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더 창의적인 이유
상태바
알파고가 더 창의적인 이유
  • 정수현(예술체육대학 바둑학과) 교수
  • 승인 2017.08.29 0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에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 간 바둑고수 이세돌 9단을 꺾어 세상을 깜짝 놀 라게 했다. 그 후 알파고는 정상급 프로기사들 에게 60전 전승을 거두었다. 또한 중국의 최강자 커제 9단을 3대0으로 제압했다. 알파고는 뛰어 난 실력을 보이며 인공지능시대가 성큼 다가왔 음을 알렸다. 바둑은 인류가 고안해 낸 가장 심 오한 게임으로, 사람들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정설을 뒤집은 것 은 인공신경망 등 컴퓨팅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알파고는 빅데이터를 통해서 전문가들이 생각 하는 것과 비슷한 해결책을 구사한다. 게다가 자 체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을 통해 능력을 업그 레이드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보다 바둑전문가 들을 더 경악게 한 점이 있다. 알파고가 생각하 는 기술에서 인간을 앞질렀다는 점이다. 다시 말 해서 사람보다 더 창의적인 발상을 하여 사람들 이 생각지 못한 멋진 수를 찾아낸 것이다. 기계 가 인간보다 창의적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인공지능이 더 창의 적일 수 있을까? 알파고의 창의적인 수들은 고정 관념을 초월한 데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 들은 이런 수는 이래서 안 되고, 저런 수는 저래 서 안 된다는 식으로 많은 제약을 하고 있다. 그 러나 알파고는 이런 제약에 크게 지배되지 않는 다. 그래서 프로기사들이 “어, 어떻게 저런 수를 둘 수 있지?” 하고 깜짝 놀랄 수를 서슴없이 구사 한다. 알파고의 창의성을 보면 사람들이 많은 고 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알 파고는 고수들이 갖고 있는 정석에 관한 지식, 선 악 평가의 기준, 체면 같은 것에 의문을 제기한 다. 또한 벤처 정신이 사라진 현대인들의 실리주 의적인 성향을 비웃듯 과거에 유행했던 ‘우주류’ 라는 낭만적인 바둑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주류는 중앙에서 별들의 전쟁을 펼치는 듯한 다소 모험적이고 매력적인 바둑인데, 현대에 와 서 현실주의적인 프로기사들의 성향으로 인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알파고의 창의적 발상을 우리의 삶에 비유해 보자. 많은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 대기업 에 들어가야 폼이 난다는 관념을 갖고 있다. 중 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체면 상하는 일이라고 본다. 이에 대하여 알파고는 이렇게 말할 것이 다. “알찬 중소기업에 들어가 대우받으며 직장 생활 하는 것이 나쁠 게 없지. 대기업에 들어갔 다 힘들어서 그만두는 친구도 있잖아” 라는 식 으로 선입견을 넘어선 사고를 한다. 알파고는 사 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수도 서슴지 않고 둔 다. 가령 명지대 학생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처럼 세계적인 기업가가 될 수 있을까를 논한다 고 하자. 교수와 학생들은 불가능하다고 고개 를 저을 것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나폴레옹처럼 “불가능은 없다. 야망과 도전정신을 갖고 자신 의 능력을 키운다면 글로벌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다”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알파고 는 사람들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능하 다고 보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것 같다. 이것이 창의적인 사고를 가져오고 인간을 능가하 는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알파 고의 노하우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 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생각이나 고정관념 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자 라면서 받은 사회의 영향, 사회의 규범에 맞추 려는 경향이 반영되어 있다. 그러한 고정관념이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고 무한한 잠재력을 눌러 버린다면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가. 혹시 내가 가진 상식이나 관념이 나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보 자. 알파고처럼 고정관념을 초월한 창의적 발상 을 한다면 훌륭한 묘수들 이 보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