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재활용 우주 로켓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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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재활용 우주 로켓 쏜다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04.3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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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재활용 우주 로켓 쏜다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들어가는 우주 개발에도 요즘 지속 가능성이 화두다. 한 번 쓰고 바다에 버리는 대신, 다시 땅으로 불러들여 재활용하는 추진 로켓 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 지금까지 전 세계 모든 로켓은 ‘일회용’이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날아가든, 우주로 날아가는 과정에서 분리된 1, 2단 로켓은 지구의 중력에 끌려 바다나 허허벌판에 떨어졌다. 이미 고철에 불과한 로켓은 수거해 모두 폐기된다.

엔진 재활용, 로켓 공학의 혁신 이루다

로켓에서 엔진은 핵심이다.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중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이겨내고 우주로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날라야 하는 로켓의 엔진은 그 어떤 부품보다도 제작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게 애써 만든 로켓 엔진을 일회용으로 사용하다 보니, 당연히 로켓 발사에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로켓 하나 만드는 데도 몇백억 원이 든다. 한 해 동안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로켓은 무려 70~80개. 보잉 747기를 한 번 타고 버리는 꼴이다. 이를 안타까워한 우주 선진국들은 결국 로켓 재활용이라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지금 미국과 유럽의
민간 우주업체들이 재활용 로켓 기술을 놓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블루 오리진’은 2015년 11월 23일, 로켓 ‘뉴 셰퍼드(New Shepard)’를 미국 텍사스에서 발사했다. 100㎞까지 올라간 로켓은 무인 우주선을 분리한 후 아무 손상 없이 발사 지점으로 돌아왔다. 발사 지점에서 불과 140m 벗어난 곳에 안전하게 착륙해 재활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 소유의 우주선 관련 기업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로켓을 위로 날리는 것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베조스는 공중에서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재활용 로켓이 발사대로 무
사히 돌아오는 기술은 그리 녹녹치 않다. 보통 시속 4,600㎞로 떨어지던 로켓이 착륙 지점에 다다를 때쯤에는 시속 7.2㎞까지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로켓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용 엔진과 똑바로 내릴 수 있는 착륙 장치가 필수다. 한편 ‘블루 오리진’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스페이스X’는 로켓의 재활용이나 ‘무인 우주화물선’ 같은 새로운 개념의 우주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실어 나르는 '우주 택시' 사업도 곧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도 재활용 로켓에 나서긴 마찬가지. 세계
적 여객기 제작업체 에어버스(Airbus)의 아델린(Adeline)이 그것. 아델린은 로켓 전체를 재사용하는 게 아니다. 엔진 부문만을 재활용하는 일종의 반재활용 개념 로켓이다. 아델린은 엔진이지만 소형비행체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로켓의 엔진 부위에 날개와 비행에 필요한 부분을 장착하여 비행기처럼 착륙할 수 있게 했다. 아델린은 2025년까지 상용화 할 계획이다.
로켓만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비행체도 재사용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반덴버그공군기지에서는 궤도 시험기인 무인 우주왕복선 ‘X-37B’가 발사돼 우주에서 15개월 동안 머물고 귀환했다. X-37B는 우주왕복선이 모두 은퇴해 버린 미국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우주비행체다. X-37B가 우주왕복선처럼 재활용이 가능할 경우, 임무가 끝난 X-37B를 지구로 귀환시켜 연료를 충전한 후 다시 우주로 보낼 수 있다. 인공위성은 지금까지 6천개가 발사돼 현재 약 3천개가 지구 위를 떠돌며 활동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퇴역 인공위성이 폭발해 생긴 잔해나 우주선에서 분리된 로켓 등 10㎝ 미만의 쓰레기까지 합치면 5~6만개에 물체가 떠돌고 있다. 우주 쓰레기의 대부분이 고도 300∼1000㎞에 몰려 있다. 이는 새로운 위성을 쏘아 올릴 때 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10㎝ 정도 크기만 돼도 이미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을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대도시 못지않은 교통 혼잡이다. 이런 상태이다 보니, 앞으로의 우주 개발은 로켓이든 우주선이든 재활용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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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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