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최근 큐레이션 서비스로 구현되어 새로운 가치창출의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란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성향과 환경 등을 고려하여 1대1 맞춤형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오늘날 정보의 과잉 · 콘텐츠 홍수시대에 큐레이션 서비스는 개인의 취향과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를 선별해 준다는 점에서 장점을 지닌다. 실례로 △넷플릭스 △유튜브 △멜론 등의 온라인 기반 콘텐츠 회사들은 이러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편파적 선택심리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즉 맞춤형 정보 서비스는 정보의 홍수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에게 시간절약 · 취향저격이라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다양한 정보에 대한 노출 및 균형 잡힌 시각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예를 들어, 뉴스의 경우 알고리즘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는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기사들만을 제공하기에 결과적으로 정보의 쏠림 현상을 이끈다. 음식으로 치면 편식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이러한 맞춤형 정보 서비스에 길들여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확증편향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최근 관련 연구들은 SNS 이용자의 경우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확증편향으로 인해 다양한 의견을 외면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특히 정치에 있어 이러한 확증편향은 사회 갈등의 하나인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의 심리적 경향을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 효과라 한다. 이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처럼 인간이 쉽게 범하는 편파적 선택심리 중 하나다. 올 한 해도 이제 한 달이 채 안 남은 시점에 이러한 자기중심적 편향성으로 인해 상대방의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에 귀를 닫고 지냈는지 잠시 스마트 폰을 꺼두고 성찰해 보는 스마트함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