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 <10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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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 <1053호>
  • 김도윤 스타트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31 0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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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에 큰 환상을 품고 들어온다. 대개, 누가 50억을 투자받았다더라, 누구는 연매출이 1년만에 1,000억을 넘었다더라 식의 결과론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모든 스타트업이 거액의 투자를 받고 단기간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이론상 그럴 수 없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동안, 그리고 투자를 받고 직접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동안 크고 작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현실을 피하기위해, 혹은 마냥 성공의 환상에 빠져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무너지거나 제대로 궤도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몇가지를 전해주려한다.

나의 첫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은 하드웨어와 앱이 연동된 1인 가구를 위한 메시지 기기였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버튼식 하드웨어가 주 구성품으로 혼자사는 사람이 삶에 지쳐 매우 힘들거나 괴로울 때 버튼을 눌러 미리 녹음된 응원메시지를 들으며 힘을 얻고 더 나아가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않도록 돕는 것이 주 기능이었다. 이는 당시 MIT의 Startup Entrepreneurship Bootcamp에 채택되는 등 관심을 얻기도 했는데 ‘소외된 1인을 위한 서비스, 커뮤니티를 위한 서비스’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었고 하드웨어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 등 이 서비스가 존재해야만 하는 구체적인 목표와 목적이 없었던 관계로 더 이상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두번째 스타트업 모델은 공간 서비스 사업이었다. 공동대표 지인의 엔젤투자를 통해 지방에 1호점을 내고 스터디 카페와 미팅룸 대여의 기능을 하는 공간 서비스를 직접 운영을 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법인설립부터 기획, 마케팅, 영업, 제휴, 구매, 운영, 재무 등 모든 것을 하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공동대표와의 역할분담의 불균형이 점점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공동대표는 투자 위주의 업무를 진행 했고, 실질적인 영업, 마케팅, 운영 등은 내가 하다보니 사업 주도권에 대한 상호 신뢰가 없었고 사업의 가치관이나 방향성은 자꾸 틀어졌다.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었지만 손익분기점 도달은 예상보다 더뎠고 공동대표의 이탈 등으로 결국 투자자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며 다시 스타트업 경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역시, 스타트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수익모델과 정확한 시뮬레이션의 부재로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지 못했고,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의 역할 및 주도권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 실패로 이상을 현실화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즉, 이상과 현실 도피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동업을 할 때 발생하는 애매한 부분에 대해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논의 및 결정’을 하지않고 ‘좋은 게 좋은 것’ 이라며 이를 방치하면 나타날 수 있는 ‘배드엔딩’의 표본을 실천한 것이다.당신은 스타트업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스타트업을 하고싶으며 해당 서비스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도움 또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 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은 무엇이며, 수익모델 (Profit Model)은 무엇인가? 스타트업에 대한 철학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 당신은 사업을 스스로 주도할 것인가 혹은 누군가를 지원하며 돕는 역할을 할 것인가? 스타트업의 중장기 계획 및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당신이 적어도 위 질문들에 짧지만 확고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을 시작할 준비
는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팀을 꾸려야하고 투자를 받거나 수익을 내야 하며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추가 투자를 받고, 더 나아가 M&A를 하거나 상장을 하는 등 거듭된 발전을 이뤄내야한다. 스타트업은 고통스런 모험이고 혹독한 시련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자신만의 철학과 올바른 방향성으로 버티고 이겨낸다면 그 무엇보다 달콤한 결실이 자신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자, 지금 스타트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 당신은 지금 스타트업을 할 준비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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