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학교를 다니며 줄곧 하는 말 이 있다. “아, 휴학하고 싶어”, “종강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휴학을 하고 나면 친구들은 “휴학하는 동안 아무 것도 못했어, 후회돼”라는 말을 내뱉는다.
휴학은 쉴 휴(休) 배울 학(學)으로, 학 문을 쉰다는 뜻이다. 방학의 뜻도 비슷하 다. 방학은 놓을 방(放) 배울 학(學)으로 즉, 학문을 잠시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그 러나 단어 뜻 그대로 공부를 쉬는 학생은 거의 없다. 보통 쉬는 것을 뒤쳐진다고 생 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학조차도 허 투루 보내면 안 된다’, ‘휴학할 때는 확실 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시달리 며 살아간다. 토익 혹은 토플, 어학연수 혹 은 워킹홀리데이, 그게 아니라면 배낭을 메고 어디 국토 대장정이라도 가야 한다. 모두가 열심히 살다보니 쉬는 동안 아무것 도 안 했다며 자신을 질책하는 친구들도 꽤나 많다.
우리는 아무 목적 없이 쉬는 것을 마치 잘못인 냥 여기곤 한다. 그러나 쉼 그 자체 가 큰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중고등 학교 방학 때부터 학원에서 여름특강, 겨 울특강으로 시간을 보내며 제대로 쉰 적 이 없다. 대학에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번쯤은 제대로 쉬어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휴식은 지친 몸에 에너 지를 충전해주고, 독서와 사색의 시간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쉬는 동안 영영 해결하 지 못할 것 같은 고민이 풀릴 때도 있다.
필자는 무작정 달리기만 하다가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청춘을 보내기 보다는 잠시 느리게 걸으며 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장기하와 얼굴들 1 집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 <느리게 걷자> 라는 곡이 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다. 곡 제목 그대로 우리는 좀 느리게 걸어도 된다. 장기하의 노래 가사 처럼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죽을 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보고 지나칠지도 모른다. 우리 는 좀 느리게 걸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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