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입은 영웅들의 잇 아이템 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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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입은 영웅들의 잇 아이템 망토
  • 한문희 패션칼럼니스트
  • 승인 2016.11.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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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입은 영웅들의 잇 아이템 망토

<닥터 스트레인지>도 입은 영웅들의 잇 아이템 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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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포스터
 

우리가 아 는 많은 영웅은 저마다 망토를 가지고 있다. 슈퍼맨, 배트맨은 물론, 원더우먼이나 엑스맨의 존재감 있는 여성 영웅 캐릭터 스톰 역시 망토 입기를 즐긴다. 망토는 하늘을 나는 능력을 선사하기도 하고, 때로 영웅들을 위험에서 지켜주는 보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치  ‘영웅이라면 망토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지’ 라는 듯 최근 극장가를 누비는 닥터스트레인지 역시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니, 여기서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망토가 그를 선택했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레비테이션 망토(Cloak of Levitation)라 명명된 이 아이템은 마치 유영하듯 매끄럽게 움직이며 심상치 않게 등장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를 얻게 됨으로써 하늘을 나는 능력과 전투 시 제 역할을 다하는 든든한 조력자를 얻게 된 셈이다. 영화를 한참 보고 있던 필자에게 문득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영웅들의 잇-템 망토는 대체 어디서부터 유래된 것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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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에 나온 영화 <쾌걸 조로 The Mark Of Zorro> 속 배우 더글러스 페어뱅스(Douglas Fair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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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1939년 7월 에피소드 4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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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보다 1년 먼저 등장한 <슈퍼맨>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영웅들의 망토가 마치 그들이 갖춰야 할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만화 <슈퍼맨>과 <배트맨>의 성공 이후의 일이다. 제리 시겔(Jerry Siegel)에 의해 창조된 슈퍼맨은 1938년 6월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곧이어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아 1939년 5월 밥 케인(Bob Kane)과 빌 핑거(Bill Finger)에 의해 탄생한 배트맨이 등장했는데, 이 두 영웅물을 만든 작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공통분모는 바로 1920년 작 <쾌걸 조로 The Mark Of Zorro>에 등장하는 배우 더글러스 페어뱅스(Douglas Fairbanks)였다. 조로(Zorro)는 미국의 작가 존스턴 매컬리(Johnston McCulley)가 1919년 선보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으로, 현대에 등장한 최초의 영웅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귀족인 돈 디에고 데 라 베가(Don Diegode la Vega)의 또 다른 영웅 자아로서 조로는 검은 복면과 망토로 자신을 드러낸다. 흡사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영웅의 역할을 소화하는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조로는 스페인의 전통을 따르는 의상과 소품 등을 가지고 등장하는데, 이때 그가 걸치는 의상 중 하나가 바로 망토였다. 요컨대, 조로의 망토는 미국으로 건너가 슈퍼맨과 배트맨의 어깨에 둘려졌고, 그 두 영웅 캐릭터의 성공 이후 미국 만화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40년대에 이르러 수많은 영웅 캐릭터들의 어깨에도 당당하게 걸쳐지게 된 것이다. 그 후 현재에 이르러 마치 영웅들이라면 으레 갖추어 입어야 할 필수 아이템처럼 굳게 자리 잡았다.
 

조로와 슈퍼맨, 배트맨 등의 영웅들은 저마다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때로 평범한 삶과 영웅으로 사는 삶 사이에서 번뇌하기도 한다. 어쩌면 망토는 우리가 느끼는 현실 속의 한계와 닿을 것 같지 않은 이상 사이를 표시하는 마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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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희 패션칼럼리스트
moonhee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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