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구독자 20만, 크리에이터 이학석(시디 06)씨를 만나다 <1051호, 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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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구독자 20만, 크리에이터 이학석(시디 06)씨를 만나다 <1051호, 개강호>
  • 임다원 기자
  • 승인 2019.03.03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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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손쉽게 영상을 찍을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가히 동영상 공유의 시대라 부를수 있는 때가 됐다. 동영상 공유의 시대가 도래하며 함께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유튜버다. 유튜버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YouTube에 영상을 게시하는 이들로 최근에는 영상의 조회수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이들도 생겼다. YouTube에는 매일 새로운 영상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기 때문에 수많은 영상 사이에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영상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능력이 되었다. 구독자 20만 명을 보유한 ‘무파사’ 채널을 운영하는 이학석 씨는 사랑받는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다. 명대신문이 이학석 씨를 만나 채널 관련 이야기와유튜브 전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시작 전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활동명인 ‘무파사’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A. 제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심바’예요. 라이언킹을 좋아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아기 사자같이 귀여워서 극 중 사자 캐릭터인 심바로 이름을 지었죠. 그 뒤에 이메일 등에 닉네임을 짓는데, 뭘할까 하다가 심바 아빠 캐릭터 ‘무파사’로 지었어요. 어감도 괜찮고 평소 좋아했거든요. 그게 유튜브까지 이어진 거죠.


Q.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비교적 최근 등장한 직업군인 것 같아요. 어떤 직업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도, ‘내 생각을 나와 같이 평범한 누군가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직종인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영상 찍는 걸 좋아해도 아마 영화감독이 될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 전공자도 아니고, 그들에 비하면 훨씬 모자란 실력이니까요. 다만, 그걸 작게나마 영상 속에서 발현할 수 있는 게 엄청난 자유잖아요. 아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 자격증은 있지만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정샘물 선생님 수준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좋아하는 취미를 공유하는 거죠. 그게 가장 커요. 어떻게 보면 메이저를 피해서 마이너한 시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직업이에요.


Q. 아내 김다영*님이 이전부터 뷰티 유튜버로 활동했다고 알고 있어요. 비교적 유튜브에 대한 지식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A. 지식뿐만 아니라…. 전문 용어로 '버스 탄다'고 하죠?(웃음) 많은 혜택을 받았어요. 초기 구독자가 2~3만 명에 도달하기까지 두 달이 안 걸렸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2~3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려면 1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기본적으로 제가 말이 많고 나름대로 재치가 있는 사람이라 그게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구독까지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구성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과 큰 도움을 받았죠. 기술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저는 동영상에 대해서 아예 무지했거든요. 모르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아내의 말이 매우 큰 조언이 됐죠. 
(*다영 DAYEONG 채널, 구독자 606,409명, 2019년 3월 1일 기준)

육아 유튜버, '도담이 키우기'
Q. 육아, 가정 콘텐츠가 매우 많은 것 같아요
A. 처음에는 그게 주 콘텐츠였죠. 저는 원래 유튜브에 관심이 없었어요. 하고 싶지도 않았고, 보지도 않았죠. 당시에 아내가 유튜브를 3년째 하고 있었지만 아내 영상에 나오는 것도 꺼려했어요. 그러던 중 아내가 임신해서 제가 일을 그만뒀어요. 유튜버인 아내가 경제적인 수익이 더 크다 보니까 일을 계속해야 했고, 옆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죠. 그래서 그 기간을 보좌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가정주부가 됐고 그 상황에서 뭐라도 해볼까 하다가 ‘임신한 걸 유튜브에 좀 남겨보면 어떨까?’ 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유튜브 이름에 아이 태명을 담아 ‘도담이 키우기’로 지었어요. 아이를 키우게 될 거니까요(웃음). 그 뒤에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
의 100일 정도까지 주 콘텐츠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였어요.

