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8호]젊음이여 열정으로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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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호]젊음이여 열정으로 도전하라!
  • 임다원 기자
  • 승인 2018.04.3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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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 오란비팀을 만나다

대외활동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LG Challengers’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 중 해외 탐방프로그램인 LG 글로벌 챌린저는 높은 상금과 해외 탐방 지원, LG 입사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21:1 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지난해, LG 글로벌 챌린저에서 우리 대학의 ‘오란비’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장마를 뜻하는 순우리말인 오란비를 팀명으로 선택한 이들은, 섬마을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업사이클링 연구를 통해 섬마을의 장마이자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자 했다. 도전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란비팀, 그들의 유쾌한 이야기와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들을 명대신문이 전하고자 한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양승현(경정 11) 오란비 팀장과 전체적인 PPT를 맡았던 양승현입니다.

조찬송(경정 11) 국내기업 컨택과 보고서 수정 등을 맡았던 조찬송입니다.

허윤정(영문 13) 해외기업 컨택과 번역, 보고서 작성 등을 맡았던 허윤정입니다.

이건호(경정 14) 해외기업 컨택과 인터뷰, 번역과 PPT 검수를 맡았던 이건호입니다.

Q. 섬 지역 주민의 물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을 업사이클링에서 찾게 됐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처음 프로젝트 주제를 정할 때 물 부족 문제에 접근하고자 했는데, 찾다 보니 섬마을이 지역 특성상 물 부족 문제가 있으면 내륙지역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더라고요. 게다가 그걸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들이 대안으로써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아서 해결방법을 찾다가 ‘Mist collecting’이라는 안개 수집기를 찾게 됐어요. 섬마을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안개가 많기 때문에 안개에서 물을 만든 다음 그 물로 섬마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구조물에 폐어망을 써 업사이클링을 실천하자는게 저희의 최 종적인 아이디어였어요.

Q. 그럼 구조물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요?

A. 외국에 있는 구조물과 저희 구조물이 같은 원리 인데, 흔히 아침에 이슬이 생기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근처가 바다인 섬의 경우 기온 차가 커서 안개가 생기고 안개가 바람을 타고 구조물에 있는 그물에 부딪히게 돼요. 그럼 부딪친 안개 속 물방울 입자들이 구조물의 그물에 맺히고, 중력으로 인해 구조물 아래 수집기로 떨어지면 물탱크에 모이는 거예요. 이걸 정화해서 식수로 사용하는 거죠. 저희는 구조물에 사용하는 그물을 폐어망으로 사용했어요.

Q. 글로벌 챌린저에 선발돼, 아이디어를 연구하기 위해 유럽에 다녀오셨는데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 신가요?

A. 있죠. 이야기는 출국 전부터 시작되는데 이탈리아 기업 중에 처음 이 아이디어를 알게 해준 기업이 있었어요. 7개월간 시차에 맞춰 새벽에 전화하는 등 그 기업에 공을 많이 들였고 저희 팀 이름이 그 기업을 땄을 정도로 정말 중요한 기업이었어요. 그런데 출국 이틀 전에 컨택이 무산됐어요. 그쪽에서는 “너희가 나 에게 득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돈을 달라는 뜻으로 느껴졌어요. 저희는 학생이었는데 무슨 돈이 있었겠어요. 솔직하게 학생이라 후원이 어렵다고 전하자 그때부터 연락이 끊겼어요. 문제는 저희가 방문할 첫 나라가 이탈리아였어요. 근데 이탈리아와의 컨택이 안 되면서 일정을 싹 갈아엎게 됐죠.

 

