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영리병원 개설, 조건유지가 관건이다 <1049호, (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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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영리병원 개설, 조건유지가 관건이다 <1049호, (종강호)>
  • 곽태훈 기자
  • 승인 2018.12.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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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이하 원 제주지사)는 지난 5일 국내 1호 외국계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조건부 허가한다고 밝혔다. 원 제주지사가 밝힌 조건사항은 외국 자본만 투자할 수 있게 하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며 진료과목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네 가지로 한정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조건부이긴 하지만 제주도에 국내 최초의 영리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한 지 3년만이다. 지금까지 국내 병원은 전부 비영리로만 운영됐다. 비영리병원에서 얻은 수익은 법인 설립 목적에 맞게만 사용할 수 있으며 개인이 병원 수익을 외부로 가져가는 건 불가능하다. 반면, 영리병원은 일반 사기업처럼 투자자가 투자 지분만큼 수익을 가져갈 수 있으며 이렇게 얻은 수익금을 법인 설립 목적 외적으로 재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영리병원의 운영이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롭다보니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0월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에서 제주도민 180명을 상대로 개원허가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단의 58.9%에 해당하는 106명이 개원허가 반대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녹지국제병원을 시작으로 병원 영리화의 바람이 불 수 있으며, 그 결과 의료공공성에 심각한 훼손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원 제주지사는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원허가 결정에 대해 지난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미 보건복지부의 허가에 따라 짓고 인력까지 채용한 상황에서 모든 방법을 검토했지만 방법이 없어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고 전하며, 의료공공성 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의료법을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영향이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는 조건부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국내 첫 영리병원이라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일자리 창출과 외국 자본 유입, 의료서비스 산업의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 제주지사가 말한 조건이 잘 지켜졌을 때의 이야기다. 만일 이러한 조건이 명백히 지켜지지 않는다면 기우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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