Q. 유튜브뿐만 아니라 Dingo에서도 ‘사연 있는 남자’라는 육아 방송을 하셨네요?
A. Dingo Family의 전신인 Dingo Mom이라는 채널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 게스트로 출연해달라는 의뢰가 왔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육아 유튜버’가 없었거든요. 아기가 나오는 유아 채널은 있었어도 육아 유튜버, 게다가 남편이 하는 육아 vlog**는 없었죠. 어떻게 보면 한 획을 그은 건데(웃음). 그러다 보니까 당시에는 섭외할 사람이 저밖에 없었겠죠. 또 콘텐츠들이 육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기도 했었을 거고요. 섭외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또 여러 크리에이터 분들이 생겼더라고요. 
 (**vlog = blog와 video의 합성어)

Q. ‘도담이 키우기’ 채널에서 시작해서 ‘무파사’로 채널명을 바꾸셨어요. 바꾸
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복합적인 힘듦이 있었어요. 부정적인 사고에 빠진 시기가 분명히 있었죠. 지금은 많이 해소됐는데, 지금 도담이를 영상에 노출하는 거랑 그때 당시에 도담이를 영상에 노출하는 건 마음가짐에 많은 차이가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아이를 상품화시키고 있다는 거에 대한 자책이 강했죠. 마음이 그렇든 그렇지 않든 주 수익원이 아이가 되다 보니까. 아이가 내 수익원이 되는 순간에는 되게 오묘한 감정을 가지게 돼요. 예를 들자면 당장 아이를 데리고 기저귀 하나를 찍으면 누군가 돈 천만 원을 준다는 건데, 안 찍을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항상 그런 갈등 속에 살아야 하니까 아예 이걸 던져버리는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저로선 배수의 진을 친 거예요. 그런 포맷을 비판하고자 하는 건 아니에요. 누군가에겐 생계가 달린 일일 수도 있고 일을 통해 가정이 화목하다면 문제 될 건 없어요. 그런 채널들도 많고요. 그런데 ‘우리’는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어요. 아내도 제 결정을 충분히 존중을 해줬고 본인도 아이가 그런 방향으로는 소비되지 않았으면 하더라고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아내가 관리하는 SNS 계정도 광고나 협찬은 일체 올리지 않아요. 거기는 정말 ‘덕질 계정’인데, 저희는 아이를 그렇게 남겨두고 싶었어요.


Q. 힘든 결정이셨을 것 같아요
A. 만약에 다른 수익원이 없었다면 그런 결정을 감히 못 했을지도 몰라요. 저는 스스로 떳떳할 수 있는 이유가 여유에서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감히 그런 포맷을 비판할 자격도 없고. 솔직히 경제적으론 힘들지 않았어요. 일전에 영상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도담이 키우기 채널 당시의 수익이 연단위로 따지면 억이 넘어가요. 그러니까 인간적으로 아쉬움은 있었죠. 그 수익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지잖아요? 인생 즐기며 살 수 있고. 그런데 모르겠어요. 영상을 올리면서 숙제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 이학석, '무파사'
Q. 요즘은 어떤 기준으로 영상을 만들고 올리시나요?
A. 기본적으로 지금 영상을 만드는 기준은 제게 일어난 일이에요. 내가 살아가는 족적을 남기고 싶은 거죠. 유튜버가 되려면 그렇게 마음먹는 게 편해요. 내가 유명한 채널이 되어서 돈을 쓸어 모으겠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는 게 너무 힘들어져요.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내 자취를 남기는데, 그 수익으로 생활은 되어야 할 것 아니에요? 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뒤 상업적인 영상과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영상을 분리해서 올리는 거죠.


