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채용방법의 두 얼굴 평등일까 아니면 차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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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채용방법의 두 얼굴 평등일까 아니면 차별일까
  • 최가현
  • 승인 2017.09.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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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일까 아니면 차별일까

 지난 8월,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소에서 20~34세 청년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도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이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7.4%가 ‘학력 또는 명성 있는 대학졸업’을 꼽았다. 뒤이어 복수응답으로 △업무관련 자격증(35.8%) △외국어 능력(32.9%) △직무경험(25.7%)의 요인들이 꼽혔다. 이를 통하여 알 수 있듯 ‘학벌’과 ‘스펙’은 취업난 속에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을 더욱 옥죄는 요인이다. 이에,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의 모두(冒頭)발언을 통해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 인재 채용’이라는 새로운 채용 방안을 제시했다. 평등을 실현하는 방안이라며 찬성하는 의견과 새로운 역차별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으로 취준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 두 가지 방안이 과연 평등을 가져오는지, 아니면 또 다른 불평등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력서는 내 족쇄
지난 6일, 부산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자신의 성적을 비관하며 바다에 뛰어들었다.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지난 2월 11일, 한국 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대학 졸업생의 수도권 이동과 노동시장 수도권 대학 졸업생과의 비교’ 연구 자료 조사 결과를 보면 2003년 8월과 2014년 2월 대학 졸업 취업자 중 수도권 대학 4년제 출신 취업률은 72.1%였고, 비수도권 출신의 취업률은 71.8%였다. 월평균 근로시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출신의 경우 근무시간이 43.9 시간인 반면 비수도권 출신은 45.4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더 길었다. 월 평균 임금 또한 수도권 출신은 225만 6000원을 받는 반면, 비수도권 출신은 210만 2000원으로 15만 4000원이 적었다. △취업률 △근무시간 △월급 모두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학벌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벌 외에도 지난해 5월, 대한 변호사 협회가 여성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성차별 현황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취업에 있어 외모, 나이 등 외형적 조건이 평가 기준이 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702명 중 60.3%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54.1%는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더 이상 외모와 학벌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돼 버렸다. 이에 대해 최근 취업 준비를 했던 최우리 씨는 “한번은 작정하고 가족 사항 등을 안 썼는데 면접에서 대놓고 ‘왜 안 썼냐’고 질문을 받았다. 이에 ‘가족이 누구인지는 나를 평가하는데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는데, 결국 떨어졌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가족 사항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두 개의 새로운 채용 방안 제시돼
지난 6월,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블라인드 채용제’의 시행을 지시하며 새로운 채용 방안의 막이 올랐다. 이와 함께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신규 채용 시 지역 인재를 30% 이상 채용하도록 하는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 실시도 당부했다. 먼저, 블라인드 채용이란 영어의 ‘blind’와 채용의 합성어로 인재를 채용함에 있어서 그 자격요건으로 학벌과 경력 등을 배제하고 △인성 △적성 △기능 등을 위주로 함을 일컫는 말이다.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정보를 배제하고, 대신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춘 채용 방식이다. 이에 지난 14일 고용 노동부는 이전 응시원서에서 사진부착을 폐지하고, 이력서에 학력·가족관계·신체 사항 등 직무수행에 불필요한 신상정보를 적는 일이 없도록 공공기관 전 부처가 공통으로 사용할 표준서식을 만들었다.
