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학교가 폐교 수순을 밟으면서, 의대 유치를 두고 대학가가 떠들썩하다. 의대 설립 을 오랫동안 꿈꿔왔던 여러 대학들이 서남 대 의대생 49명을 두고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의대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총 정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대학의 임의로 의대를 신설할 수 없다. 이에 한남대는 서남 대 교비 횡령액 333억을 변제하고 남원 아산 캠퍼스 동시 인수 또한 모두 검토하는 방향으 로라도 이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순천대 또한 의대수 립추진본부를 세우고 이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요한 건 이 떠들썩한 쟁탈전 뒤에 숨겨진 ‘진짜 문제’이다. 이 의사를 꿈꾸는 49명 학생 들의 미래와, 의대가 아닌 다른 학생들의 행 방과, 폐교로 이끈 주범들. 주인공이 빠진 이 슈라는 것이다. 하나의 대학(大學)이 문을 닫 는 일에서, 학생(學生)들을 빼놓고 얘기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이번 폐교가 학생들의 잘 못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 도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교 구성원 이다. 학생들을 비롯한 교수, 교직원 그리고 그 대학 상권을 이루고 있던 주민들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그럼에도 정부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대학과 국민들, 심지어는 언론까지도 ‘의대 유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서남대 폐교 사태는 비단 서남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교육부가 사학비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부실대학을 어떻게 바 라보고 있는지, 또한 저출산으로 불가피해진 대학정원 감축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이 모든 복합적인 문제를 안은 출발일지도 모른 다. 대학사회의 미래를 쥐고 있는 이 중요한 사항이, 단순히 의대 유치에 가려져 조명 받 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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