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해진 ‘혐오’ 현상
상태바
만연해진 ‘혐오’ 현상
  • 이하경(아랍16)학우
  • 승인 2016.05.30 0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연해진 ‘혐오’ 현상

만연해진 '혐오' 현상


혐오현상에 대해 읽으며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혐오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가장 먼저 ‘극혐’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단어는 ‘극도로 혐오하다’를 줄여쓰는 말이다. 최근에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극혐’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쓰이기 시작하면서 현실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널리 사용된다. 이는 혐오의 의미를 심화시키고, 효과적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극혐’이라는 두 글자를 붙인다면 별 것도 아닌 사소한 일들을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이처럼 기사에 실린 혐오현상은 ‘-충’, 극혐’과 같은 언어의 사용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 같다.

사실 혐오 현상은 모든 시대와 사회에 존재했다. 하지만 왜 최근 들어 유난히 혐오에 대한 정서가 만연해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습관과 메마른 정서때문인 것 같다. 지난해와 올해, 미디어에서는 갑과 을에 대한 풍자가 넘쳐났다. 과거에도 수직적인 관계가 존재했지만 최근에 이를 ‘갑과 을’이라는 개념으로 설정해 갑의 횡포에 대한 수많은 을의 혐오감을 부추겼다. 우습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을의 위치에 놓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두가 사회적 지위에 대한 혐오 현상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금수저, 흙수저가 있다. 인간의 가치를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비유하는 이 단어들은 자본주의의 씁쓸한 단면을 느끼게 한다.

혐오스러운 감정에 이끌린 혐오감의 표출은 더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지난 17일에는 일명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피의자인 남성은 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느꼈고 여러 원인 중에서도 여성혐오가 살인의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피의자를 비판하는 여성들의 분노는 남성혐오로 확산되기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살인 사건에 두려워 떨며 자신이 제2의 희생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혐오 현상에 참여한다. 이러한 모습은 매우 모순적이다. 오늘날에는 배려와 이해가 상실된 채 혐오감에 휩싸여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풍조가 만연하다. 진솔함과 막말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내뱉는다. 인터넷상에서는 익명성에 힘입은 악플러들로 인해 진실과 상관없이 남을 깎아내리기 바쁘다. 의식적으로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이유없는 혐오감에 빠지지 말아야한다. 무분별한 혐오의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1006호 명대신문을 읽고.jpg

이하경(아랍16)학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