다음으로,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는 각 지역의 공공 기관에서 해당 지역 출신 인재들을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규정을 말하는 것으로, 지방 인재의 공직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실시한 정책이다. 지방과 수도권 간의 공직 구성을 균형있게 만들기 위한 제도로 성적에 관계없이 지역별 인구비례로 선발하거나 지방 출신자를 일정비율 이상 선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지난 17일 개최된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대학의 서열화와 학벌 위주 사회가 개선되고 가정형편이 좋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스펙 쌓기도 채용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해 필기시험을 볼 기회조차 없었던 젊은 층들도 공공기관 취업을 위한 도전 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력서에 신상 적는 칸 사라져
먼저 블라인드 채용의 경우 공공기관의 이력서를 보면 이전의 이력서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외모에 따른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사진 없는 응시원서와 이력서를 사용하게 되며, 경력직을 선발하는 데 필요한 △자격 △경력 △학위 항목을 제외하고 직무와 관련 없는 불필요한 신상정보를 적는 칸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지방 인재 채용 할당제를 위해서 최종 학교의 광역 소재지는 적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주에 위치한 대학을 졸업한 경우 ‘강원도’, 청주에 위치 한 대학을 졸업한 경우엔 ‘충북’, 서울에 있는 학교를 졸업할 경우에는 ‘서울’로 표기하면 된다는 의미다. 또한, 공무원 채용처럼 응시자 서류전형 없이 모두 필기 시험을 보는 경우에는 본인 확인 목적으로 사진 요구가 가능하다. 시력 같은 신체적 조건이 요구되는 특수 경비직이나 연구직 등 논문·학위가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도 해당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9일, 인사혁신처(이하 인사처)는 ‘현재 거주지에서 근무 장소까지 출퇴근이 가능한가?’, ‘초과 근무가 많고 격무에 시달리더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가?’와 같이 개인의 신상과 인적사항을 묻거나 응시자의 역량과 관계없이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즉, 면접은 면접관의 주관이 작용하는 면접이 아니라 사전에 정한 △면접 질문 △평가 방법 △기준에 따라 진행하는 ‘구조화 면접’이 이뤄지도록 조정 한 것이다. 인사처는 임기응변과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을 우려가 있는 질문은 제외해야 한다며, 직무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을 미리 준비하고 지원자의 응답에 따른 후속 질문까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 인재 채용 할당제’의 대상인 지역은 △부산 △대구 △울산 △전남 등 13개 지역이며, 해당 지역에 위치해 있는 109개의 공공기관에서 지방 인재를 등용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국토부는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3.3%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내년까지 18%로 크게 높인 뒤, 매년 3%포인트 씩 끌어올려 2022년에는 30%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지역인재 채용의 선발 기준은 무엇일까? 지역인재는 해당 기관에 이전하는 지역에 소재하는 지방대학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거나 졸업예정인 사람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 했더라도 대학교를 다른 지역에서 졸업했을 시에는 지역인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채용변화를 반대하는 의견
‘블라인드 채용’이 역차별이라는 취준생들은 대학 출신 또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서울권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기득권층으로 분류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16학번으로 재학 중인 한지인 학생은 “좋은 대학을 가야만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고교 시절 미친듯이 공부해 대학을 왔더니 이제는 명문대 졸업장이 공평성에 어긋나는 차별 요인이 됐다”며 블라인드 채용이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유한킴벌리에서 근무 중인 정운용 씨는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회사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는 것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다. 유한킴벌리의 채용 단계는 서류 제출, 적성 검사, 실무면접, 고위임원 면접 순이다. 이 때, 실무면접 단계에서 90% 이상의 채용 당락이 결정되고, 그 후 최종적으로 고위임원 면접의 단계를 통하여 부적격자를 최종 선별하는 단계를 거친다. 서류전형단계에 서 서류 제출은 하지만 완전히 블라인드로 진행했고, 다음 단계인 실무면접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학력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했다. 내가 참여한 단계는 실무면접 단계였는데 블라인드 채용과 일반 채용을 비교 했을 때 블라인드 채용의 경우가 실무면접까지 도착한 지원자의 실력 편차가 심하다고 느꼈다. 또한, 보통 면접의 경우에는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대략적인 취업 준비과정 등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 부분 역시 블라인드 상태였기 때문에 회사에 적합한 직원을 채용하는데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제와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를 함께 시행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정 지역 출신에게 혜택을 주는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는 출신지를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채용의 공정성을 반박한다는 것이다. 한 공공기관 취준생은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 대상이 지역민이 아니라 지방대학 졸업자란 점을 고려하면 기회의 평등이 아니다”며 “진정한 공정 사회를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면 지방 인재 채용할당제를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열심히 공부해서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들로 상경한 지방 출신 대학생들은 지방 거점 대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역 할당제에 포함되지도 않고 취업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도 지역인재 할당제와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필요한 인재들은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지역 내에서 인재를 채용하라고 하는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원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는 상황에 막막함을 표한다. 관광 공기업인 그랜드 코리아 관계자는 “지역 내 대학교가 손에 꼽을 정도로 부족하고 마땅한 인재를 찾기도 쉽지 않아 지역인재 30%를 채우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라며 “이력서에 아무런 신상정보도 적지 말라고 하니 무슨 기준으로 인재를 뽑아야 할지도 막막할 따름”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새로운 변화를 찬성하는 사람들

