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세계의 북극 쇄빙선 경쟁, 누가 앞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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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세계의 북극 쇄빙선 경쟁, 누가 앞설까?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0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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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쇄빙선 건조 경쟁이 치열하다. 지구 온난화로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북극을 정 복하기 위해 독일, 일본, 영국, 중국 등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1만t급 이상의 쇄빙선을 2020 년경 완성하여 연구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거대한 쇄빙선으로 꽁꽁 언 바다를 뚫고 들어가, 그 들이 북극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두꺼운 얼음 밑 자원 확보에 가장 강력한 무기 
북극은 자원의 ‘보물창고’다. 두꺼운 얼음 밑에 지하자원과 생물자원이 묻혀 있다. 미국 지질자원 조사국(USGS)에 따르면, 북극 해저의 석유·가스 매장량이 세계 전체 매장량의 25%에 이른다. ‘불 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미래 에너지자원 메탄하이 드레이트도 막대할 뿐 아니라 망간, 니켈, 금, 구리, 같은 금속광물도 엄청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 져 있다. 북극은 또 새로운 물질을 가진 생물자원이 풍부 한 곳이다. 이를테면 영하 30-40℃에도 견디는 북 극 생물의 몸 안에는 천연 결빙방지물질이 들어 있 는데, 과학자들은 이 물질을 이용하여 저온수술이 나 천연 부동액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신약 개발에 쓰일 특이한 물질 발견도 가능하 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보물창고’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만년빙과 영하 40℃를 밑도는 혹한 탓에 북극해를 개발하기에는 생산단가가 너무 높았다. 남극은 대 륙인 반면 북극은 연중 얼어 있는 얼음바다다. 얼음 의 두께도 2∼5m 정도로 평균 1m 정도인 남극에 비 해 훨씬 두껍다. 이렇듯 고요하기만 했던 얼음바다 를 세계의 뜨거운 관심거리로 요동치게 한 것은 다 름 아닌 지구온난화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두꺼 운 해빙(海氷)이 녹으면서 접근하기 힘들었던 북극 권 자원과 항로에 문이 열린 것이다. 지금 세계는 북 극의 급격한 기후변화 연구와 천연자원 수송을 위한 북극해 항로 개발, 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얼음을 깨고 나 가는 배’ 쇄빙선(ice breaker)이다. 쇄빙이라는 특 수한 임무를 수행하려면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먼 저 얼음을 밀어붙여 깨뜨릴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이 다. 마치 씨름에서 밀어치기를 하듯, 엔진의 추진력 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얼음을 깨면서 저항을 이겨 낼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배의 무게로 얼음을 눌러 깰 수 있는 ‘튼튼한 선체’다. 얼음 두께가 단지 밀어치기로 깨기에는 좀 두꺼울 경우 쇄빙선이 아예 얼 음 위에 올라가 체중으로 눌러 깨뜨린다. 그러려면 배의 무게가 무거울 뿐 아니라 무게중심을 쉽게 옮 기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단단한 얼음 덩어리와 부딪혀도 끄떡없고 표면에 얼음이 달라붙지 않도록, 배의 앞부분은 매우 두꺼운 강철 판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편 북극에 진출하려면 북극의 영유권을 가진 나라들의 옵서버 자격을 얻어야 한다. 남극은 어느 국가의 땅도 아닌 ‘자유의 땅’이지만 북극은 △미국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 등 8개 국가가 영유 권을 갖고 있는 ‘남의 땅’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극 이사회의 정식 옵서버 자격을 얻어 북극항로와 자 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2개국이다. 북극 탐사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다. 러 시아는 이미 총 36척의 쇄빙선 함대를 운용 중이다. 이 중 16척이 북극 전용이다. 또 원자력 추진기관을 장착한 세계 최대의 2만5천t급 쇄빙선(NS 50 이어 스 신스 빅토리아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11척의 쇄빙선을 추가 건조해 북극 연구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독일은 북극 전용 쇄빙선 건조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나라다. 현재 독일이 보유하고 있는 쇄빙선은 1 척(폴라르슈테른1)에 불과하지만, 연구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건조 중인 쇄빙선은 2만7천t급 의 초대형 ‘폴라르슈테른(Polarstern)2’. 연구용 쇄 빙선 중 가장 큰 규모로, 3m 이상의 두꺼운 얼음을 깰 수 있다. 북극해 연안에서 멀리 벗어나려면 2m 이상의 얼음층을 안전하게 깰 수 있어야 한다. 최대 승선 인원은 130명. 2020년 출항이 목표다. 우리나라와 이웃인 중국과 일본의 북극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지리적으로 북극과 가장 가까운 △ 일본은 1만2700t급 △중국은 1만3천990t급 △한국 은 1만2000t급의 쇄빙선을 준비 중이다. 이렇듯 지 구촌은 북극으로 뱃머리를 돌리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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