채용됐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계약직(비전임교원) 여성 교원 일부가 조교 수 인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즉 성비 불균형이 많이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전임교원은 남성이, 비전임교원은 여성이 더 많다?
이처럼 대학 내 교원 중 전임교원의 성비 불균형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성비 균형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 직급도 있다. 비전임교원 중에서도 시간강사의 경우가 그러하다. 전국 대학 기준으로 시간강사의 수는 전임교원의 성별 분포와는 반대로 여성이 더 많았다. 시간강사 총 7만 4,144명 중 여성은 3만 8,438명으로 52%를 차지했다. 우리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연캠의 시간강사 수는 남성, 여성 모두 22명으로 같았고, 인문캠의 경우 남성은 29명, 여성은 25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정교수의 경우 자연캠은 남성이 약 5배 정도 많았고, 인문캠의 경우 남성이 약 3배 정도 많았다. 전임교원, 그중에서도 정교수로 올라갈수록 성비 불균형 현상은 뚜렷해졌지만,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지 못한 시간강사를 포함한 비전임교원의 경우 성비 불균형이 완화된 것이다. 박사급 여성 인력의 증가가 신임 여성 교원 비율 증가로 이어졌지만, 이 변화가 아직은 정교수로 대표되는 전임교원의 성비 불균형 문제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육계열은 여성, 공학계열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
전공별 교원 성비 불균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공별 박사 졸업자 수와도 맞닿아 있다. 2018년도 교육계열 박사 졸업자 여성 비율은 73.2%에 육박했지만, 공학 계열 여성 비율은 13.3%에 불과했다. 자연캠 공과대학 역시 교원 총 179명 중 여성은 6명으로 전체 대비 약 3%에 그쳤다. 또 우리 대학 2018학년도 교육대학원 정원내 입학 인원을 살펴보면, 총 69명 중 남성은 8명 뿐이었다. 성비 불균형이 특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전공 계열인 자연캠 공과대학의 한 여성 교수는 “우리 학과에 여학생 비율이 10% 정도밖에 안 된다. 이 중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치는 학생 수는 더 적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권 부대표는 “특정 성별이 특정 전공 계열에 적합하다는 고정관념이 불러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말그대로 고정관념일 뿐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2018년도 전공 계열별 박사 졸업자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성차별은 없다... 하지만
자연캠 공과대학의 한 남성 교수는 “학과 신임 교수 채용 면접에 많이 참석해봤다. 모든 학과 교수님들의 생각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족이 있는 여성 교수를 뽑으면 학교 일에 남성보다는 소극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있다. 물론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교수님들은 없다”며 “우리 대학의 경우 큰 문제만 없다면 조교수 임용 시 대개 정교수까지 간다. 조교수에서 부교수, 부교수에서 정교수 승진 시 성별에 따른 차별은 절대 없다. 오직 실적으로만 평가한다. 요즘은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논문이 얼마나 인용됐는지 다 나온다. 때문에 실적이 높은 여성을 두고 실적이 낮은 남성을 뽑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태 내가 본 바로는 공대나 자연대의 경우 여성 지원자가 부족했고, 지원하더라도 대체로 실적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고 전했다. 

자연캠의 한 여성 교수는 “결혼과 출산 등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막 도입 단계이고 인식도 정착되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 경력단절 문제를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도 경력단절 연구원에 대한 연구 지원책들이 꽤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학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보지 못 했다”며 “다른 대학에서는 여성이 임신 및 출산 시기에 구직을 하는 경우, 배제하는 곳도 있다.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저 역시 미혼이다. 최근 10년 이내에 임용된 공대나 자연대 여자 교수분들 중에 결혼하신 분들이 거의 없다. 미혼인 교원들이 조교수로 살아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대학 내 교원 채용 및 승진 심사 과정에 성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냐는 질문에 우리 대학 교원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입을 모아 직접적인 성차별은 절대 없다고 대답했다. 교원인사팀 또한 신임 교원 채용 과정에서 성별을 고려해 뽑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직접 나섰다. 또 지금의 통계는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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