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의 중요성
지난 6월, 20세기 최고의 복서 중 한 명이었던 무함마드 알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갔지만 이제 그의 명언인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라는 말은 우리들에게 영원히 남게 됐다. 알리는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복싱의 기술 중 가장 처음으로 배우는 기본 기술인 ‘잽’을 세계에서 가장 잘 구사하는 선수였을 뿐이었다.
내가 고2 때 처음 찾아간 복싱체육관은 허름한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체육관을 찾아간 날, 체육관 안의 기합소리와 샌드백 소리에 겁을 먹어 문을 열지 못하고 결국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다음 날 찾아간 나는 “받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힘찬 포부로 관장님께 첫인사를 드리며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복싱의 첫 시작은 날카로운 주먹과 스텝을 배우는 것이 아닌 줄넘기였다. 일주일 간의 따분한 줄넘기 연습에 질려 막무가내로 체육관원들과 스파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실전 감각을 우선시 한 나머지, 기본기를 배울 기회도 의지도 지나쳐 버렸다.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 후에 학교 앞 길을 걷던 중 우연히 빨간 글씨의 복싱 체육관이 눈에 들어왔다. 복싱이라는 두 글자가 어릴 적 복싱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다시 체육관에 등록하게 됐다. 몇 년간 복싱을 그만뒀었기 때문에 복싱에 관한 기술은 다 잊은지 오래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본기부터 천천히 배우게 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후 1년 정도가 지나자 내 기본 기술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고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 후 나는 사람들과 펀치를 주고받는 스파링만을 위해 체육관에 다녔다. 실전에 능한 내 모습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나의 기술과 자세는 어느새 일반인들과 큰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차이점은 처음 나의 기본기의 연습부족에서 온 것이었고, 상대의 잘 훈련된 기본적인 기술에 나는 번번이 KO 당하고 말았다.
새 학기를 맞아 많은 학생들이 각자 새로운 목표를 세워 학교에 돌아왔다.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본기’가 필요한가? 공부도 좋은 자세가 필요하다. 공부도 기본을 중요시한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복습과 예습하는 것 말고 더 좋은 기본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실도 누구나 잘 알지만, 누구도 잘 하지 않는다. 나는 복싱을 하며 기본의 중요성을 뼈져리게 느꼈다. 나와 같이 기본기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학우들이 있다면, 이번 학기는 ‘예습과 복습’만 열심히 해보는 것도 우등생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서지환(일문 11)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