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를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 <10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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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를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 <1045호>
  • 조유빈 기자
  • 승인 2018.10.1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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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말하는 소비행태로 자리잡다.

2018년 무술년, 개띠 해를 맞아 소비 트렌드 전문가들은 올해를 ‘왝더독(WAG THE DOG)’의 시대라고 지칭한다.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왝더독은 몸통이 중심이 되어 꼬리를 흔들어야 하는 본래의 이치와는 달리 꼬리가 몸통을 뒤흔든다는 주객전도의 뜻을 담고 있다. 한국 사회의 소비 흐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자신의 사회 · 정치적 이념을 소비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들 수 있다. 단순한 신조어 탄생을 넘어서 개개인의 경제 활동이 가치관 형성에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현상, 미닝아웃에 대해 소개한다.

나를 보여줘!

▲사진은 마리몬드사이트에서 제작한 핸드폰 케이스, 에코백을 소개하는 사진이다.

서울 소재의 대학에 재학 중인 김윤지 학생은 얼마 전 SNS에 새로 구매한 마리몬드(MARYMOND) 핸드폰 케이스 사진을 올렸다. 그녀는 “가수 수지와 같은 유명한 연예인이 끼고 다녀서 알게됐다. 처음엔 그냥 예쁘다는 생각만 했는데 조금 더 알아보니 착한 핸드폰 케이스로 유명한 브랜드이더라”며 “생각보다 비싸기도 했지만 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나의 생각을 전하고자 SNS에 올렸다”고 밝혔다.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 분 한 분의 인생을 모티브 삼아 이를 핸드폰 케이스, 에코백 등 제품에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소셜벤처이다. 또한 영업이익의 50% 이상이 위안부 역사관 박물관 건립 기금,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복지 기금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평소 가방에 세월호 리본을 달고다니는 고다현 학우의 가방이다.

성신여자대학교 윤리교육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고다현 학생은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의미를 가진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고 다닌다. 그녀는 “세월호 사건의 충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뎌지고 잊혀질까봐 안타까웠다. 내가 작은 뱃지를 구매하는 소비행동이 세월호의 상징성을 갖는 리본을 통해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하고 어린 학생들이 과거를 아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닝아웃, 왜 트렌드가 되었을까

앞서 제시한 사례는 미닝아웃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트렌드 코리아는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소비하는 ‘소확행(小確幸)’,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선사하는 제3의 공간인 ‘케렌시아(Querencia)’ 등과 함께 미닝아웃을 선정했다. 미닝아웃이란 소비자 운동의 일종으로서, 정치적 · 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인 것이다. 미닝아웃에 대해 처음 소개한 「트렌드 코리아 2018」의 공동저자인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이준영 교수(이하 이 교수)는 미닝아웃이 현대사회의 트렌드로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개성을 추구하고 자신의 신념이나 의사와 같은 점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데에 관심이 많아서 이와 같은 미닝아웃트렌드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미닝아웃에는 SNS상의 해시태그 운동, 소비를 통해 표출하는 개념 소비, 슬로건 티셔츠과 같이 여러 형태가 있다. 요즘에는 자신의 신념을 드러냄에 있어 게임적 · 놀이적 요소를 통해 참여를 동요하고 진행하는 것이 접목됐다. 이제는 소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드러내는 활동도 미닝아웃의 확대된 영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특이하고 색다른 미닝아웃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인 유준상 학생은 고등학생 시절 지인의 지목을 받아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가했다. 그는 캠페인에 참여하며 “단지 얼음물을 맞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캠페인의 본질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더 나아가 기부도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 고등학생 신분이라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이른 바 ‘루게릭 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SNS에 올린 뒤 다음 도전자 세 명을 지목해 릴레이로 기부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목을 받은 사람은 24시간 안에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루게릭 병 환우를 지원하는 단체인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해야 한다. 얼음물 샤워를 하는 건 찬 얼음물이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루게릭병의 고통을 잠시나마 함께 느껴보자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별자리 광장에서 ‘2018 아이스버킷챌린지 런’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imbc 뉴스)

플로깅(Plogging)= Pick up + Jogging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
럽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SNS의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Plogging #1run1waste 와 같은 문구를 올려 SNS에 인증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채식과 비건푸드(Vegan Food)