Q.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셨는데, 전공이 현재 활동에 도움이 됐나요?
A. 지대한 영향을 받았어요. 일단 시각디자인학과를 다니며 배운 것 중에 가장 큰 건 조형에 대한 이해였어요. 조형이라는 게 단순히 사물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들이 될 수 있어요. 미적으로 바라봤을 때 저게 왜 보기 좋은지 이해하는 능력을 대학에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학업을 열심히 한 건 아니지만 소위 ‘내가 당길 때’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원론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컸거든요.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영상이든 사진이든 그래픽이든. 전단지를 제작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보이기 좋은 걸 만들어서 접근성을 높이는 건 중요하니까요. 그런 원리를 가르쳐주는 건 대학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대학 시절의 ‘이학석’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A. 저는 그냥 낙제생이었죠. 항상. 하지만, 교수님들이 예뻐해 주셨던 것 같아요. 미워하시진 않았어요. 타 학과 교수님들, 영상 교수님들도 좋아해 주셨죠. 그때도 되게 특이했거든요. 당시에 교수님들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런 애들이 서울역 가거나 잘 되거나 둘 중 하나다”(웃음). 재능을 잘 다듬는 법을 대학에서 교수님들을 통해 배웠어요. 특히 영상디자인전공의 김종환 교수님께 자유롭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죠. 


Q. 다시 영상 얘기로 돌아가서, 영상을 찍을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A. 영상을 찍을 때 가장 힘든 점…. 기본적으로 제 영상이 누군가를 촬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촬영하기 때문에 그게 힘들어요. 예를 들면 장비 세팅하고 이런 일보다, 카메라에 대고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요즘 주를 이루는 대형 채널 중 남이 찍어주는 포맷이 많은데, 저는 아무래도 혼자 다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1인 미디어의 특성상 내가 찍고 있는 카메라에 내 말과 행동들을 모두 녹여내야 하니까요. 
Q. 반대로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A. 구독자들이죠. 나로 하여금 누군가 힘이나 동기부여를 받는다는 게 인간에게 굉장히 큰 동기를 부여해줘요. 뻔한 이야기고 흔한 이야기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냥 툭 던진 말인데 그게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잖아요. 언제나 생각하고 있는 거고 이 나이쯤 되면 생각할 수 있는 건데 어린 친구들에게는 그게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새롭게 느끼는 점은, 영상을 던져놓으면 그 해석이 다들 남달라요. 물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부정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뭔가를 얻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낄 때, 정보가 아니라 생각을 공유할 때 보람을 느끼죠.

Q. 최근 영상을 보면 ‘이학석’이라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된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좋은 것 같아요. 부담도 물론 있지만, 부담이야 영향을 주는 사람이나 집중을 받는 사람이면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요. 다 떠나서 한 사람의 자아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거든요. 모두가 연예인을 꿈꾸진 않더라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요. 그게 실현되기 시작했을 때 보람은 상상을 초월하죠. 느껴보지 못하면 알 수 없거든요. 

Q. 그런 ‘이학석’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A. 채널의 목표가 사실 제 목표예요. 거의 동기화가 됐어요. 사람이 자기 직업에 빠지면 그것만 보이듯이. 돈을 좇으면 안 되지만 저는 이 채널 목표를 백만 구독자로 설정했어요. 도전할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할 테니까. 백만 명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그런?

Q.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돈 때문에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돈을 잘 번다는 소문이 너무 커지니까 놀고먹는 것처럼 비쳐서요. ‘Star is born’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스타의 기질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잖아요. 말투라든지 이런 게 대중적이냐 아니냐는 거죠. 저도 영상에서의 말투는 특이하지만 그게 대중적이냐 아니냐는 제 구독자 숫자가 결정을 지어주잖아요. 약간 마이너 한 거죠. 어떤 분야든지 마찬가지겠지만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시대가 동영상 공유의 시대잖아요? 이 시대를 즐기는 마음으로 했으면 해요. 옛날에 싸이월드 하듯이 지금 유튜브가 대세인데(웃음).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전 국민 유튜버 만들기”가 목표라고. 돈이 되건 안 되건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페이지처럼 자기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거지, 시작하는 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누구든지 해볼 수 있어요.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이고. 남보다 한 발자국 먼저 가지 못해 성공하지 못했다고 그걸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무파사님 영상이 끝날 때 늘 나오는 시그니처, ‘ㅃㅇ’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아 음성으로요? (웃음).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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