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교육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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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교육에 대한 생각
  • 조진호(방목기초교육대학 자연교양) 교수
  • 승인 2016.10.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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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교육에 대한 생각

소통교육에 대한 생각
 

21세기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지식정보화 사회이다. 이러한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처리능력, 문제해결능력과 함께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하다. 더는 부피가 큰 백과사전을 찾을 필요 없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책과 전문 학술지조차도 인터넷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이렇듯 쉽게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가공, 처리하는 능력은 대학이나 직장, 사회에서 중요한 덕목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직장, 사회에서 부딪히는 대부분의 문제는 우리가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수업시간에 자주 드는 예시가 있다. 보통 성인의 머리카락이 몇 개인지를 질문한다. 수만 개에서 수백만 개 등 여러 대답이 나온다. 또 질문한다. 밀도의 정의는 무엇이고 직사각형 면적을 구하는 공식을 질문한다. 학생들은 교과서적으로 밀도의 정의를 말하고 면적 구하는 공식을 대답한다. 다음에 다시 밀도와 면적을 구하는 공식을 이용해 머리카락 수를 계산해 보라고 질문한다. 이쯤 힌트를 줘도 대부분 학생들이 답변을 못 한다. 교과서적 기본지식은 알지만 이를 활용해 문제를 푸는 능력은 떨어진다. 우리가 배우는 지식은 직장과 사회에서 부딪히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주요 능력이다.

그러나 정보처리능력, 문제해결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지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정보처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글과 말로 정리돼 타인과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생산자가 소통내용을 조직화해 상대방에게 이를 전달하고 설득하며 공유하는 소통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소통에 성공하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가치가 소통내용 속에 포함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지적, 정서적 환경을 고려하면서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내용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조직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장황한 글보다는 핵심내용 중심의 개조식 표현, 나아가 핵심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식, 도표, 그래프, 그림 등 시각자료를 자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설득, 의사결정, 공유 과정에서 PPT 형태의 소통수단이 자주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학 소통교육의 최대 문제는 각각의 전문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소통이 진행되고 있는 21세기에 한 학기 교양필수과목만으로 제대로 된 소통교육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교양과정 틀 안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각 영역에서 전공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함께 협력하는 소통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통교육의 비중을 확대해야 함은 물론 다양한 전공 출신으로 교수진을 구성하는 것이 오늘날 다양한 소통교육을 효과적으로 감당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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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방목기초교육대학 자연교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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