지난 7월,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취준생 997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중 ‘블라인드 채용을 찬성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조사에 따르면, △불필요한 개인신상 정보 등 기존 이력서 항목에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해서(56.5%) △스펙이 곧 현업에서의 실무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서(51.6%) △스펙 초월, 공정 채용 등 블라인드 채용이 갖는 기본 취지에 공감해 서(41.6%) △지원서가 주는 선입견과 차별적인 판단 요소를 배제할 수 있어서(33.5%) △지원서로 설명할 수 없는 나의 진면목을 더 잘 보여줄 기회가 주어진다고 기대돼서(27.7%) 등의 복수응답을 얻었다. 블라인드 채용의 시행과 함께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의 사례도 존재한다. 영국 최대 로펌 클리포드 챈스와 미국의 딜로이트 회계법인은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력서를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영국산업연맹인 CBI의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채용과정에서 인사 담당자가 이름을 알지 못한다면 무의식적으로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제거해주며, 지원서가 공정히 평가된다는 점에서 지원자에게도 자신감을 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지방 인재를 뽑을 때 생길 수 있는 장점은 뭐가 있을까? 현재 대부분의 지방 인재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 구직활동을 할 때도 수도권 내에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 학생들의 유출은 심각한 상태다. 인재가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은 마치 그 지역의 발전을 주도할 핵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 뿐만 아니라 서울 유학생들의 학비와 주거비 지출 등으로 지역의 재원이 유출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영세한 지방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가중시켜 취업 폭이 좁은 지방대학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결국, 지역과 지방대학이 다 같이 침체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지방의 인재를 뽑게 된다면 지방 또한 많은 인재들을 보유하며 주요 도시와 비슷하게 발전할 수 있다.


스피치 학원 등 또 다른 부담감 낳아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숙명여자대학교 테슬과 15학번에 재학 중인 홍솔의 학생은 “학력·지역·외모 등 편견 을 갖게 하는 요소를 배제하고 직무수행능력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서는 면접 대비를 위해 다른 학원 수강료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 또 다른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현재 블라인드 채용으로 인하여 호황을 누리고 있는 건 스피치 학원들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추진 계획 발표 이후 스피치 학원을 찾는 취업준비생이 늘어나는 등 취업 사교육 시장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강남과 노량진에서 스피치 학원을 운영 중인 김씨는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계획 발표 이후 상담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수강생들이 더 몰릴 것을 대비해 조만간 강사를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스피치 학원의 경우, 1대 1 지도의 평균 가격이 회당 10만원에서 20만원 에 달한다. 정부가 기회의 평등을 위해 실시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오히려 새로운 스펙 경쟁을 양산하며 정책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객관적인 지표가 없는 자소서나 면접의 비율이 커지게 된 ‘블라인드 채용’에서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블라인드 부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인재 30% 할당제’ 실현을 위해선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인재 채용을 의무화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는 지역인재를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자 2만 7,645명 중 지역인재는 3,330명으로 지역인재 고용비율 이 12% 남짓이다. 2014년 10.2%, 2015년 12.4%, 2016년 13.3%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권고하는 30% 수준에는 아직까지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와 블라인드 채용제를 함께 시행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정 지역 출신에게 혜택을 주는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는 출신지를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채용의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지역인재 기준이 모호’하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면접과 자기소개서에 집중하는 것이 관건
블라인드 채용 땐 학력과 사진 등 속인적(屬人的) 요소가 가려져 자기소개서와 면접 그리고 직무능력·적성검사 등을 필두로 지원자의 역량과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된다. 즉, 현재 지닌 지원 직무에 대한 △기술 △지식 △태도 등을 통해 더욱 다각적이고 깊이 있게 본다는 얘기다.
