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과자처럼 가볍게 즐기다! <1046호(창간기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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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과자처럼 가볍게 즐기다! <1046호(창간기념호)>
  • 조유빈 기자
  • 승인 2018.11.05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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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투리 시간을 책임질 '스낵 컬처'

가볍게, 어디서나, 부담없이

2007년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에 처음 등장한 용어인 스낵 컬처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낵에서 유래된 말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웹예능 등은 모두 다양한 콘텐츠에서 성장하고 있는 스낵 컬처 중 하나이다. 역대영화흥행순위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천만 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처럼 스낵 컬처는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점차 주류 문화로 성장해 가고 있다.

스낵 컬처가 열풍을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가 ‘가벼운 내용’을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적은 비용 부담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TV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만 골라 볼 수 없었으며, 방영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그 시간대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지 않으면 시청할 수 없었다. 반면, 스낵 컬처는 딱딱하고 정교화된 내용이 아닌 가벼운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틈날 때 잠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웹툰과 웹소설, 웹드라마는 대부분 공짜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웹툰 아이콘을 클릭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무료 혹은 평균 11초 내외에 해당하는 짧은 광고를 감상한 뒤 시청할 수 있다. 100메가를 기준으로 IPTV 주요 기업인 △SK 브로드밴드 △올레 KT △LG 유플러스를 대상으로 인터넷과 TV를 가입시 월 평균 37,363원이 소모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스낵 컬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전국 25,000 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32,5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인구 중 스마트폰 이용자(최근 1개월 내 스마트폰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87.8%이며 이 중 하루에 1회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97.8%이다. 주평균 14시간 이상 이용하는 사람은 31.3%를 차지했다. 더불어 지난해 8월 30일, 20대 · 대학생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최근 1주일 내 온라인 영상을 1회 이상 시청한 경험이 있는 전국 19~34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934세대 온라인 영상 콘텐츠 및 광고 시청 행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소셜 스낵 영상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1934세대는 90.2%로 나타났다. 특히 20~24세 집단의 이용률은 97.7%로 SNS와 친숙한 20대 초반 대학생을 중심으로 소셜 스낵 영상이 소비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한 온라인 콘텐츠를 주로 접하는 채널은 대학생 응답자의 경우 페이스북(90.6%), 인스타그램(59.4%) 등 소셜 네트워크 기반 채널을 통해 영상을 접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스낵 컬처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정동훈 교수(이하 정 교수)는 “인간은 속성적으로 모바일이다.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움직이며 생존과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모바일스럽지 못한 삶을 살았던 이유는 기술이 지원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반 사회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LTE 네트워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에 인간은 이동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상황에 적합하게 기술을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바일 문화가 생성됐고 모바일 기기 사이즈에 맞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제작됐다. 소비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이동하면서 잠깐 잠깐 보기 위한 최적화된 문화 양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인데, 그게 바로 스낵 컬처다”라고 전했다.

▲네이버 TV캐스트 웹드라마 코너 캡처

이처럼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의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스낵 컬처 인기 또한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이에 발맞춰 네이버는 네이버 TV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웹드라마, 웹예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TV, 카카오 채널 등을 통해 짧고 재밌는 스낵 컬처 콘텐츠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낵 컬처 문화가 성장하는데 영향력을 끼쳤던 대표적인 ‘스낵 컬처’ 작품에 대해 알아보자.

 

대중들의 시선을 끈 스낵 컬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는 20대 초반 남녀 주인공들의 △대학생활 △연애 △우정 이야기를 5분 내외 짧은 영상 안에 담은 온라인 콘텐츠로, 지난해 6월 25일 파일럿 2편이 공개된 뒤부터 2030세대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3월과 6월 본편인 시즌1(총 8회)과 시즌2(총 12회)가 잇달아 제작됐고 지난달, 시즌3(총 12회)이 종영됐다. 네이버TV 캐스트와 유튜브, 페이스북 동영상 플랫폼에서 합산한 세 시즌의 평균 조회수는 에피소드 당 3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또한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2>의 마지막 OST인 가수 김나영의 ‘그럴걸’과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 3>의 가수 폴킴의 ‘있잖아’는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 현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대만 △베트남 △홍콩 △태국 그리고 영어권 팬들을 위한 채널을 개설해 운영중이며 이 채널의 글로벌 조회수는 3억 뷰에 해당할 정도로 웹드라마의 흥행에 영향을 미친 스낵 컬처 콘텐츠 사례로 자리잡았다.

<연애플레이리스트>의 애청자이자 대전 소재 대학 유아교육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정가영 학생은 <연애플레이리스트>를 보며 “대학생들의 청춘 공감 연애를 다룬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연애 경험이 많이 없는 나에게 많은 환상을 심어 주기도 한다”며 “현실에서 일어날 법도 하지만 막상 주변에서 드라마와 같은 연애를 경험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연애플레이리스트를 보면서 설레는 감정도 많이 생기고 연애 세포가 생기는 것 같아 연애가 더욱 더 하고 싶어진다”고 전했다.

