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을 붙들고 나발로 마시던 대학가의 풍습은 이제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와인과 정종, 사케(일본 전통주)에 이르기까지 대학생들의 술에 대한 선호 폭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술마다 나름의 매력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다양한 재료의 맛(味)과 시각적인 아름다움(美) 그리고 매혹적인(迷) 칵테일 쇼가 돋보이는 칵테일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칵테일, 그 속을 들여다보자.
취향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칵테일은 대학가의 음주문화 변화와 맞물려 많은 대학생이 찾고 있다. 홍혜은(문창 09) 학우는 “소주나 맥주와는 다르게 칵테일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적당히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바텐더 10년차에 접어든 유재광(‘더 하이브 바 앤 테라스’ 운영) 씨는 “최근 칵테일을 찾는 연령층이 다양해졌고 그 중에서도 대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값싸게 금방 취하는 술보다 맛과 질을 따지는 대학생이 늘어나 칵테일을 선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바텐더 김대민 씨(이하 김 씨)는 “칵테일의 종류는 최소 2만 가지 이상 된다”며 “종류가 많은 만큼 본인의 취향과 기호ㆍ도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칵테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종류만큼 칵테일의 이름도 독특하다. 이는 19세기 초반 미국에 금주령이 내려진 뒤, 칵테일을 마음 놓고 주문하지 못 하게 되자 독특한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김 씨는 “어떤 칵테일은 만든 사람의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 이처럼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며 “한글로 된 칵테일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칵테일의 시각적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칵테일의 매력과 관련해 김 씨는 “칵테일에 담는 얼음을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만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칵테일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많은 바텐더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칵테일은 그 종류만큼 담는 잔도 다양한데, 주로 위스키를 담아 마신는 리큐르 글라스Liqueur Glass와 역삼각형 모양의 칵테일 글라스Cocktail Glas, 얼음을 많이 넣는 칵테일에 사용하는 고블렛Gobler까지 어떤 잔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다양하다. 김 씨는 “주로 도수가 강한 칵테일은 작은 잔에 담고, 주스류가 많이 담긴 칵테일은 큰 잔에 담는다”며 꼭 정해진 잔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칵테일을 주조할 때 현란하게 흔드는 ‘플레어(Flair, 칵테일 쇼)’도 칵테일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코리안 컵 바텐더대회’ 플레어 프로 부문에서 우승한 김 씨는 “플레어는 ‘제6감Sixth Sense’이라고도 부른다”며 “칵테일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흥이 나도록 유도하는 플레어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칵테일을 “만든 사람의 노력과 칵테일만의 향, 역사가 있는 의미있는 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칵테일은 만드는 사람과 마시는 사람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sophyseo@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