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Yes or No 자의적 안락사 허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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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Yes or No 자의적 안락사 허용 반대
  • 윤휘종 기자
  • 승인 2017.05.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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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운 언덕길: 안락사에서 대량학살로

미끄러운 언덕길: 안락사로부터 대량학살로

 

자의적 안락사는 의사 표현할 수 있는 환자 본인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비자의적 안락사보다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 죽고자 하는 환자의 욕망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락사와 같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문제에 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져야 한다. ‘미끄러운 언덕길’이라는 논증이 있다. 언덕길의 경사는 초기에 완만하지만 갈수록 가파르다. 작은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의적 안락사 허용은 국가나 양심 없는 개인에게 위험한 무기를 쥐어 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역사적 예로 나치의 만행을 들 수 있다. 의사 알렉산더(Leo Alexander)의 논문에 따르면 나치의 대량학살은 외과의사의 기본적인 태도가 초점을 잃은 것부터 시작됐다. 즉 살만한 가치가 없는 삶이 있다는 태도의 수용이 대량학살을 초래한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질병을 앓는 사람을 포함해 점차 게르만족이 아닌 모든 사람을 포괄하게 됐다.

이처럼 우리가 자의적 안락사를 허용했을 때 그것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예를 들면, 누군가 완전한 살인을 모의하면서 타인이 안락사를 요청한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 병들고 나이든 사람들이 그들의 친척에 의해 빨리 삶을 끝내도록 압력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미끄러운 언덕길 논증 외로 자의적 안락사에 반대하는 근거도 있다. 우리는 죽여 달라는 환자의 요청이 자유롭고 합리적인 판단인지 확신할 수 없다. 병으로 고통 받아 약에 취하거나 혼돈된 정신 상태에 있기 쉬운 환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의적 안락사는 환자의 병이 기적적으로 치료될 가능성을 차단한다.

결론적으로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안락사 허용은 생명 경시 풍조를 일으켜 악용될 여지가 있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을 결정하는 사안에 관해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필자: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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