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그녀를 위한 트렌드 알아보기
트렌드(trend)란 일정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경향, 또는 추세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대의 트렌드는 어느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특히 다양한 문화를 반영하는 패션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오늘은 올 가을을 겨냥해 제시된 패션 트렌드 가운데 특히 일상 패션에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빅토리안 스타일의 퍼프(puff) 소매
퍼프 소매란 일반적으로 볼록한 소매를 가리키는데, 이번 시즌에는 특별히 윗소매를 부풀린 형태가 주를 이루며, 다양한 카라(collar)와의 매치도 눈에 띈다. 겐조(Kenzo)는 원-피스 카라(one piece collar)에 어깨와 닿아있는 윗소매를 부풀린 귀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는 과장된 소매와, 이와 대비되게 쇄골을 동시에 노출함으로써 여성스러움을 자아낸다. 발렌티노(Valentino)의 경우, 중세시대 의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기본으로 소매의 부풀림은 최소화해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2.와이드 레그 크롭트 팬츠(Wide leg cropped pants)
와이드 레그 크롭트 팬츠는 쉽게 말해 통이 넓고 발목의 길이가 짧은 바지를 의미한다. 사실 이 아이템은 올봄에서부터 인기였다. 편안함과 멋스러운 실루엣이 다양한 연령대의 여 성들을 사로잡은 이 팬츠만의 매력이었는데, 그 편안함이 주는 ‘마력’은 올 가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몇 시즌 동안 가장 핫한 룩을 선보였던 구찌(Gucci)는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기며 발랄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잡았다. 생 로 랑(Saint Laurent)은 가죽 소재의 와이드 레그 크롭트 팬츠를 선보이며 가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멋쟁이들의 겨울패션을 예고했다. 캐주얼한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의 와이드 레그 크롭 팬츠는 플랫 슈즈와의 멋스러운 매치를 통 해 실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룩을 제안했다.
3. 바이커 재킷(Biker Jacket)
변하지 않는 인기 아이템 중 하나인 바이커 재킷은 어떤 옷과도 매치가 가능하다. 때문에 특히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 즈음에 더욱 빛을 발한다.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가 선보인 바이커 재킷은 가을을 지나 겨울로 향해 가는 때에도 문제없어 보인다. 넉넉한 품의 재킷은 그 안에 두툼한 스웨터를 매치하기에도 충분하다. 상상만으로도 벌써 따뜻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발랄한 길이에 시스루한 스커트를 재킷과 매치시켰다. 덕분에 기존의 바이커 재킷이 가지고 있던 터프한 느낌은 흐려지고 대신 사랑스럽고 발랄한 소녀의 느낌이 더해졌다. 에트로(Etro) 역시 재킷 소매 부분에 꽃문양의 수 장식을 더해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소재와 색감, 장식 등이 돋보였다. 그만큼 선택의 폭도 훨씬 넓어졌다. 그렇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올 가을과 겨울 트렌드에 관해 다루고자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그녀’에 이어 ‘그’를 위한 가을 트렌드에 관해 살펴보겠다.
한문희 패션칼럼리스트
moonhee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