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학과 전공 리뷰
수강신청 전에 시간표를 짜다 보면 교양 외에도 타 학과의 전공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인문캠에 소속돼 있는 필자의 경우 자연캠의 강의들이 그렇다. 자연캠은 예체능대학이 있어서인지 교양도, 전공도 흥미로워 보이는 과목이 많다. 필자는 시간표를 짤 때마다 자연캠의 강의 시간들이 필자의 것과 맞지 않아 여러 번 눈물을 머금고 책가방에서 삭제하곤 했다. 듣고 싶은 강의가 인문캠 소속이면 다행이지만 자연캠일 경우라면 골이 아파진다. 다른 캠퍼스의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하나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문캠과 자연캠 사이의 거리는 꽤 멀다. 2시간 반에서 3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 한 캠퍼스에서 오전에 수업을 듣고 이동 후 다른 캠퍼스에서 오후 늦게 진행되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 아니면 하루의 시간표는 타 캠퍼스의 강의로만 채워야 한다. 게다가 타학과 전공생들과 학점 경쟁을 해야 하니 높은 학점에 의미를 두지 않거나 한 학기를 공부로 불태울 각오를 해야 한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필자는 자연캠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한다. 우선 듣고 싶은 강의를 듣기 때문에 수업 참여도와 만족도가 크다.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도 모든게 새롭고 신기하며 흥미로웠다. 시험은 언제나 그렇듯이 본인이 준비한 만큼 결과를 얻게 되어 있다. 타과생이라고 해서 시험에서 얻는 불이익은 거의 없다. 많은 학우들이 타학과 전공 수업을 듣는데 주저하는 경우 중 하나가 팀플인데 필자는 이 또한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 이번 수업에서 학우들은 타과생인 필자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고 많은 부분에서 배려해 주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아는 이 하나 없는 캠퍼스에서 듣는 수업들이 굉장히 외로웠을 것 같아 지금도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사실 필자는 자연캠 강의를 수강한 것이 이번 처음은 아닌데, 자연캠 학우들은 모두 타과생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학기 시간표를 짜면서 듣고 싶은 강의가 있다면 원하는 강의도 듣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는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