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수난사
상태바
여성수난사
  • 관리자
  • 승인 2009.10.0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수난사

 

여성수난사

15세기 초부터 시작된 마녀사냥은 16세기부터 17세기까지가 전성기였다. 공동체의 희생양으로 지목된 여성들에게 심판관은 억지로 자백을 이끌어냈다. 자백을 하지 않은 자에게는 공포심을 자극해 심문과 혹독한 고문을 가했다. 마녀사냥의 주된 공격대상은 과부였다. 이후 1782년 스위스의 ‘게랄스’라는 지방에서 집행된 재판을 끝으로 유럽에서 마녀사냥은 자취를 감추었다.
중국은 여성의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만드는 ‘전족’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이 풍습은 3세에서 6세 가량의 여자아이의 발을 가로 10cm, 세로 2~2.5m의 헝겊으로 동여매고, 엄지발가락 이외의 나머지 발가락을 발바닥 방향으로 접어 조그만 신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고통이 심하여 걷기 등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여성은 발 끝으로 서서 걷는다. 중국 명나라 시대에 특히 성행했으며, 청나라 시대에는 만주인에게도 유행할 조짐이 보여 1664년 금지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소각小脚(전족을 한 발)’에 비해 ‘대각大脚(전족을 하지 않은 발)’이 천시되었던 문화가 사회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부유한 집안에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서는 작은 발이 필수적이었으므로 부모, 특히 어머니는 딸의 발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알면서도 전족을 강요하였다.
이러한 전족의 풍습은 지금도 남아있다. 바로 하이힐이다. 독일의 풍속사가 ‘에두아르트 푹스’의 역저 <풍속의 역사>에 따르면 하이힐은 17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생겼다. 화장실이란 게 따로 없어 유럽 거리는 온통 오물 투성이었다. 마른 땅과 질은 땅을 가려 밟는 수고스러움을 덜기 위해 고안된 신발이 하이힐이다. 이런 하이힐이 키 작은 여성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도 있겠지만 오래 신으면 발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발 앞부분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발이 굉장히 피로하다.
현대 의학과 예뻐지려는 여성들의 욕구가 결합돼 생긴 성형 수술은 이제는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는다. 여성 연예인 뿐만 아니라 남성 연예인까지도 자신의 성형 수술 경험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성형 수술은 어느 정도 찬성한다. 하지만 마치 환골탈퇴를 하듯 전신을 성형하고, 적게는 몇 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에 걸쳐 하는 성형은 문제다. 지난해 종아리 성형 수술을 받던 한 여성이 식물인간이 됐다는 소식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남성들이 자신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마녀사냥으로 여성들에게 얼마나 많은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생각하면 같은 남성으로서도 부끄러워진다. 시대적으로 미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미인으로 알려진 양귀비는 늘씬한 팔등신의 미인이 아니라 작은 키에 풍만한 몸매를 소유한 미인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에 부합하려면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보다는 개성을 표출하고,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 그룹 카라의 노래 ‘프리티 걸’의 마지막 가사처럼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를 당장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김기호(중문 02)
박정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