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 발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북한이 다음달 4일에서 8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우리나라와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신고한 내용을 보면 함경북도의 무수단리에서 발사될 로켓은 무수단리에서 650킬로미터 떨어지고, 일본 아키타현에서 서쪽으로 130킬로미터 떨어진 동해 공해상에서 1차 추진체가, 무수단리에서 3천600킬로미터 떨어진 북태평양에서 2차 추진체가 각각 낙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은 이 로켓을 요격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과 유사한 경우가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그 위험의 정도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으나 일본의 경우 북한의 로켓 발사 실험에 일본 열도가 들끓는 등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현재 미국까지도 북한의 로켓 발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으며, 유엔에서도 이 발사를 취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여러 나라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로켓 발사가 성공할 경우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가 로켓 사정권에 들게 되며, 미국까지 이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반도의 위험을 높이는 북한의 행동이 로켓 발사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에는 개성공단으로의 통행이 일방적으로 중단되었다. 이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저브(Key Reserve)’훈련을 이유로 통행을 중단했다 재개한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로 인해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의 위험과 억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우리 모두의 고민은 이러한 북한의 반복되는 돌발 위협을 감소시킬 정책적 방안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벼랑 끝 전술과 돌출행동으로 일관하는 북한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위협과 한반도 정세의 혼란도 증가가 가장 좋은 협상 전술임을 숙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혼란도의 증가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이중의 고통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분명하다. 우리와 미국 등 주요 나라들에 대해 북한은 협상이 아닌 협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냉전 때와 같은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북한이 고립되면서 이미 약화되었다. 전례처럼 북한이 원하는 대미 협상과 대북지원의 일회성 카드로 이 상황을 봉합하려는 시도는 근본적인 치료법일 수 없을 것이다.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다.
유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