SNS에서 게시글을 내리다 보면 종종 #채식 #비건 #채식주의자 #건강과 같은 해시태그를 표시한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채식 역시 대표적인 미닝아웃의 일종이다.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지만 동물이 식탁으로 올라오기까지의 폭력적 현상에 반대하며 동물보호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또 가축뿐만이 아닌 환경 보호라는 큰 차원에서도 채식주의자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채(Vegetable)와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성한 ‘베지노믹스(Vegenomics)’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만큼 채식이 우리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학가인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채식 카페 ‘카페 SUN’에서 근무중인 직원은 “주로 젊은 분들이 오셔서 사진을 많이 찍어가시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페 SUN은 SNS에서 채식과 비건식당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홍대입구역 주변에 위치한 카페 SUN의 모습이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익명인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SNS를 통해 적극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 펀딩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소방관 △간호사 △경찰관 △군인 △환경미화원, 이 다섯 개 직업군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했던 박상희 씨는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5명의 영웅에게 감사함을 느꼈고 그 감사함을 공유하고자 뱃지를 제작하는 사업을 했다”는 계기를 밝혔다. 이어서 그녀는 “크라우드 펀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유튜버들이나 단체가 아니기에 홍보가 잘 이뤄지지는 않았다. 비록 달성은 어려웠지만 전혀 안면이 없는 후원자들과 그에 따른 후원금들이 모였을 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며 뿌듯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녀에게 크라우드 펀딩 ‘히어로 뱃지 제작’은 그녀의 생각과 그녀를 함께 알릴 수 있었던 재미있는 프로젝트이자 도전이었다.

▲사진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대표 사이트이다. (출처/ 텀블벅)

해시태그 그리고 미닝아웃

SNS의 발달은 오늘날의 미닝아웃을 탄생시키고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SNS의 해시태그는 빠르고 간결하게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을 세상에 소리칠 수 있게 했다. 해시태그는 게시물의 꼬리표를 다는 기능이며 특정 단어 또는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모을 수 있게 한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SNS는 소비자들에게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어 미닝아웃이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는 해시태그를 통해 직접적인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한국HCI학회에서 2016년 발간한 「해시태그를 통한 감정 공유가 지각된 관심 끌기와 사회적 상호작용성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기존의 해시태그는 게시물의 주제를 나타내는 키워드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직접적인 감정 공유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해시태그는 개인의 직접적인 감정 또는 신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미닝아웃의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으로 이러한 해시태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PrayForNepal(네팔을 위해 기도하자)
2015년 4월 25일, 네팔 수도 카투만두에서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공식 사망자만 3,200명에 이르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누리꾼들의 애도 메시지가 네팔로 향했다. #PrayForNepal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추모하는 메시지가 순식간에 퍼졌다. 
#neda #IranElection
2009년 이란에서 대선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IranElection 같은 해시태그를 단 트위터 메
시지가 전 세계로 퍼졌다. 또한 친정부 민병대가 26세 여학생 네다를 총으로 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고 네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아버지 품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이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의 방송되자 #neda #IranElection와 같은 해시태그가 빗발쳤고 이란시위를 대표하는 해시태그로 떠올랐다. 
#세월호 #Remember0416
2014년 4월 16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때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같은 참사는 대중매체, SNS를 통해 곧바로 알려졌고 수많은 누리꾼들이 해시태그를 사용해 고인들과 유가족을 애도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게시글이 SNS상에 끝없이 이어졌다. 

미닝아웃이 불러일으키는 변화

미닝아웃은 자신의 신념을 숨기지 않고 사회 바깥으로 당당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점에서 전문가들은 미닝아웃을 ‘자신감의 발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현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미닝아웃이 우리 사회에 미칠 긍정적 효과에 대해 우리 대학 디지털미디어학과 주연경 교수(이하 주 교수)는 “미닝아웃 소비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문제인데 말해지지 않는지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하고, 건전한 토론 문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미닝아웃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 주 교수는 “일회적인 소비 행동으로 자신의 철학과 사회적인 신념을 지켜냈다고 믿는 슬랙티비즘을 경계해야 한다”며 “아동 학대를 반대하는 티셔츠를 사 입었다고 정말로 아동학대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법률 정비, 제도 정비, 시민의식 향상, 학대아동의 보호를 위한 복지 등 사회전반적인 정치적 · 시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닝아웃을 신중하게 생각한다면, 아울러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신념을 강화시킨다면 우리의 삶도 변화할 뿐만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미닝아웃은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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