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이 시작되었다. 무더위의 여 름을 뒤로 하고 싱그러운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 가을은 봄에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 는 수확의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은 왠지 풍요롭고 따스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계절 의 풍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기다리는 현실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아 보인다. 대 내외적으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날이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져가는 남북한의 대 결 양상은 우려의 대상을 띄어 넘어 생사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쟁으로까지 는 치닫지는 않겠지만 남북한 그리고 북미 간 긴장 고조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걱정 이 앞선다. 한반도 안보 지형의 불안만큼이나 대학의 현실도 녹녹치 않다. 2학기에 는 대학구조개혁 2주기 평가가 시작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입학정원 조정 이 불가피하다는 판단하여 지난 정부 때 1 주기 평가가 치러졌다. 그러나 그 파고가 채 가시기도 전에 더 큰 파고가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올해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 정 원보다 적게 배출되는 첫 번째 해이다. 입 학생의 감소 추세는 급속도록 진전되어 2023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생 모두가 수도 권 대학에 입학해도 그 입학정원을 채울지 의문시 되는 과거의 우려가 현실이 된다. 이에 대한 해법은 크게 두 가지지만, 그 현실성은 모두 의문시된다. 우선 시장의 자정 메커니즘 (self-regulating mechanism) 에 따라 경쟁력 없는 대학을 도태시키는 경 쟁논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순수한 시 장 논리만을 적용할 수 없다. 이와 반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개혁 방안처럼, 지방과 수도권 대학 모두가 입학 정원 감원 의 고통을 공유하는 고통 분담 형 대안이 있다. 그러나 본 정책 또한 자칫 경쟁력 없 는 대학을 지역 균형발전의 미명하에 연명 시키는 폐단을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린 상기 어떤 방법도 묘안이 될 수 없는 답답 한 현실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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