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커피가 재배되고 있다 <1046호(창간기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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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커피가 재배되고 있다 <1046호(창간기념호)>
  • 황호림 커피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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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의 정보프로그램에 심심치 않게 방송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커피농장에 관한 소식이다. 하남, 팔당 등 수도권을 비롯한 강원, 경남, 전남, 제주 등 전국팔도에 커피농장이 개소했다든지, 어떤 이벤트를 진행한다느니 하는 보도와 방송이 줄을 잇고 있다. 알려진 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세계 교역량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석유나 커피가 단 한 방울, 한 톨도 생산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커피농장이 만들어지고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니 다소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커피 재배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다만 15세기 중반경 예멘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된 것은 확실하다. 1538년, 예멘을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이 주민들에게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이 전부터 재배가 이루어진 것은 확실하다. 오스만 제국은 커피 생산을 독점하기 위해 예멘에서 종자와 묘목을 반출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1636년 예멘 북부 산악지대의 시아파 왕조 라시드가 오스만을 몰아내고 예멘 전역을 장악한 후에도 이러한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17~18세기에 두 개의 각각 다른 경로로 예멘에서 반출된 나무가 각각 티피카와 부르봉이라는 품종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커피는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25도, 남위 25도에 걸쳐있는 커피존 혹은 커피벨트에서 생산되는 작물로 알려져 있다. 이상기후 탓인지는 몰라도 현재는 북위 28도선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후가 변하고 기온이 올라가도 영상 5도 이하를 밑도는 겨울이 있는 국가에서는 커피 재배가 불가능하다. 추위에 노출된 커피나무는 입이 까맣게 타들어 가면서 곧 동사하기 때문이다. 커피나무의 동사를 막기 위해서는 겨울에도 영상 5도 이상의 기온을 항상 유지시킬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커피농장들은 비닐하우스 재배방식을 택한다. 겨울에도 20도 안팎의 따스한 기온과 일정 수준의 습도를 유지할 장치를 설치해서 겨울에 난방, 여름에는 냉방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 난방과 냉방을 위해서는 전기시설 혹은 지열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최근에는 지열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이는 지자체마다 지원 범위는 다르지만 지열 시스템을 구축하는 농가에 최대 70%에 이르는 시설 투자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축된 지열 시스템은 지하 150m 이상 아래에 있는 지하수를 퍼 올려 겨울에는 난방용으로 여름에는 냉방용을 바꿔 사용한다. 심층 지하수는 물의 온도가 12도 정도로 일정한데 겨울에는 이 물을 보일러로 끓여 난방용으로 공급하고, 30도를 웃도는 여름에는 이 온도의 물을 냉방용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아열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농장에서 수확된 커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아쉽게도 시설투자비가 많이 드는 단점으로 인해 농장을 몇백만 평 이상으로 크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각각의 커피농장에서 생산되는 커피양은 톤 단위를 넘지 못한다. 커피 열매에서 스킨과 과육을 제거하고 정제과정을 거친 커피생두의 양이 톤 단위를 넘어야 상품화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만, 생산량이 여기에 못 미치니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커피농장은 체험형이나 관광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정한 비용을 내고 정해진 양만큼 커피 열매를 수확하게 한다든지, 체험비를 내면 커피농장을 둘러보고 커피 추출을 해볼 수 있도록 하는 일회성 사업이 주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을에 해당하는 10월~11월에 비닐하우스의 커피농장에서도 수확이 이루어진다. 견학 비용으로 2~3만 원만 내면 일정량의 커피 열매도 수확할 수 있고 커피가 재배되고 가공되는 과정을 배울 수도 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까운 하남이나 팔당으로 커피 체험 한번 다녀오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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