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 나누되 빠개지는 않도록 <10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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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지팡이, 나누되 빠개지는 않도록 <1047호>
  • 곽태훈 기자
  • 승인 2018.11.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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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까지 전체 경찰 인력의 36%에 해당하는 4만 3천명을 지자체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는 내년 하반기부터 △서울 △제주 △세종 지역을 포함한 5곳에서 시범운영 후 단계적으로 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경찰은 기존 중앙정부 산하 국가경찰위원회에 소속돼있는 국가경찰과 시 · 도지사 산하 시 · 도 경찰위원회에 소속되는 자치경찰로 나뉜다. 자치경찰은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대응해 신설되는 자치경찰본부, 자치경찰대(단)로 배치돼 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안전 △교통 △지역경비 등 주민밀착형 사무와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음주운전 등 민생치안 사건에 한정된 수사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전국적 규모 또는 통일적인 처리를 필요로 하는 사무나 △광역범죄 △극악범죄 △일반형사 사건에 대한 수사는 국가경찰이 맡게 된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지난 13일 ‘문재인정부 자치경찰제 도입초안 공개’ 보도자료에서 자치경찰제 도입 방향에 대해 주민밀착 치안 활동력 증진과 경찰권의 민주적 설계 및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는 독립성에 관한 문제다. 현재 도입하려는 자치경찰제는 자치경찰본부장과 자치경찰대장을 시 · 도 경찰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 · 도지사가 임명하는 형태다. 시 · 도 의회에서 2명, 법원에서 1명, 국가경찰위원회에서 1명을 추천받는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는 시 · 도지사가 모두 임명하는 체제에서 단체장의 권력 비대화를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는 업무의 혼선이다. 범죄가 벌어질 당시 범죄의 성질 및 규모를 즉각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이원화된 경찰이 서로에게 업무 떠넘기기식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치안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때문에 일단 해보고 부작용을 수정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더욱이 지양돼야 한다. 진정 민생치안 강화를 위한다면 우려되는 부분들에 대해 세밀하게 귀 기울이는 정부의 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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