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리뷰
필자는 지난 추석 할머니의 칠순을 맞이해 무의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영화 촬영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유명한 무의도는 산, 바다, 갯벌 모두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갯벌에서 조개를 캘 수도 있었고 모래사장을 거닐 수도 있었다. 산을 올라가 내려다본 바다는 절경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무의도에 가서 보고 체험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자연이 아니었다.
무의도를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늘어선 차들과 사람들, 무의도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여름 휴가철 성수기 못지않았다. 필자에게 추석은 가족이 한데 모여 전을 부치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느꼈던 추석에 대한 생각은 그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황금연휴일 뿐이었다. 가족이 한데 모여 있다고 예외는 아니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할지 몰라 잠을 청하고 저마다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어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했지만 그 일이 끝나고 나서는 각자 편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명절을 보내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해를 받는다는 일명 명절증후군, 명절 스트레스와 같은 말이 생기고 난 후 지금 이를 피하기 위해 대화를 꺼리고 교류를 단절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가족여행은 필자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필자 스스로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혼자 보냈던 것이 아닌지, 으레 핸드폰을 손에 쥐고 여행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다.
5포세대, 7포세대를 넘어서 모든 삶의 가치마저 포기하는 다포세대를 살아가는 현재 개인만 존재하고 주변 인간관계와는 단절하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인 가족부터 그 관계를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서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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