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 뭐. <10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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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 뭐. <1048호>
  • 명대신문
  • 승인 2018.11.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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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9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팀이 공개한 ‘뉴스빅데이터로 보는 신조어’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한 신조어는 ‘스펙’이었다. spec은 Specification의 줄임말로 전자제품의 사양이나 기능을 표하던 단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취업준비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말로 통용된다. 그런 와중 외모가 스펙임을 의미하는 신조어 페이스펙(face + spec)도 등장했다. 어학 능력이나 자격증, 공모전까지는 노력해보겠건만 타고난 외모까지 스펙이란다. 몇몇 청년들은 이제 취업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통계청의 ‘2018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전체 약 435만 명 중 10.0%로 나타났다. 청년 100명 중 10명이 실업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청년들이 기업이 원하는 상에 자신을 맞춰갈 수밖에 없는 이유,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져만 가는 이유다.

그런 와중 최근 대학가나 사회에서 ‘세습’이 화두다. 부모가 교단에 선 학교에 편입학해 학점 이득을 취하거나 부모의 논문에 자식의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선망하던 공기업의 고용세습 소식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준다. 부를 창출할 직업까지 대물림 해주는 사회. 현대판 음서제도라는 말이 딱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 뭐”. 흔히 들어본 말인데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외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외모로, 또 부모로 취업에서 평가되고 있는가.

현 정부는 공기업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채용 과정에서 차별적 편견요소를 배제하고 청춘들을 평가하겠다는 뜻이 확고히 느껴진다. 이에 하반기 공채 시즌, 대다수 기업도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 도입과 함께 들려오는 고용세습 소식은, 청춘들에게 씁쓸한 웃음만을 안긴다. 채용과정에서 외모나 핏줄보다 개개인의 능력이 우선시 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된다면 청년들에게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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