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교육부에서 2018년도 전국 공립 초등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3,321 명으로 발표했다. 2017년보다 무려 40% 가량 줄어든 수치로, 교대생들에게 가 장 선호도가 높은 서울시는 이전 813명 의 13%에 불과한 105명만을 선발한다고 밝혀 임용을 준비하던 학생들에게 혼란 을 주고 있다.
이 같은 교육부의 발표는 다양한 부분 에서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바로 다음날 오전에는 서울지역 교대생 들의 시위가 펼쳐졌는데, 서울 지역의 임 용 인원을 늘려달라는 것에 시위의 초점 이 맞춰져 있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방에서는 임용 인원이 없어 쩔쩔매고 있는데, 인원이 넘치는 서울 지역의 채 용 증가를 요구하는 건 배부른 소리라 는 여론이다. 하지만 한 번 지역을 정하 면 근무지를 벗어날 수 없는 초등 교사 의 특성상 그들의 주장을 비판만 하기에 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뿐만 아니다.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은 교 대생들의 정원 증가 해결 방안으로 1교 실 2교사 수업제 시행을 언급하기도 했 고, 서울교육청은 학급 당 학생 수를 줄 여 전체 학급수를 늘리고 늘어난 수만 큼 교원 임용을 증가하겠다는 대책도 제 시했다. 그러나 검증이 되지 않은 정책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시행하는 것은 무 리가 있다는 주장에, 어느 방안도 적절 한 대책이 되지 않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 을까?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가 원인이 아니다. 초등학교 입학 정원 이 얼마나 될지는 한 해의 신생아 수에 따라 결정되기에 7년의 대비 시간이 있 기 때문이다. 정확한 원인을 찾자면, 전 임 정부의 정책 실패다. 애초, 교원 수급 전망을 예측하는 ‘중장기 교원수급 계 획’도 부서별로 분업을 하고 있어 명확 한 책임소재지와 매뉴얼이 없는 상태였 다. 여기에 심각한 청년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추고자 수요와 맞지 않는 초 등 교사 임용을 높이니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 결과 현재 미발령자 수는 3,817명에 달하게 됐다.
이 사태에서 가장 혼돈을 겪고 있는 대상은 당장 11월에 임용고시를 앞둔 교 대생들과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다. 4 년 동안 피아노 연주, 그림 그리기, 뜀틀 넘는 법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 로 가르칠지를 배워온 교대생들은 앞길 이 오직 교사밖에 없다. 취업난에 더욱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3년 동안 생활기 록부를 교육 관련 활동으로 준비해온 수험생들도 진로를 바꾸기엔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장기적인 앞날을 내다 보고 정책을 꾸려나가야 할 정부의 정책 실패가 불러온 참극은, 죄없는 대학생들 과 수험생들이 짊어져야 할 잔혹한 결과 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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