정말 다행인 건 이탈리아 다음으로 갔던 스페인에서 비슷한 느낌의 다른 기업이 환대를 해주셨어요. 유럽 기업 중에 좋은 기술을 우리만 알고 있는게 아 니라 공유를 해서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발전시키 자는 마인드의 기업들이 있는데 덕분에 많은 도움 을 받았죠. 저희가 스페인어를 못 하는데 스페인 사람들도 대부분 영어를 못 해요. 다행히 처음 만난 담당자분이 영어를 할 수 있으셔서 그분이 따라다니며 다른 기업들과 만나는 것도 도와주고 통역도 해주시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특히 스페인 테네 리페 지역에 한국으로 치면 수자원 공사 같은 관리 기관이 있었어요. 중요한 기업이었는데, 저희가 그쪽에 컨택했을 때는 “Can’t speak English”라는 말만 듣고 실패했었죠. 그런데 스페인어로 통역해주시는 분이 생기니까 컨택에 성공했어요. 유럽에서는 흥망성쇠를 제대로 겪은 것 같아요. 영국에서는 더 극적인 일을 겪었어요. 그곳에 사회적 기업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컨택을 시도했을 때 ‘바쁘고 담당자가 휴가다’라며 거절했던 곳이에요. 영국에 갔을 때 그곳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여긴 영국이고 같은 런던이니까 이왕 간 김에 한 번 가보자’ 는 생각에 오피스에 찾아갔지만 실패했어요. 그래서 오피스 앞에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무작정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했어요. 비도 오고 춥고 배도 고팠지만, 당시에 ‘도전! 청춘!’이라는 생각에 마지막을 불 태우는 느낌이라 계속 기다렸어요. 그렇게 2시간 정 도를 기다리는데 눈앞에 담당자가 지나가는 거예요! “얘들아 (저 사람) 아냐?”라고 묻고 바로 담당자를 붙잡아 “당신이 담당자 맞냐”고 물었어요. 출발하기 전에 관련 영상을 많이 봤더니 얼굴이 낯이 익더라고요. 담당자가 맞다고 대답하길래 그 자리에서 저희가 보냈던 메일을 보여줬어요. 그렇게 운이 좋게 인터뷰를 한번 더 했죠. 정말 신기한 게 담당자분이 원래 출근을 안 하고 자택 근무를 하는 분인데 마침 그날 회의가 있어 미팅이 끝난 후 저희가 있던 자리를 지나가셨고 저희는 그분의 얼굴이 낯이 익어 붙잡은 거죠. 거의 드라마 한 편을 찍었어요. 인터뷰에 성공하고 다 같이 소름이 돋아서 “우린 될 거다! 뭐라도 된다!”며 기뻐했어요. 사실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서로 예민해져서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큰 동력이 됐어요. 그분이 저희 팀을 살린 거죠.
 

Q. 유럽 몇 개국을 다니신 거예요?

A. 4개국? 글로벌 챌린저가 몇 개의 국가를 가야 한다고 정해진 건 아니고 대륙만 선정하면 돼요. 최대 기간은 2주 정도인데, 저희는 갈 수 있는 거의 최대 국가를 다녀온 거죠. 팀마다 다른데 보통은 세개 국가 정도 가요. 한 나라에만 쭉 있는 팀도 있고요. 저희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영국을 갔어요. 네 개의 국가를 다니려니 너무 바쁘고, 다니는 동안 보고서도 써야 하고 번역도 해야 하고 여러 일을 함께하니까 잠을 못 잤어요. 새벽까지 회의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미팅하러 나가는 일의 반복이었죠. 그렇다고 아예 일만 한 건 아니에요. 컨택이 안된 것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놀게 됐거든요. 당시 이탈리아에서의 일정을 길게 잡았었는데 무산이 되니까 스케줄이 붕 떠서 놀았어요. 유럽까지 갔는데 놀아야죠.

▲ 사진은 글로벌 챌린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오란비 팀 영상이다

 

Q. 그날 찍은 영상이 글로벌 챌린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영상인가요?

A. 네 맞아요. 글로벌 챌린저에 선정되면 LG에서 핸드폰을 주는데 그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어야하는 미션이 있어요. ‘놀아야지’라기 보다는 미션을 해야 하는 김에 일부러 장소에 찾아가 영상을 찍었어요. UCC가 아니더라도 카드뉴스, 페이스북 라이브 등 미션이 더 있는데 미션을 수행하면서 덕분에 여행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간 셈이죠.

Q. 그럼 유럽에 다녀온 뒤 실제로 안개를 수집하는 구 조물을 만드신 거예요?

A. 네, 그래서 유럽에 갔다 온 뒤 인천에 있는 시도 라는 섬에 5일 동안 들어갔어요. 재작년쯤에 뉴스에서 물이 부족한 곳이라고 나왔었거든요. ‘물이 부족 한 섬이니 저길 찾아가자!’라는 마음에 이장님을 뵙고 이장님이 운영하시는 펜션에서 지냈어요. 섬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수시로 가서 물이 모이나 안 모이나 확인했죠. 결과는 안타깝게도 실패였어요. 인천에서 실패 후 부산에 있는 가덕도라는 섬에 다시 찾아갔어요. 가덕도 산에 올라가서 텐트를 치고 2박 3일 동안 씻지도 못한 채 초코파이만 먹으면서 지냈 어요. 1일 차에는 바닷가 근처에 텐트를 친 뒤 날씨를 관찰하고 2일 차에는 실험에 성공하겠다 싶어 산에 올라가 구조물을 설치하고 실험을 진행했죠. 다행히 거기서 실험이 성공했고 물이 모였어요. 그때의 실험이 프로젝트에 많은 도움이 됐는데 면접을 볼 때 “물이 진짜 모이냐,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고 “가능하다! 실제로 물이 모였다”며 사진도 제시하고 실험 결과도 보이면서 설득력을 높였죠.

