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가 관객 수 천만을 돌파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항쟁에서의 언론탄압과 이를 보도하려는 외신기자, 그리고 월세를 갚기 위해 그를 태우고 광주로 가는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다. 영화는 택시운전사의 시선을 통해 진행된다. 관객들은 1980년 5월 광주의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분노했으며 종국엔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필자는 영화를 보는 내내 외신기자 힌츠 페터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위험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광주로 뛰어들었고, 그 속에서 카메라 필름 속 진실을 자신의 목숨처럼 지켰다. 영화 중반에 나온 낡고 헌 그의 양말은 기자생활이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듯 했다. 영화가 픽션이 아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기에 그 모습들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였다면 광주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도 기자이기 때문에 응당 들어갈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지배 했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기레기’라 는 용어가 흔하게 사용되는 요즘, 기자를 꿈꾸는 이들조차 무시당하는 때가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기자란 그리고 기사란 쉽게 평가절하당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리라 믿는다. 우리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소신이 있어야 하며 무엇이 옳은 질문이고 무엇이 약자를 위한 글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하여 필자는 힌츠 페터의 구멍 뚫린 양말을 잊지 않고 우리에게 진실을 알리고자 자신을 던진 기자들처럼 정론(正論) 을 직필(直筆)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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