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못 하는것도 서러운데, 돈까지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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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못 하는것도 서러운데, 돈까지 내라고?
  • 공하영 기자
  • 승인 2017.05.2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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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취업의 문턱, 숨통 열어주기 위한 제도인가

우리대학 A 학우는 취업 활동 시 졸업생 신분보다는 재학생 신분이 유리하다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졸업을 유예하고 있다. 하지만 강의를 한 개만 들어도 6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 탓에 불만이 많다. 우리대학은 현재 졸업 유예제를 이용하는 학우들에게 재학생 신분을 유지 시켜 주며, 이수 학점에 따라 차등적으로 등록금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대학이 시행하는 졸업 유예 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대학의 상황은? 
‘졸업 유예제’란 졸업요건을 충족했지만 졸업하지 않고 일정 기간 졸업 을 미룰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우리대학의 경우 지난 2011년 5월 학칙에 반 영돼, 2012년 2월 졸업생들부터 시행됐다. 또한 최대 2학기(1년)까지 연장 이 가능하다.

다음은 우리대학 졸업 유예에 관련된 학칙의 일부다.
[제 109조의 2(졸업 유예) (신설 2011.5.1)  ①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모든 졸업요건을 충족한 학생은 최대 2개 학기 동안 졸업을 유예할 수 있다. ②졸업 유예에 관한 세부사항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

우리대학 졸업 유예자는 △1학점부터 3학점까지 정규학기 등록금의 1/6 △4학점부터 6학점까지는 1/3 △7학점부터 9학점은 1/2 △10학점 이상을 듣 는 경우 전액 등록금을 납부해야 한다. 졸업 유예를 하기 위해선 필수적으 로 1학점 이상 수강이 졸업 유예 조건인  상황 탓에 우리대학 학우들은 단 1 학점을 들어도 등록금의 1/6을 내야 한다. 초과학기생의 경우 졸업에 필요 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수업을 듣는 것은 당연하지만, 졸업 요건을 채우고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 유예를 신청한 학우들 입장에서 적지 않은 등록금 지불과 의무 수강은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 통합 민원 센터에 게시된 졸업 유예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 글이다.
▲자연캠과 인문캠의 졸업 유예자 수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제공/인문캠 학사지원팀)

본지가 학사 지원팀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졸업 유예제가 시행된 2012년 이후 졸업 유예자 수는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14년에 최고치 를 찍은 후 현재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졸업 유예를 한 학우들의 수는 하계 와 동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그래프를 분석한 결과, 하계는 103→111→57(명), 동계는 174→136→97(명)으로 계속 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학우는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나와 수업을 수강하면서까지 졸업 유예를 하는 것이 큰 메리트로 남지 않는다”고 말 했다. 이에 학사지원팀은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취업하기 힘들다 보니, 많은 학생이 졸업 유예제를 이용하다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졸업 유예자 수가 하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계획에 없던 졸업 유예금, 이 돈은 어디로? 
졸업 유예한 학우들의 등록금은 계획되지 않은 수입의 일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한 수입은 어떻게 쓰이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학 사지원팀은 “교내에 졸업 유예자 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금 액 자체가 최소한의 학생들이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끔 제도를 유지하고 있 어 들어오는 수입 또한 많지 않다. 이 수입의 목적이 졸업 유예자만을 위해 써야 하는 단서조항이 붙은 것이 아니며, 학교 회계에 큰 액수가 아니다. 복 학생, 휴학생 경우를 생각해봐도 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어 “졸업 유예자는 재학생의 일환이다. 재학생으로서 수업료를 낸다는 것은 의무이 며 그 수입은 일반 회계처럼 학교에 환입돼 교·강사 인건비, 장학금, 기타 여 러 학교 행사를 운영하는 데 이용된다”고 밝혔다.


난 80만 원, 넌 60만 원?
현재 졸업 유예한 우리대학 학우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은 천차만별이다.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높은 공과대학 학우와 등록금이 낮은 인문대학 학우 를 비교해봤을 때, 크게는 20만 원 이상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전공과 교양 에 상관없이 단순히 어떤 과를 전공하느냐에 따라 등록금이 달라지며, 이는 등록금의 일정한 징수액의 기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학사지 원팀은 “졸업 유예한 학생은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조건이다. 본인 학과 의 재학생이기 때문에, 그 과의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졸업 유예제, 타 대학은?

전국 대학의 약 65%인 70개교가 우리대학처럼 졸업 요건을 충족해 수 강할 필요가 없음에도  의무적으로 수업을 듣게 해 등록금을 받고 있다. 절반 이상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는 반면, 다른 방식을 채택하는 학교가 존재한다. 우선,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는 우리대학과 동일하게 ‘졸업 요건’을 충족해야 졸업 유예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졸업 유예를 신청하더라도, 1학점 이상을 필수적으로 들어 야 할 필요가 없으며 졸업 유예 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 다. 또한, 우리대학과 달리 최대 4학기까지 졸업 연기가 가능하다. 광운대학교는 졸업 유예를 위한 학점이수 의 무 규정이 없다. 하지만 학점을 이수하지 않고 졸업 유 예를 신청할 경우, 4학년 등록금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 이화여자대학교는 타 대학들과 다르게, 2015년 1학기부터 정규 학기 8학기로 정해진 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에게 학 사학위 수료를 인정하는 ‘과정수료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 학점을 채운 학생들은 졸업을 미룰 수 없다.
졸업 미루는 각양각색 방법들 각 대학 학과에는 개별적으로 졸업에 필요한 요건들이 존재한다. 이를 충 족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고의로 졸업 요건 을 충족시키지 않아 졸업을 미루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학과에서 요구 하는 △자격증의 미취득 △필수과목 미이수 △졸업 논문 미제출 △영어 성 적 미충족 등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우리대학 역시 이 같은 일이 종종 벌어진 다. 우리대학의 경우 필수 학점을 모두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요건 을 충족하지 않은 학우들은 ‘미인증수료’로 남게 된다. 따라서 졸업 유예나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할 수 없다. 타 대학의 경우, ‘미인증수료’가 아닌 ‘수료’라는 이름을 달게 된다. 수 료생이 되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업 주최 공모전 및 인턴제도에 참가 할 수 없으며, 취업 전 공백이 생기므로 취업 준비생에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학교의 생각은? 
학사지원팀은 학사지원팀은 “졸업 유예한 학생들의 수가 현저하게 적어 제도가 유명무 실 해졌다면 상황에 맞춰 제도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지만, 현재 운영 중인 졸업 유예제가 학생들을 위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 생 각한다”며 “다른 대학이 타 방식을 이용한다 해서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 다. 우리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잘 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이 제도를 마련했다.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이 수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의무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 올해 졸업 유예금 폐지 공약을 내세운 인문캠 ‘어썸’ 총학생회(회장 김계 진 · 경영 12)는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졸업 유예금 폐지는 과거 총학생회부 터 지속해 요구해왔으며, 현재도 끊임없이 학교 측에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필수적으로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부분의 폐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의 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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