Q. 현재는 다들 LG 계열사에서 일하고 계세요, 글로벌 챌린저와 연관이 있나요?

A. 글로벌 챌린저에서 입상하면, LG에 자동 입사예요. 외국인 팀을 제외하고 설명드리면 1차 2차 심 사를 거쳐 30팀이 뽑히고 그 팀은 무조건 해외에 갈 수 있어요. 해외를 다녀온 뒤 50장 정도의 보고서를 작성, 임원진들 앞에서 발표한 뒤 시상식을 해요. 시상 때 우수상 이상을 받으면 LG 입사 기회가 주어져 요. 내년 졸업예정자인 4학년 학생들은 정직원 입사 기회가 주어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인턴이 돼요.

▲ 사진은 LG Challengers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로벌 챌린저 시상 공지다

Q. 그럼 4학년 때 지원하는 게 좋겠네요?

A. 개인적으로 그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각양각색 이에요. 해외를 무료로 갈 수 있으니 여행을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지원하는 팀도 있고 취업을 위해 지원하는 팀도 있죠. 저희 때는 제일 어린 지원자가 19살이었어요. 언제 지원하느냐는 자유에요. 저희는 모두 4학년이었는데 “너 취업 준비는 안 하고 왜 그걸 하고 있어?”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어요. 저희에 겐 1년 동안 이게 취업 준비였고 목표였어요. 마인드 차이인 것 같아요.

Q. 우리는 이런 팀이었다. 회상을 들어보고 싶어요.

A. 팀 자체를 말하자면 맨땅에 헤딩이라고 할까요? 앞서 이야기 이야기했듯, 섬에 들어간 것도 그렇 고 영국에서 무작정 담당자를 기다린 것도 그렇고 일단 지르고 봤어요. 철저한 계획 속에서 무모한 행동도 많이 한 것 같아요. 저희 팀원들을 말하자면, 가족 같아요. 1년 동안 글로벌 챌린저를 준비하면서 매일 붙어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 같은 사이가 됐죠.

Q. 학우 중에 글로벌 챌린저를 준비하는 학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노하우를 알려 주세요.

A. 이거 아니면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세요. 전에 학교에서 설명회를 했었는데 그때도 “이게 안 되면 다른 건 준비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는 정말 하나만 보고 달렸어요. 도서관 스터디룸 7번 방에서 교대로 쪽잠 자면서 준비했거든요. ‘이거까지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일까지 하세요. 진심이 안 통하는 건 없어요. 심사위원들도 열심히 한 팀은 보고서만 봐도 알아요. 말하는 것부터 티가 나거든요. 저희도 글로벌 챌린저가 끝난 뒤 이렇게 하면 뭐라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또, 상을 받으려 열심히 하기보다 아이디어 자체에 애착을 가져보세요. 저흰 심심하면 하는 얘기가 ‘스페인 가서 물장사하자!예요.(웃음)

Q.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글로벌 챌린저를 추천해 주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요. 하고 싶은 건 없지만 좋은 기업에 가고 싶은 친구들인데, 글로벌 챌린저는 LG 입사 기회가 있어 추천하고 싶어요. 이건 실질적인 이야기고, 글로벌 챌린저를 하다 보면 본인들이 알아서 많은 걸 배워가요. 저희의 경우 보고서를 쓰며 이 단어를 여기에 써야 한다 아니다로 두 시간 넘게 토론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고서를 숙달했죠. 인맥도 넓어져요. 전국 대학생 중 심사에 통과한 사람 들이 모이다 보니까 최종에 선정된 친구들은 그만큼 노력한 사람들이거든요. 또 23년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요. 다양 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발전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게 돼요. 정말 대학 생활에 이런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 청춘을 불태워보고 싶다면 글로벌 챌린저에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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