웹예능의 역사를 새로 쓴 스낵 컬처 콘텐츠로는 포맷조차 생소했던 <신서유기>가 있다.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구성한 <신서유기>는 출연진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맡아 전 세계의 유명지를 돌아다니고 게임과 미션 수행을 하며 웃음을 선사하는 웹예능이다. <신서유기>는 지난 2015년 9월, 웹과 모바일을 통해 공개되면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공개된 신서유기는 시즌 1편 종영 이후에도 관심이 증폭돼 5,0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중국에서 신서유기를 단독 공개한 포털 QQ에서도 5,0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겼다. 그 인기와 함께 신서유기는 tvN의 TV프로그램으로 편성되기도 했으며 현재 <신서유기 시즌 6>이 방영 중에 있다. 이처럼 웹예능 <신서유기>는 짧은 시간 안에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스낵 컬처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부상했다.

숭의여자대학교 주얼리디자인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어희선 학생은 시즌 1때부터 지금까지 신서유기를 즐겨보고있다며 “출연진들만 보고 처음부터 기대했었는데 인터넷으로 방송한다는 소식에 ‘인터넷으로만 시청할 수 있다던데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하면서 타 방송에 비해 수위가 더 널널하다는 느낌이 있어 리얼리티가 잘 사는 것 같았다. 무조건적인 간접광고도 없어 보는데에도 불편하지 않았고 또 이 조차도 개그로 승화하는 것 같아 전체적으로 가볍게 보면서도 뇌리에는 진하게 남는 개그 프로그램이라 신선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스낵 컬처 이용한 색다른 마케팅

최근에는 스낵 컬처의 붐에 따라 이와 같은 콘텐츠를 기업에서 마케팅 기법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이 자체 제작한 웹드라마 <퀸카메이커>가 있다. 면세점 모델인 배우 이준기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 △2PM의 찬성 △EXO의 찬열, 세훈 △배우 이종석, 지창욱, 이민호 등 각 에피소드마다 인기연예인이 남자 주인공으로 참여해 누적 조회 수 1억 건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퀸카메이커>는 드라마의 배경으로 롯데면세점 영업점의 쾌적한 쇼핑환경 및 편의시설,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제시해 마케팅 효과를 이용했다. 또한, 기업에서 브랜드 웹툰을 제작해 마케팅을 전개한 사례도 있다. KT가 웹툰 작가 이동건과 함께 제작한 <지니의 세포들>은 인기 웹툰인 <유미의 세포들>의 설정과 캐릭터를 가져와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형식의 웹툰이다. <유미의 세포들>이 주인공인 유미에게 존재했던 감정 세포 캐릭터처럼 KT의 인공지능 TV인 ‘기가지니’의 여러 감정 세포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웹드라마 콘텐츠를 통해 색다른 청소년 교육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은행연합회에서는 금융 교육 웹드라마 <얘네들 MONEY>를 6부작으로 제작해 네이버, 페이스북 등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아이돌 그룹 빅스의 멤버 엔이 주인공을 맡아 교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금융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스낵 컬처를 이용하는 현상에 대해 정 교수는 “이는 타켓 층에 가장 효과적인 기법이다”며 “기업에서 주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데 이들은 TV를 잘 보지 않는다. TV가 있는 공간에 머물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그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모바일 디바이스에 익숙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타깃층을 대상으로 할 때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기기에 가장 효과적인 콘텐츠를 찾게 됐는데 그게 바로 웹콘텐츠이다. 중년층이 즐겨봤던 만화를 젊은 층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형식의 웹툰으로 보는 식이다. 기업은 타깃층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효과 측정을 정확히 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좋다. 이처럼 기업의 측면에서도, 사용자의 측면에서도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니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고 전했다.

 

‘스낵 컬처’가 올바른 문화가 되기 위해

그러나 스낵 컬처에도 문제점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스낵 컬처 중독 자가 진단표’가 나타날 정도이다.

▲스낵 컬처 중독 자가 진단표 (출처/ 한겨레)

또한, 스낵 컬처의 대표적 매개체인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칭하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스몸비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걷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가 높다. ‘2017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서 음악듣기, 동영상보기 등의 ‘여가활동’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수치가 조사인원의 91.5%에 해당하는 것을 감안하면 스낵 컬처의 시청이 스몸비를 양산하는 데 영향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또한, 거짓 정보나 수위 높은 표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영상을 포함한 인터넷상의 모든 정보는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는다. 방송이라고 말하지만 법적으로는 정보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방송법의 적용을 받는 방송과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는 방송은 내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KBS 방송은 엄격한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내용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으며, 광고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방송법에 적시된 내용에 따라야 하고, 언어의 사용이 조심스러우며, 내용 역시 제한적이다. 그러나 웹콘텐츠는 헌법, 형법, 민법 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내용도 방송할 수 있다. 욕을 해도 되고, 먹방과 같이 주제의 제약도 없다. 따라서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정보가 유통될 수 있다. 또한 내용의 자유는 한편으로는 특정 계층에게는 매우 부정적일 수 있다. 재미와 윤리 사이에 균형잡힌 콘텐츠 제작을 위해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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