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8호]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서 뭐 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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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호]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서 뭐 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 박소진(문창 18) 학우
  • 승인 2018.04.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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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행복에 다다를 수 있을까. 각자의 행복을 따라가지만 우리는 그 행복을 잡을 수 없다. 행복은 신기루 같기에 보이면서도 잡을 수 없고,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잡으려고 한다. 고대 철학자들은 행복은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지금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챙기기도 벅찬 시간에 자기 자신 안에 있는 행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불행한 날들 속에서 행복을 쫓는 이들에게 영화 <꿈의 제인>을 추천한다. 영화 속 제인은 뉴월드라는 공간 속에서 사람들에게 노래를 전해 주기 전에 말한다. “어쩌다 이렇게 한 번 행복하면 됐죠. 그럼 된 거예요. 자, 우리 죽지 말고 오래 살아요. 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만나요. 불행한 얼굴로, 여기 뉴월드에서.”

주인공 소현은 제인을 통해서 꿈의 세계를 꿈꾼다. 이런 꿈의 세계는 소현에게는 거짓인 적이 없었다. 소현은 발가락이 하나 없음에도 가끔 환지통을 느낀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소현의 통증에 대해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는 각자의 통증을 견디는 방법을 알아가야 한다. 그런 소현의 삶에 제인이라는 환상의 인물이 나타난다. 제인은 현실의 불행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행복의 환상과 불행한 현실 속에서 모든 것을 인정하며 살아간다. 제인은 소현의 환지통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때부터 소현은 제인을 꿈꾼다. 우리가 우리의 불행을 읽어 줄 사람을 찾는 것처럼.

영화나 드라마는 늘 해피엔딩을 꿈꾼다. 얼마나 모순적인 우리의 모습인가. 영화 속에는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을 모르는 소현이 행복을 꿈꾼다. 소현이의 행복은 제인과 가족처럼 사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현실에서는 가출팸의 아빠에게 맞으면서도 제 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제 자리를 잃어버리면 시시해지게 되니까. 제인의 말처럼 시시해지면 끝이기에 불행을 택한다. 우리도 자신의 어딘가 빈 곳을 알게 되면 타인의 사랑이나 손 안의 물질로 채우려고 한다. 빈 곳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 우리의 모습은 소현이 미련하게 맞으면서까지 가출팸에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제인의 소현의 팔목에 unhappy 도장을 찍어 준다. 소현은 팔목에 찍힌 도장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찍혀진 unhappy 도장은 행복이 오길 기도하는 것이다. 행복은 가끔 드문드문 있다던 제인의 말처럼 우리 다 같이 불행한 얼굴로 오래오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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