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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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리뷰
  • 안수현 기자
  • 승인 2016.10.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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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리뷰

바이올린 리뷰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막연하게 꿈만 꿔왔던 일이었다. 매번 ‘이 일만 끝내고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했지만 그 여유는 오지 않았다. 어떤 일이 끝나면 뒤에 또 다른 일이 왔다. 미루기만 하다가 끝내 하지 못하게 될 줄 짐작하면서도 결코 포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위안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이올린을 배우기로 마음을 굳히고 나서도 걱정을 했다. 바이올린을 배우는 게 사치는 아닐까, 바이올린 대신 토익 학원을 끊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심지어 레슨이 있는 토요일에 일이 생기면 어느 것을 포기할 것인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까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레슨을 앞둔 밤, 나는 설레서 잠을 설쳤다. 누워 있는데 좀처럼 상상 속 내일이 머리를 떠나가지 않았다. 우려했던 것들이 무색할 정도로.

피아노를 배워 악보를 볼 수 있으니 바이올린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본을 펼쳐 보니 내가 아는 것은 계이름과 도돌이표 뿐 이었다. 악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D.S. (달세뇨, Dal Segno : 세뇨기호 로 돌아가 겹세로줄 위의 늘임표 또는 Fine에서 마침)같은 이론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Fine의 발음은 [피네]인데 [파인]으로 읽었으니 말 다한 셈이었다. 그래도 배우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다. 어렸을 때 내팽개친 숙제를 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나이 좀 먹었다고, 전에 이해가 안 가던 이론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디, 음표부터 다시 배우기로 했다. 중간에 때려치우지 않고 일 년간은 꾸준히 배워 볼 참이다.
 

비슷한 일상에 새로운 바람 한 줄기가 들어왔다. 단 것을 먹다가 짠 것을 먹는 기분이랄까.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데 어릴 필요도, 은퇴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신년 1월 1일일 필요도 없다.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시간처럼 돈도 잘 모아지지 않을 테니. 나도 레슨비와 악기 비용에 부담이 가지 않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정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인지 찾아보면 길이 있다. 요즘에는 각 분야별로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으니 혹시 꿈꿔왔던 일이 있다면 용기 내어 발을 들여놓는 것부터 해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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