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빈곤 퇴치를 위한 따뜻한 과학-‘적정 기술’로 현지 문제 해결에 도움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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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빈곤 퇴치를 위한 따뜻한 과학-‘적정 기술’로 현지 문제 해결에 도움 주다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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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빈곤 퇴 치의 날이다. 국제사회가 빈곤 퇴치를 위해 천문학 적 규모의 원조를 하고 있는데도 왜 빈곤국가 사람 들은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할까. 첨단 과학이 판을 치는 현재에도 인류의 절반 이상은 최소한의 기술 혜택조차 누리지 못한다. 과학과 기술의 중요한 목 적 중 하나가 풍요로운 삶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마 트폰의 최신 기술을 고대하고 있는 동안 지구 어딘 가에서는 당장 사용할 식수를 얻는 기술이 절실한 사람들도 있다. 전기의 혜택이 없는 곳에 사는 사람 들에게 TV는 쓸모없는 고철일 뿐이다. 기술의 가치 는 모든 이에게 동등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가장 필 요한 기술이 따로 있는 것이다.
사실 후진국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기술은 스마 트폰이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최첨단 기술이 아니 다. 수동식 물펌프나 휴대용 정수기, 태양열을 이용 한 손전등처럼 당장의 삶에 직결되는 그들의 생존 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비용이 싸면서도 해당 지 역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경 없는 과학자들 은 오늘도 빈곤 탈출을 과학기술로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찾은 기술이 ‘적정 기술’이다. 
적정 기술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개발도상 국, 저소득층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유 용하게 활용되는 기술을 말한다. ‘현물’이 아닌 ‘지 식’과 ‘기술’로 개발도상국의 자립을 꾀한다는 점에 서 큰 의미가 있다. 다리 힘이 약한 환자에게 휠체어 만을 선물하는 것보다 걸을 수 있도록 다리 근육을 길러주는 재활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보다 바람 직한 것처럼, 적정 기술은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빈 곤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기 술이다. 이를테면 ‘아프리카 차드 프로젝트’가 그 하 나의 예이다.
아프리카 차드 지역은 벌목금지령이 내려져 주민 들이 취사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사탕수수 껍질로 숯을 만들 수 있는 기 술을 개발했고, 현지에서 이를 널리 사용할 수 있도 록 기업과 공장을 설립해 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 대(MIT)에서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사탕수수 숯 (차콜)은 현재 아프리카뿐 아니라 아이티, 가나, 브 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연료로 쓰이고 있다.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의 ‘씨앗 프로젝트’의 축열기 ‘G-saver’도 적정 기술의 사례다. 몽 골의 겨울은 11월부터 5월까지 이어진다. 영하 40도 까지 떨어지는 혹독한 추위속에서 이동식 천막 ‘게 르’에 사는 서민들은 생활비의 대부분을 난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 이 ‘G-saver’이다. ‘대한민국 적정기술 제품 1호’라 고 불리는 이 축열기는 열효율이 높고 매연절감 효 과가 뛰어나 연료 사용을 40% 정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몽골 빈곤층 주민들의 겨울철 경제적 어려 움과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
최근 적정 기술은 세계의 산업계와 학계에 유행처 럼 번지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기술을 겨냥한다. 지금까지 각국 기업과 국제사회의 원조가 번번이 실 패했던 가장 큰 이유가 지속 가능성을 무시했던 이 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을 통해 고기를 직접 잡아주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고기를 잡는 법을 알 려주는 데 의미를 둔다. 그리고 빈곤과 함께 전 세계 가 고민해야 할 것이 바로 기아 문제다. UN은 2050 년쯤이면 세계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서고, 인구 증 가의 97%는 빈국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늘날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는 인구는 20억 명 쯤 되는데, 이때는 더욱 심각해지지 않을까? 과학자 들은 식량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의 하나로 열악 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종자 개발 기술을 내놓았 다. 이를테면 쌀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벼를 C3식물 에서 광합성 효율이 높은 C4식물로 바꾸려고 하는 것과 같은 도전이다. C4벼를 만들면 잡초처럼 생명 력이 강하고, 광합성 효율을 2~3배 높여 쌀 수확량 을 50% 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 국제미작연구소는 이런 구상에서 벼를 C4식물로 바꾸는 연구 프로젝 트를 시작했다. 비료와 물은 덜 쓰면서 생산량은 더 높은 벼 식물이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고 있다. 이런 따뜻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나눠져 하루빨리 빈곤, 기아, 물빈국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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