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남기 <10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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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남기 <1044호>
  • 이준혁 기자
  • 승인 2018.10.0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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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일 당했을 때, 당당히 요구할 건 해야죠!

아르바이트 구인 · 구직 전문 포털 ‘알바몬’에서 지난 3월 발표한 대학생 아르바이트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5명은 항상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에게 언제 알바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1,386명 중 55.3%가 ‘방학이나 학기에 관계없이 항상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학과 학기 중에 하루 평균 각각 8시간(41.0%)과 4시간(40.3%)씩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돼,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상당한 유휴시간을 알바에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자료로 제출된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이 추산한 최저임금 미달노동자의 32.4%가 20대 노동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을 포함한 20대 노동자들이 아직 자신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알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본지가 짚어보았다.

 

또 다른 판옵티콘(Panopticon), CCTV

아르바이트 구인 · 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지난해 11월 전국 아르바이트생 회원 2,975명을 대상으로 ‘매장 CCTV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1.2%가 ‘CCTV로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알바몬’에서 회원 6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2%가 ‘알바 중 감시를 당한다고 느꼈다’고 응답했다. 감시 방법으로는 ‘CCTV를 설치하고 지켜본다’가 72.5%로 1위를 차지했다.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직원 관리를 위한 CCTV 활용을 경험한 것이다. 실제로, 한동안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매니저가 CCTV를 통해 편의점 근무자에게 하루 100건에 가까운 업무지시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알바 경험이 있는 인천대학교 법학부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신기하 학생은 “CCTV 감시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고 싫어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오히려 진상고객이나 점장님과 이야기할 때 더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CCTV가 활용되는 것을 꼭 나쁘게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안전 및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CCTV를 직원 관리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CCTV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1항에 따라 △방범 △교통정보 수집 △화재 예방 같이 법령에서 허용한 일부 사유에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그렇기에 편의점 등 다수의 고객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설에서 CCTV를 본래 설치 목적을 벗어난 근무자 감시에 사용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25조 제5항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아니 되며,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협력과 신찬용 주무관은 “이러한 영상정보 처리를 어떤 담당자가 어떻게 열람할 수 있는지 근로자들에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면서 “당사자인 근무자의 사전 동의 없이 활용하는 것은 위법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CCTV를 통한 전자감시가 개인의 정보인권에 대한 침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2월에 ‘사업장 내 작업 상황 및 근로자 행동의 모니터링 또는 감시를 목적으로 한 전자장비의 설치가 확산되면서, 근로자에 대한 인권침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함으로써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크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원회 결정을 통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사업장 전자감시로부터 근로자의 정보인권 보호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 김민섭 정보인권 업무담당자는 “사업장 내 CCTV의 필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개인의 정보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기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관계 당국에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바생도 수당과 연차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요?

알바생들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의 상시근로자수를 따져봐야 한다. 상시근로자는 업주를 제외한 전체 근로자를 의미하는데,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르면 ‘1달 동안 근무한 노동자의 수 / 영업 일수’로 상시근로자 수를 구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업장의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내용들을 다르게 명시하고 있다. 상시근로자 5인미만의 사업장은 △휴업 △연장 △야간 △휴일 수당 지급 의무가 적용되지 않고 연차휴가 제도 역시 적용 받지 않는다는 특이한 점이 있으므로, 근로자는 반드시 자신이 속한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위에 제시된 표를 토대로 법적으로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만일 제대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면 전문가에게 노무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돈 벌러 왔다가 돈을 내고 가는데, 실화냐?

통상적으로 현금을 많이 이용하는 일부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는 알바생들은 시재 정산을 한다. 시재 정산은 전산 상의 잔고와 실제 현금 보유액을 대조하는 것을 의미하며, 보통 근무자의 출 · 퇴근시간쯤 이루어진다. 문제는 시재 정산 과정에서 인지하게 된 차액을 근로자의 사비로 메꿔야하거나 업주가 임금에서 공제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는 점이다. 이는 편의점, 독서실 등 보통 알바생이 단독으로 근무하는 영세한 매장일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알바천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산 금액 부족 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 편의점 알바생 응답자 1,440명 중 절반이 넘는 52.5%가 ‘부족한 금액을 그 자리에서 사비로 충당한다’고 응답했고, 16.3%가 ‘월급에서 공제된다’고 답하여, 전체 응답자의 68.8%가 근무자의 사비로 차액을 메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수 있다. 이산 노동법률사무소 소속 이오표 공인노무사(이하 이 노무사)는 “근무자의 과실로 인한 경우에도 월급은 법정공제금을 제외하고는 전액 지급해야 하며, 추후 다시 받는 방법이 아니고서는 현행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한대학교 정보통신과를 휴학하고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윤영주 학생은 “손님이 갑자기 몰릴 때면 정신이 없을 때가 많은데 이때 차액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5천 원 가량에서 많을 때에는 1만 원까지 차액이 생기지만 내 잘못으로 인해 생긴 것 같아 사비로 채운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설문조사에서 편의점 알바생 응답자 중 87.5%가 시재 점검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억울한 일 당했을 때에는…

익명을 요구한 우리 대학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A 학우는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면서 그동안 제대로 받지 못한 임금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돌아온 것은 사업주의 폭언이었다”며 “6개월동안 무단 지각이나 결근 없이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못 받은 임금을 요구했더니 나를 게으르고 나쁜 사람으로 몰아갔다”고 자신의 경험을 회상했다. 대형 PC방에서 야간 알바를 했던 B 학우는 “근무시간이라고 하더라도 계산대쪽에 앉아있으면 휴식을 취한 것이라며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길래 노동청에 신고하려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사업주가 변호사 같은 사람을 데리고 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신고할 경우 돈을 도로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근로자가 아직 사회초년생인 대학생이라는 점을 이용해 부당하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공인노무사회가 운영하는 청소년근로권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이 기관에서 해결된 상담만 39,05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노무사는 “임금채권의 시효는 3년”이라며 “그렇기에 퇴직하고도 미지급된 임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근로권익센터는 만 15세부터 만 24세인 청소년 노동자들을 위해 무료 노무상담과 권리구제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의 방식을 통해 상담이 접수되면, 상담을 통해 사건을 파악하고 지역별 보호위원이 배정된다. 이후 전문 상담을 통해 신고할 의사가 확인되면 진정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대리해주며 노동청의 사건조사 출석이나 진술을 대리하여 근로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에 대해 이현지(행정 18) 학우는 “큰 돈이면 모르겠는데 작은 돈을 받으려고 신고하면, 노동청에 출석하고 관련 서류도 작성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었다”며 “앞으로는 이런 좋은 제도를 활용해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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