현재 고용노동부 블라인드 채용 자문위원인 국민대 학교 경력개발센터 김세준 위원은 “스펙이 배제되다 보니 당연히 자기소개서가 유일한 면접 자료가 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 중심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며 “이 때문에 자기소개서 내용을 아주 철저하고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경험을 하게 된 △ 구체적인 시기 △계기 △당시 상황 △맡은 역할 △당시 세운 구체적인 목표 △행동 △그 결과 얻게 된 구체 적인 성과물 △깨달은 것 등을 세세하게 작성해야 한 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심층면접’에서는 지금까지 진행한 활동을 바탕으로 지원동기와 함께 입 행 후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를 자신있게 이야기해야 하고,  △직무에 대한 지식 △취업을 위한 준비 도 △동료 간의 협업 △사회를 보는 시각 등에 대한 본인만의 관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은 채용 대상 직무 분석과 국가직무 능력표준(NSC) 등을 활용해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사전에 공개한다. 공정한 실력평가를 실시한다는 취지에서다. 따라서 구직자는 지원형식에 맞추어서 준비해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아울러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을 마련하고 채용 컨설팅 및 인사담당자 교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 산업 인력공단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에는 채용 공고 부터 입사지원서, 필기·면접 등 채용단계별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담아서 취준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올해 채용수요가 있는 중견·중소기업 400곳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개선, 직무분석을 통한 직무기술서·면접 도구 개발 지원 컨설팅을 진행하고 인사담당자 1,000 명에게 블라인드 채용 사례를 중심으로 한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혀져 있다.
기업들도 새로운 채용방안에 따른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미 부분적으로 블라인드 제도를 시행하였던 우리은행과 KT, CJ, 롯데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기업에서 방안을 놓고 있다. 그중 몇 개 기업만 살펴보면 제일 대표적인 기업 블라인드제의 표본인 롯데그룹 ‘SPEC 태클’ 채용은 신입 공채와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제도로, 서류 접수 시 이름과 연락처, 해당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 또는 제안서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획서 및 제안서는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 관련 미션수행이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요구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번 하반기부터 상시 채용 면담 프로그램인 ‘힌트 (H-INT.)’를 새롭게 도입했다. ‘힌트(H-INT.)’는 지원자들의 ‘스펙(Spec)’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고, 지원자의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을 중심으로 채용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힌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대 자동차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학점, 외국어 점수, 자격증, 수상 경력 등과 같은 사항을 기록하지 않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와 직무 역량, 비전 등을 1,000자 내외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현대자동차는 10월부터 주 약 100명의 채용 면담 대상자들을 선발해 채용 담당자와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일정 및 프 로그램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인재 발굴을 위한 첫 시도를 시작했다. 이 전형은 성별, 나이, 학교, 학점, 자격증 등 스펙을 배제한 채 디지털 역량만을 평가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신한카드의 신설 채용 전형이다. 지원자들은 ‘디지털’과 ‘카드’ 두 가지 키워드 를 바탕으로 5분 동안 자신만의 생각과 역량, 잠재력 을 어필해야 한다. 1분은 자기소개, 4분은 주제발표로 진행된다. 500자 이내로 본인이 발표하고 싶은 주제를 작성해 제출하면, 디지털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도와 지식, 창의성, 카드 및 금융에 대한 이해도 등을 기준으로 선발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 나와 있는 기업 외에도 다양한 채용에 대한 기업들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연 앞으로 얼마나 이 채용 방안이 지속되고 변화 될지 모르지만 더 좋은 방안을 통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발걸음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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